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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커피도 이제 ‘건강-신선’이 대세"…꺼져가던 믹스커피도 다시 상승세

‘건강-신선-가성비’ 내세워 업체들 속속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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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15호 옥송이⁄ 2018.11.19 15:04:03

동서식품의 '카누'는 식품업계 최초로 출시한 스틱형 인스턴트 원두커피 제품이다. 사진 = 동서식품 


웰니스(wellness) 시대. 이제 커피도 "건강하게" 마셔야 하고, 집과 사무실에서도 커피 전문점에 버금가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 이런 추세에 맞춰 고급형 스틱커피가 속속 출시되면서 한때 내리막길을 걷던 스틱커피 시장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스틱커피는 물만 부으면 바로 마실 수 있는 커피 완제품 포장 형태를 총칭한다. 

 

요즘 식품업계에선 △성분이 건강에 좋은 커피 △신선도 좋게 가정-사무실로 배달되는 커피 △사무실에서 마시기 좋은 가성비 좋은 커피 등 특별한 목적을 강조하는 신제품들이 나오면서 스틱커피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차별화된 커피로 ‘홈카페족’ 사로잡는다 

 

제약회사를 모태로 하는 일동후디스는 ‘건강’에 초점을 맞춘 커피를 출시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업체는 2015년 컵커피인 ‘앤업카페’로 처음 커피 시장에 진출한 이후 약 2년 만인 지난해 ‘노블’로 스틱커피 시장에 진출했다. 

 

노블은 이름 그대로 고급스러움을 내세운다. 기존 스틱커피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건강 커피’가 콘셉트이기 때문. 건강 성분으로 일동후디스가 내세우는 것은 폴리페놀 성분. 폴리페놀은 커피의 생두(그린빈)에 들어있으며, 피부 노화 예방 등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항산화 성분이다. 일반적인 가공 커피의 경우 커피 원두의 폴리페놀이 훼손되지만 노블은 폴리페놀을 최대한 살렸다는 주장이다. 노블은 그린 커피빈 추출물을 블렌딩해 일반 커피보다 폴리페놀 함량이 2~3배가량 높다고 일동후디스는 밝혔다.

 

일동후디스는 '건강 커피'를 콘셉트로 스틱커피 '노블'을 출시했다. 사진 = 일동후디스 

 

또한 라떼 제품에도 기존 믹스커피에 들어가는 경화유지 대신 1등급 우유와 코코넛 오일 등을 사용해 건강에 좋은 커피가 되도록 신경썼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이 프리미엄 커피로서 소비자의 마음을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대상 청정원도 커피 시장에 진출했다. 청정원이 출시한 ‘마이오피스커피’는 온라인 전용 새 커피 브랜드인 ‘집으로ON’을 출시하면서, ‘믹스커피’ 형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의 스틱커피 트렌드는 건강에 안 좋다는 인식이 없지 않은 믹스커피 형태보다는 ‘인스턴트 원두커피’가 대세이지만 청정원은 기존 믹스커피의 특징 그대로 ‘달달함’을 무기로 내세웠다. 

 

대상 청정원은 '달달한' 믹스커피인 '마이 오피스 커피'를 출시했다. 사진 = 대상  

 

마이오피스커피는 이름 그대로 사무실에서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커피를 목표로 한다. 목표 소비자 층은 건강과 웰빙이라는 트렌드 속에서도 여전히 달콤한 믹스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다. 그러면서도 동결 건조 커피를 사용해 원두 고유의 맛을 잃지 않고, 텁텁하지 않은 부드러움을 살렸다는 것이 청정원 측의 설명이다. "믹스커피는 달고 싼 커피"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감각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한국야쿠르트는 고급형 스틱커피를 내놓았다. 지난 2016년 출시한 ‘콜드브루 by 바빈스키’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수준 높은 원두 향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인기를 끌었다. 올해 누적 판매량이 250만 개를 넘었다. 세계적인 바리스타인 찰스 바빈스키와의 협업으로 탄생했고, 기존 스틱커피에 없었던 ‘액상형 콜드브루’ 제품으로 소비자를 파고들었다. 

 

한국야쿠르트는 액상형 스틱커피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사진 = 한국야쿠르트 '콜드브루 바이 바빈스키' 광고 화면 

 

또한 신선한 커피임을 입증하기 위해 제품마다 로스팅 일자 스티커를 부착해 배달한다. 이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홈페이지 댓글에서 한 소비자는 “제품에 새겨진 로스팅 일자 덕분에 신선한 커피를 마신다는 믿음이 있다”고 했고, 다른 소비자는 “이 제품에 프렌치 프레스로 만든 우유 거품을 얹어 마시면 카페 커피 부럽지 않아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다시 스틱커피? 

 

그렇다면 왜 다시 스틱커피일까. 이른바 "믹스커피"로 대표되던 스틱커피 시장은 분명 얼마 전까진 활기를 잃어가던 시장이었다. 커피 전문점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소비자 입맛이 고급화되면서 ‘국민 커피’였던 믹스커피 매출은 2013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믹스커피에 들어가는 크리머(프림), 설탕, 카제인나트륨 등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캡슐·커피머신의 보급되면서 믹스커피의 위기 요인으로 꼽혔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믹스커피 시장 규모는 지난 2006년 ‘믹스커피 1조 원 시대’를 맞은 이후, 2016년 처음으로 1조 원대 밑으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9067억 원을 기록했다.

 

한때 "국민커피"로 통하던 동서식품의 믹스커피 '맥심'. 사진 = 동서식품 


스틱커피 다변화의 선구자 ‘카누’ 


이처럼 적신호가 켜진 스틱커피 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 온 것은 동서식품의 카누를 필두로 한 ‘인스턴트 원두커피’다. 지난 2011년 출시한 카누는 ‘스틱커피 = 믹스커피’라는 기존의 인식을 깨고 식품업계 최초로 스틱형 원두커피를 내놨다. 이 때문에 카누는 ‘인스턴트 원두커피’ 영역을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번도 인스턴트 원두커피 1위 자리를 놓친 적 없는 카누는 현재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 점유율의 8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막강하다. 카누는 기존의 아메리카노 형태 외에 ‘라떼’, ‘더블샷라떼’, ‘디카페인’ ‘미니(작은 사이즈)’ 등으로 제품 폭을 넓혀가고 있다.


카누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지형도 달라졌다. 오히려 위기를 느낀 기존 커피 전문점들도 스틱형 인스턴트 원두커피를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커피 전문점 이디야의 스틱커피 '비니스트'. 사진 = 이디야

 

커피 전문점 이디야의 ‘비니스트’는 커피 전문점이 내놓은 스틱형 원두커피 가운데 가장 대중적으로 자리 잡은 제품이다. 2012년 출시된 비니스트가 좋은 반응을 얻자, 2014년에는 ‘비니스트 미니’가 나왔다. 한국인들이 일반 컵보다 작은 종이컵에 인스턴트 커피를 마셔온 습관에 주목한 것이다. 비니스트 미니는 출시된 해에만 1000만 스틱이 판매됐고, 지난해에는 1억 스틱을 돌파했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은 2015년 매출 2221억 원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 2459억 원으로 11% 이상 늘어났고, 지난해 2526억 원 규모로 커졌다.

 

믹스커피도 다시 한 번 날개 펴나 

 

변화하는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커피 회사들이 동분서주한 덕분일까, 한때 "국민 커피"였던 믹스커피의 판매량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내 최대 믹스커피인 ‘맥심’을 소유한 동서식품에 따르면 이 회사의 믹스커피 판매 매출은 전년 대비 1000톤 늘어났다. 믹스커피 판매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3년 만의 일이다. 젊은층과 중·노년층을 공략하는 동시에 홈카페 족을 겨냥한 다양한 신제품 출시가 믹스커피 시장의 반등 요인으로 분석된다. 

 

동서식품의 맥심은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해 스타 모델을 앞세운 마케팅을 전개하는 한편, SNS를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었다. 모카다방, 모카책방, 모카사진관 등 맥심 고유의 분위기를 살린 팝업스토어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설탕을 빼거나 줄인 믹스커피를 내놓아 건강 걱정 때문에 믹스커피를 기피해온 중·노년층 소비자를 다시 유인할 수 있었다. 

 

전통의 강자 맥심은 고객들의 다양해진 기호에 맞춰 기존 '마일드' 외에 설탕을 빼거나 크게 줄인 '라이트', '심플라떼'를 새롭게 출시했다. 사진 = 동서식품

 

인스턴트 원두커피가 지핀 스틱커피 부활의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편의점마다 자체 브랜드 커피를 내놓고, 저가 원두커피 판매점이 늘어나는 등 경쟁 요소가 더욱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믹스커피는 고유 영역이 있어 크게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커피 제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믹스커피는 주로 사무실에서 마시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액상커피나 저가 원두커피 등의 영향은 생각보다 적다”며 “다만 최근 믹스커피 시장이 정체를 보이고 있어 카누만큼의 파급력을 가진 히트작 출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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