소피스 갤러리는 27일까지 ‘잔류감각(After-sensation)’전을 연다. 이번 전시엔 디자이너이자 설치작가 김진식, 시각디자이너이자 사진작가 이상필, 산업디자이너 성정기, 사진작가 김경태그리고 사진작가 박신영이 참여한다. 다섯 명의 작가들은 디자인과 사진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잔류감각’을 주제로 디자인, 사진, 설치 등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그간 디자인과 사진은 사회, 경제적인 변화 속에서 공예적인 요소를 포용하거나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모호한 지점을 형성해왔다. 소수보다 다수를, 특수성보다는 보편성에 의존하는 동시대의 특성에 따라 디자인이 추구해야 할 독창성이 사라지고 유행만 남았다면 디자이너는 사물과 환경의 가치를 어떻게 다시 재조명할 수 있을까? 전시는 이 물음에서 출발해 디자인과 사진의 역할을 고민하는 다섯 작가의 작품을 보여준다.
전시 주제인 ‘잔류감각(after-sensation)’은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감각을 말한다. 전시에서 다섯 명의 작가들은 사진 디자인, 가구,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환경 또는 사물을 일부분 생략하거나, 위치를 재정렬하고 아주 세밀한 부분을 확대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잔류감각을 유도한다.
김진식은 돌의 무게를 촉각적 감각에서 시각적 감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김경태는 테라조 바닥에 드러난 돌조각의 단면 이미지를 확대하고 스테인리스 스틸 판에 구현해 새로운 관찰의 경험을 유도한다.
박신영은 자연 풍경의 원경과 눈으로 볼 수 없는 근경을 나란히 제시하며 보는 이의 시각적 감각을 재고하고, 성정기는 디자이너의 의도에 따라 감각의 편리와 둔화가 생성되고 소멸하는 지점을 탐구한다. 마지막으로 이상필은 세 가지 장면과 세 가지 소리를 들려주며 시각과 청각 사이의 관계를 고찰한다.
소피스 갤러리 측은 “이번 전시는 작가 다섯 명이 제시하는 ‘감각’에 대한 예리한 관찰을 살펴보고, 디자인과 사진이 가진 역할을 재조명하는 그들의 작업에 주목한다”며 “디자이너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그들이 선보인 감각적 작업물은 디자인과 사진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한다. 다섯 작가들이 선사하는 잔류감각이 어떤 새로운 감각과 상상력을 자아내는지 함께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