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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미술전·도서관으로 지역사회에 온정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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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10호 선명규 기자⁄ 2018.10.22 11:01:02

지난 3월 열린 선천성 대사이상 환우를 위한 ‘하트밀’ 만찬 행사 모습. 사진 = 매일유업

① 매일유업, 희귀병 환아의 ‘키다리 아저씨’ 되다

 

(CNB저널 = 선명규 기자) 매일유업의 사회공헌은 희귀병 환아, 홀로 어르신, 예비 엄마를 폭넓게 아우른다. 특수 유아식을 만들어 공급하고, 유익한 육아 정보를 전하고 있다. 회사의 전문성이 녹아든 것들이라 효과가 크다. 전국 여러 지역을 돌며 여는 클래식 공연으로 많은 시민들의 호응도 얻고 있다.


‘6만 명 중 1명’


모유나 분유를 먹을 수 없는 신생아 숫자다. 선천적으로 신진대사에 이상을 갖고 태어나는 탓이다. 해당 환아들은 아미노산 분해 효소가 부족하거나 만들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고기, 생선, 쌀밥의 단백질을 제대로 섭취할 수 없다. 식이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분해하지 못하는 아미노산이나 대사산물이 축적되면 운동발달 장애, 성장장애, 뇌세포 손상은 물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매일유업은 아미노산 대사이상 질환을 갖고 태어난 유아를 위한 특수 유아식을 1999년부터 공급하고 있다. 총 8종, 10개 제품을 FAO/WHO의 CODEX 규격 및 한국인영양권장량에 맞춰 순수 자체기술로 개발했다. 특정 아미노산은 제거하고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성분을 보충했다.현재 소아과학회 전문의들의 관리감독을 받아 인구보건복지협회를 통해 전국 환아들에게 보급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 사회공헌 사업이다.

 

1979년 대구에서 진행된 예비엄마교실. 사진 = 매일유업

회사의 전문성으로 운영되는 사업은 ‘특수분유’ 공급이 끝이 아니다. ‘예비 엄마’들에게 임신, 출산, 육아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활동도 있다. 1975년 시작한 예비엄마교실이다.


처음 개최 당시의 상황을 먼저 볼 필요가 있다. 그때만 해도 산부인과나 소아과가 지금처럼 흔치 않아 제대로 된 지식이 널리 퍼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머니 교실이 열린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은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앉을 곳이 부족해 보조의자까지 동원됐다. 현재까지 연간 약 3만명, 누적 120만명이 참여했으니 그때의 흥행을 40년째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예비 엄마들의 호응과 정보 전파를 다잡은 이 교실은 ‘모자보건(母子保健)’ 우수 활동으로 대통령 표창(1978년), 보건 복지부장관 표창(2005년) 등을 수상했다.


지난 2012년에는 예비 엄마와 함께 하는 활동이 하나 더 늘었다. 안정기인 임신 28주 이상 예비 엄마들과 ‘베이비문’, 즉 휴식 중심의 태교여행을 떠나고 있다. 


매일 하는 우유배달로 집에 홀로 있는 노인들의 안위를 묻기도 한다. ‘우유 안부 캠페인’ 참여와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후원을 통해서다. 독거노인세대에서 우유를 제대로 수령하지 않을 경우 이상이 있다고 판단해 배달원이 신고하는 체계로, 홀로 노인의 고독사 방지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문화예술을 후원하는 메세나(mecenat)도 활발하다. 낯선 클래식에 ‘방문’의 개념을 도입한 ‘매일클래식’이 대표적이다. 

 

매일클래식은 ‘찾아가고 초대하는 음악회’를 지향하고 있다. 사진 = 매일유업

지난 2003년 ‘찾아가고 초대하는 음악회’를 콘셉트로 시작됐다. 공연이 자주 열리는 서울에서 벗어나 보다 많은 지역의 ‘문화 갈증’ 해소가 취지다. 그동안 부산, 대전, 대구, 인천, 제주 등 안 거친 곳이 없다. 찾아가서 열자 시민들도 몰려들었다. 이 공연은 매회 좌석 점유율 75%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매일유업의 사회공헌을 지탱하는 뿌리가 있다. 고 김복용 선대회장의 아호인 진암(晋巖)을 따서 1993년 설립한 진암사회사회복지재단이다. 이 재단은 초대이사장을 지낸 김 회장의 뜻에 따라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매년 진행하는 밑반찬 지원 사업, 제과제빵 나눔활동, 사랑의 연탄배달, 희망의 김장 나누기, 해외 아동 후원 등이 대표적. 


매일유업 관계자는 CNB에 “단 한명의 아이도 소외 받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어야 한다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원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② 자투리 공간의 재발견, 한화건설 ‘꿈에그린 도서관’

 

8년째 사회복지시설에 도서관을 짓고 있는 한화건설이 76번째로 문을 연 ‘꿈에그린 도서관’(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 내)에 CNB가 다녀왔다. 


“이 책은 OOO님이 기증해 주신 도서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성산동 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 2층. 네모진 벽을 따라 놓인 책장에서 책을 한 권 꺼내들자 이런 문구가 보였다.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 어림잡아 1000권의 도서 중 무작위로 집어든 전부에 누군가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채광 좋은 창가자리, 4인용 테이블, 빨갛고 노란 소파는 이미 독서가들이 점유하고 있었다. 아기 업은 젊은 여성부터 머리 희끗희끗한 중년까지, 그 면면도 다양했다. 탐독(耽讀)의 계절은 이미 가까이에 와 있었다.

 

지난 8월에 개관한 서울 성산동에 위치한 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 내 꿈에그린 도서관 76호점. 사진 = 한화건설

이곳은 한화건설의 ‘꿈에그린 도서관’ 76호점. 무더위가 막바지 전의를 불태우던 지난 8월 29일 개관했다. 지금껏 그랬듯이 ‘도서나눔 캠페인’을 통해 기증 받은 도서로 채워졌고, 보호자와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광경이 흔하다. 박윤미 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는 CNB에 “도서관이 생긴 이후로 인근 주민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지금은 도서관으로 거듭났지만 이전까지는 의자 몇 개가 전부인 유휴(遊休)공간이었다. 주로 학부모들이 대기하는 곳으로 쓰였다고 한다. 승강기 옆에 있던 기다림의 장소가 이제는 책으로 둘러싸인 독서의 장으로 탈바꿈 했다. 이유가 뭘까. 


한화건설은 ‘꿈에그린 도서관’ 조성사업을 시작하면서 자투리 공간에 주목했다. 사회복지기관들이 문화시설을 설치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그냥 두거나, 예산 문제로 쓸 만한 공간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꿈에그린 도서관 76호점의 서가는 크게 성인과 아동으로 구분돼 있지만 소설, 인문, 에세이 등도 비치돼 있다. 사진 = 선명규 기자

빈자리를 가치있게 바꾸려는 시도는, 건설이 주업인 회사의 특성과 만나 시너지를 냈다. 우선 ‘숙련공’들이 작업을 하기 때문에 전문적이다. 한화건설 임직원들이 직접 ‘도서관 건립’에 팔을 걷어붙인다. 붙박이장 조립, 페인트 칠 같은 노련한 솜씨를 필요로 하는 작업을 도맡는다. 시설물 지원은 덤. 책상과 의자 등을 채워 넣어 안락하게 꾸며도 준다. 


이 사업이 기부로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가 또 있다. 직원들이 ‘재능’을 나누는 것처럼, ‘책’은 일반 시민들로부터도 기증 받고 있다. 8년째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도서 4만권 이상을 전해 받았다. 책 뒷면에 기증자의 이름을 넣고, 해당 도서들의 출판연도와 보존 상태에 따라 50~100% 수준의 기부금 영수증도 발행해 줘 호응을 얻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한 번 짓고 방치하는 게 아니라 추가 책 기부 등 꾸준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꿈에그린 도서관 76호점 조성 봉사에 나선 한화건설 임직원들 모습. 사진 = 한화건설

‘꿈에그린 도서관’은 지난 2011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그린내’에서 첫 삽을 떴다. 이후 이 도서관은 문어발처럼 넓게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작년까지 여수동백원, 용인종합사회복지관,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등 전국 70곳에 들어섰고, 올해는 동작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를 시작으로 6곳이 개관했다. 이달 17일에는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포천 생수의집에 77호점이 오픈할 예정이다. 도서관 건립과 사후관리를 책임져 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관련 시설들의 요청이 쇄도한 결과다.


당장의 목표는 연내 80호점 돌파. 속도를 높여 오는 2020년까지 100호점을 개관한다는 방침이다.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는 “올해도 ‘꿈에그린 도서관’ 조성사업 등 건설사의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③ 신한은행 장애예술작가 후원展, ‘특별한 맛’을 담다

 

신한은행이 장애예술작가 창작활동 지원의 일환으로 개최하는 단체전이 다음달 10일까지 ‘신한갤러리 역삼’에서 진행된다. 장애예술가 창작공간인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의 박은영, 이민희 작가가 참여해 사진과 설치작품을 다수 선보인다. 일상의 풍경을 무심히 담아내 더욱 특별한 이번 전시의 제목은 ‘Flavor of the Scenery’. 그 현장에 CNB가 다녀왔다. 

 

다음달 10일까지 신한갤러리 역삼에서 진행되는 ‘Flavor of the Scenery’展 전시장 입구. 사진 = 선명규 기자

빨간 세발자전거가 비탈길에 서 있다. 다른 프레임에선 인적 없는 주택가에 객쩍게 놓여 있다. 한때 파릇파릇했을 담벼락에 핀 개나리는 비에 흠뻑 젖어 생기를 잃었다. 새싹으로 돌아간 듯 풀이 죽었다. 이민희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주변의 흔한 풍경을 따스한 시선으로 포착한 사진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벽 넘어 전시 공간에는 앙상한 나무들이 서 있다. 이파리를 잃어 외로워 보인다. 금방이라도 스러질 듯 위태롭지만 하얀 실에 단단히 묶여 꼿꼿하다. 박은영 작가의 말처럼 부러지거나 상처난 가지가 실에 동여매어 ‘치유’되어 있다. 벽면에는 메마른 가지들과 대비되는 영롱한 물방울이 투명 비닐 안에서 무심히 빛나고 있다.  


두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들만의 풍경을 보여준다. 이민희 작가는 찬란해서 오히려 애처로운 노을, 그 옛날 흔했던 녹색 철제 대문 등 사진작품 20여점을, 박은영 작가는 일상에서 접하기 쉬운 화장품 포장박스, 나뭇가지 등을 활용한 설치작품 10여점을 전시한다. 흔해서 오히려 특별하게 느껴지는 작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운다. 일상에서 길어 올린 장면들이라 정겨우면서도 아련하다.

 

이번 전시에서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의 이민희 작가는 사진작품 20여점을 , 박은영 작가는 설치작품 10여점을 선보인다. 사진 = 선명규 기자

두 다른 장르의 작품을 동시에 선보이기 위해선 공간 여건이 관건이다. 전시가 진행되는 신한갤러리 역삼은 사진과 설치작품을 동시에 선보이기에 최적이다. 면적이 357m2(약 107평)로 단일 갤러리치고는 넓은 편이기 때문이다. 잠실창작스튜디오 관계자는 “폭넓은 작품을 표현할 수 있는 여건이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잠실창작스튜디오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에는 신한갤러리 역삼에서 잠실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와 ‘공감의 기술’전을, 지난 8월에는 신한갤러리 광화문에서 신동민 작가의 그림 전시회를 약 한 달 간 열었다. ‘아워스토리(OURSTORY)2’를 주제로 연 전시에서는 신 작가의 신작 ‘잉꼴보’와 ‘아야아야’ 등 총 60여 점의 작품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종이박스와 LED 전구를 활용한 박은영 작가의 설치작품. 사진 = 선명규 기자

서울 광화문과 역삼, 두 곳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신한은행은 미술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술체험 프로그램인 ‘꿈같은 하루’, ‘그림으로 읽는 인문학’ 강의, 장애인 공연 ‘하트재단 With 콘서트’, ‘세계화폐탐험’ 금융사박물관 교육 프로그램 등을 폭넓게 운영해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이번 ‘Flavor of the Scenery’展도 문턱이 낮다. 무료로 수준 높은 작품들을 만끽할 수 있다. 잠실창작스튜디오 측은 이번 전시가 “시민들과 호흡할 수 있는 예술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CNB에 “은행의 문화·예술 시설을 뜻 깊은 전시에 이용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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