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단 4일, 금천예술공장 작업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직무대행 서정협) 금천예술공장은 지난해 7월 선정된 9기 입주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선보이는 ‘9기 입주작가 오픈스튜디오’와 기획전시 ‘하우 매니 스텝스(How Many Steps)’를 13일부터 공개하고, 개막행사를 14일 연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미국, 일본, 독일, 슬로바키아, 브라질 등 6개국 19팀 작가가 참여한다.
오픈스튜디오와 기획전시를 중심으로, 입주작가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 스튜디오, 제조업이 밀집해 있는 지역적 특징을 소재로 한 영상작품, 관내 학생들이 예술가와 함께 참여한 퍼포먼스 등 작가와 지역을 더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또한 개막식에서 선보일 프로젝션 맵핑 & 사운드퍼포먼스와 창제작워크숍 등 시민들을 위한 볼거리도 다양하다.
개관 이래 9회째를 맞는 금천예술공장의 오픈스튜디오는 1년에 단 한 번, 4일 동안만 입주작가의 스튜디오(작업실)를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특별한 행사다. 13~16일 열리는 ‘오픈스튜디오’에서는 시각예술 분야 국내외 정상급 작가 19팀의 창작과정과 작품세계를 다채롭게 만날 수 있다.
▲예술가가 꾼 꿈의 기록인 국동완 작가의 ‘드리밍 피스(Dreaming Piece) Ⅱ’ ▲80년대 TV만화, 광고 등 작가가 유소년기에 친근했던 소재로 4050 중년층의 추억과 복합적인 감정을 나타낸 강상우 작가의 ‘실패한 그림’ ▲VR기기로 나의 몸을 3인칭 시점에서 바라보는 미디어작품인 이성은 작가의 ‘에테리얼’ 등 친근한 소재나 흥미로운 접근을 통해 예술가들의 치열한 고민과 실천을 각 작가의 작업실 내에 전시했다.
오픈스튜디오에서 작가들의 창작과정을 살펴봤다면, 작가 12명(팀)이 참여한 기획전시 ‘하우 매니 스텝스’는 완성된 전시 작품을 보여준다. 개막일 13일부터 추석연휴를 제외하고 다음달 3일까지 전시가 열린다. 전시 제목은 금천예술공장의 PS333 전시장을 한 바퀴 도는 데 필요한 걸음 수를 뜻하기도 하고, 작가가 작품을 제작하고 관람객에 선보인 후까지 거치는 단계를 뜻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시청각(안인용×현시원)의 현시원 큐레이터는 “작가가 고유하게 설정한 물리적이거나 개념적인 사이즈의 원칙 등을 살펴봄으로써,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의 생각과 활동에 관한 거시적인 조망을 시도했다”고 전시 기획 의도를 밝혔다.
김동희 작가의 ‘포인트 카운터 포인트(Point Counter Point)’는 자신의 작품을 새로운 공간 구축의 기물로 삼아 제3의 공간을 물리적이고 개념적인 방법으로 제시한다. 최고은 작가의 ‘토르소(Torso)’는 다양한 레디메이드를 공간 안에 새롭게 배치하는 연구이자 실험 과정을 작품으로 제안한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냉장고나 책장과 같은 사물의 물리적 특성에 주목하는 작가는 작품을 새롭게 배열하는데서 오는 낯설고 다양한 형태의 감각을 관객에게 전한다.
9기 입주작가 오픈스튜디오의 개막행사는 14일 오후 6시 금천예술공장 창고동에서 열린다. 차혜림 작가의 영상작품 ‘회전초(Tumbleweed)’가 개막행사의 문을 연다. 봉제공장과 IT업체가 즐비한 금천구 일대의 역사적, 지역적 특성을 살펴보는 이 작품은 자본주의와 노동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 작품이다. 일본과 캐나다 출신의 예술가 듀오 나오토 히에다와 에블린 드루인은 외국인의 시선이 담긴 금천구 일대의 영상과 금천예술공장 내부 구조물을 활용한 프로젝션 맵핑 ‘공장(Usine)108’을 준비했다.
신제현 작가는 금천구 동일여상 학생들과 함께 제작한 옷 6벌을 오브제로 사용해 ‘페미니즘’을 주제로 퍼포먼스 ‘페-션쇼(Fe-Shion Show)’를 기획했다. 개막행사에는 롤란드 파르카스의 환전 퍼포먼스 ‘뉴 월드 익스체인지(New World Exchange)’를 비롯해 버스킹, 공간투어도 수시로 진행된다. 16일에는 관객과 작가가 직접 만나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창제작워크숍’이 마련된다. 공간투어와 창제작 워크숍은 금천예술공장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할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 김영호 창작지원본부장은 금천예술공장을 “전 세계 40여 개국 384명(팀)의 입주작가들이 거쳐 간 대표적인 시각예술 분야 국제 레지던시”라며 “특히 올해는 작품의 제작과정과 개념을 다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지역과 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풍성한 문화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