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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딜라이브 인수전에 SKT‧KT‧CJ헬로 뛰어든 이유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 따라 이통사들, 케이블TV 매물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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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10호 정의식⁄ 2018.10.15 18:01:11

유료방송 시장에서 인기 매물로 떠오른 딜라이브. 사진 = 딜라이브

유료방송 시장에서 케이블TV는 정체하고 IPTV가 크게 성장하는 가운데,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구 씨앤앰)가 업계 판도를 좌우할 중대한 변수로 등장했다. KT와 SK텔레콤, CJ헬로 등 업계의 대형 사업자들이 하나같이 딜라이브 인수 의사를 드러내면서 실사를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것. 이 와중에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추진 중이라 여러모로 올 하반기 유료방송‧통신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M&A’가 될 전망이다.

 

유료방송 7위 딜라이브에 이통사들 모두 ‘군침’ 

 

유료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케이블TV 사업자(SO) 딜라이브의 인수를 위한 실사에 들어갔다. IPTV와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를 모두 소유해 합산 기준 유료방송 업계 1위인 KT가 딜라이브까지 인수하게 되면 점유율 1위가 한층 더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도 오는 11월에 딜라이브 실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서비스하는 IPTV가 KT에 이은 2위다.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KT와 경쟁이 가능한 몸집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최근 3년간 케이블TV와 IPTV의 가입자 수 추이. 케이블TV의 정체와 IPTV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사진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PTV 1‧2위가 딜라이브 인수를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케이블사업자 1위인 CJ헬로도 지난 8월부터 실사를 진행하는 등 인수 후보자로 나섰다. 

 

과연 딜라이브는 어떤 회사기에 여러 대기업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을까? 유료방송 시장의 새로운 대세인 ‘IPTV’를 보유한 이통사들이 굳이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받는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하려는 이유는 뭘까? 

 

알짜 케이블TV…매각 추진은 두 번째

 

딜라이브는 수도권 최대의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 지난 2000년 1월 출범한 씨앤엠(C&M, Cable & More)이 모체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가입자 수는 약 205만 명으로 이는 시장점유율 6.54%에 해당한다. 케이블TV 사업자 기준으로는 CJ헬로(13.10%), 티브로드(10.24%)에 이은 3위고, 전체 유료방송 사업자 중에서는 7위다.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는 건 이 회사가 가진 독특한 강점 때문이다. 딜라이브는 서울시 25개 구 중 16개 구를 영업 구역으로 갖고 있으며, 이 중 강남구와 송파구를 비롯한 9개 구에서는 독점 사업자다. 소위 ‘알짜’로 불리는 지역 가입자들을 대거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최대 주주는 MBK파트너스, 맥쿼리PE컨소시엄 등 사모펀드이고, 이들은 지난 2015년부터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정하고 매각을 추진해왔다. 매각 대상자는 동종 업계의 강자들인 CJ헬로, 티브로드, SK텔레콤 등이었다. 실제 매각이 추진되자 태광그룹, CJ그룹, SK텔레콤 등 여러 방송사와 이통사가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격조건 등의 불일치로 매각은 무산됐고, 2016년 4월 회사명을 씨앤앰에서 현재의 딜라이브로 변경하며 독자생존을 선언했다.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 사진 = 딜라이브 

그리고 올해 들어 딜라이브는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정하고 재매각 추진에 나섰다.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매각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건 지난 6월을 기해 ‘유료방송 합산 규제’가 일몰된 때문이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는 미디어 시장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33%를 넘지 못하게 제한하는 규제를 ‘3년 기한’으로 실시했는데, 올 6월로 규제 기간이 끝난 것. 

 

이는 KT와 SK텔레콤 등 유료방송 시장의 강자들이 자유롭게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로, 매각을 원하는 딜라이브 입장에서는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다. 올 초 진행된 예비 입찰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와 CJ헬로가 모두 인수 의향을 밝히며 참여했다. 

 

다만 국회에 이 규제를 재도입하자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인 점은 매각 가능성을 줄이는 요인이다. KT의 경우 규제가 재도입되면 인수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KT “딜라이브 흡수, 압도적 1위 노린다”

 

그럼에도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는 유료방송 시장 1위인 KT로 점쳐진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 초부터 딜라이브 인수를 위한 약 한 달 간의 실사에 돌입했다. 실사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KT와 딜라이브는 구체적 인수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IPTV 가입자만 약 633만여 명, 시장점유율 20.21%로 유료방송 업계 1위다. 여기에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가 운영하는 위성방송 가입자 약 323만 여명, 시장점유율 10.33%까지 합하면 총 가입자는 1000만 명에 육박하며 시장점유율도 30.54%로 1위다. 

2017년 하반기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규모 및 점유율. 표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여기에 딜라이브 인수를 통해 가입자 205만여 명과 시장점유율 6.54%를 가져올 경우 가입자는 약 1162만 여명이 되며, 전체 시장점유율은 약 37.08%가 된다. 그간 유료방송 합산 규제가 적용될 때 KT는 33%의 규제 상한선을 넘기지 않기 위해 애써야 했으나, 규제가 사라진 지금은 이를 신경쓸 필요가 없다. 

 

지난 11일 희망연대노조 딜라이브 지부와 케이블방송비정규직 지부가 KT 사옥 앞에서 “KT그룹의 딜라이브 인수합병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KT의 딜라이브 인수가 상당히 진척됐음을 시사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SK텔레콤‧CJ헬로도 “인수, 양보 못해”

 

이에 비해 SK텔레콤은 실사도 아직 실시하지 않은 상태라 KT에 한 발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SK텔레콤이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이는 딜라이브의 지분 약 30%를 보유하고 있는 맥쿼리와 SK텔레콤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SK텔레콤은 맥쿼리와 공동으로 보안회사 ADT캡스를 인수했으며, 지난 5월에는 두 회사가 공동으로 국내 최초의 휴대폰 리스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같은 양측의 우호관계가 SK텔레콤의 인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 입장에서 딜라이브는 놓칠 수 없는 대어다. 지난 2016년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SK텔레콤과 CJ헬로 측은 합의를 했지만, 경쟁사 KT와 LG유플러스가 적극적으로 반대했고, 당시 박근혜 정부의 영향력에 의해 공정위가 ‘합병 불허’를 선언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SK로서는 뼈아픈 기억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과 2년 만에 KT가 딜라이브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SK텔레콤은 KT와의 격차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늘리게 된다. 딜라이브 인수 경쟁에 전력을 투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CJ헬로 로고. 사진 = CJ헬로

유료방송 점유율 기준 3위이자 케이블TV 1위인 CJ헬로도 딜라이브 인수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고 있다. 과거 SK텔레콤에 피인수될 계획이었다가 박근혜 정부에 의해 제지당한 CJ헬로는 올 초에도 LG유플러스와 M&A 협상을 진행하는 등 M&A 시장의 매물로 나와있는 상태다. 그런 CJ헬로가 피인수자에서 인수자로 태세를 바꾼 이유에 대해서는 ‘제4이동통신 진출설’, ‘몸집 불린 후 재매각설’ 등 다양한 예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딜라이브가 보유한 iHQ,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연예기획사에 주목한다. CJ헬로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이들 연예기획사가 CJ ENM 등에 흡수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이런 부수적 이익을 얻으며 CJ헬로의 몸집을 키운 후 재매각을 추진, 한결 몸값을 올려받는 상황을 노린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 우위, 결합상품의 경쟁력 등의 강점을 가진 이통사들이 케이블TV 사업자들을 흡수하는 건 피하기 어려운 대세”라며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인수되든, 딜라이브가 KT나 SK텔레콤에 인수되든 큰 흐름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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