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 열린 케이옥션 9월 경매가 낙찰률 78%, 낙찰총액 100억(99억 9590만원)을 기록했다. 이날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은 천경자의 ‘초원 II’로 20억원에 낙찰되며 작가 최고가를 경신했다. 유영국의 ‘작품’도 6억원에 낙찰되며 10년 만에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최고가 기록 경신을 기대했던 백남준의 ‘나의 파우스트 – 교통’은 유찰됐다.
천경자의 ‘초원II’는 1978년 제작된 해외여행 풍물화로, 아프리카 초원을 거니는 야생동물들과 코끼리 등에 엎드려 고개를 숙이고 누워 있는 나체의 여인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도 한없이 외롭고 고독했던 작가의 분신이기도 한 이 작품은, 천경자의 해외여행 풍물화의 시각적인 쾌감과 맺힘 없는 자유로운 율동, 주저 없는 원색의 배합이 두드러졌다.
10년 만에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유영국의 ‘작품’은 1959년에 제작된 100호 대형 작품으로 빨강, 파랑, 노랑 삼원색의 조화와 표면의 마티에르가 돋보인다. 또한 굵고 검은 선과 색채에 의한 면분할이 장엄한 산맥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천경자와 유영국의 뒤를 이어, 이우환의 300호 대작 ‘대화(Dialogue)’가 4억 6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날 경매에서 가장 치열한 경합 끝에 낙찰된 작품은 김구림의 ‘무제’로 18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해 6900만원에 낙찰됐다. 이건용의 ‘바디 드로잉(Body Drawing) 76-2’도 5000만원에 경매에 올라 1억 500만원에 낙찰돼 눈길을 끌었다.
한편 근현대 부문에서 소개했던 손동진, 한묵, 권옥연, 고암 이응노, 남관, 이성자, 김창열 등 프랑스에서 공부하며 한국 현대 미술의 국제화를 형성한 작가들의 작품이 모두 낙찰되며 시장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손동진의 작품 ‘무제’는 8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해 3400만원에 낙찰됐고, 한묵의 ‘설경’은 2000만원에 시작해 3500만원, 이성자의 1962년 작품 ‘영감 N°1’은 1억 4000만원에 경매에 올라 경합 끝에 2억 1500만원에 낙찰됐다. 김창열의 1979년 작품 ‘물방울 CSH23’은 경합을 거쳐 1억 4500만원에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화 및 고미술 부문에서 영조대왕의 ‘어필첩’이 2000만원,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외 시집 5권이 경합 끝에 2660만원에 팔렸다. 추사 김정희의 글씨 ‘무호당’이 3500만원에 경매에 올라 5200만원에 낙찰됐고, ‘별전’이 820만원, ‘드므’가 1800만원에 새 주인의 손에 돌아갔다. 도자기에서는 ‘백자철화운룡문호’가 1억 8000만원, ‘백자청화장생문호’가 1억3000만원에 낙찰되며 고미술 부문에서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