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에 전통 채색기법으로 소녀를 그리는 한국화가 백지혜의 개인전이 갤러리 그림손에서 11월 21~26일 열린다.
일찍부터 인물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작가는 대학원에서 조선시대 초상화 기법을 공부했고, 이후 전통 초상화 기법을 살려 현대적인 인물화를 그려내는 작업을 시도해 왔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들 역시 비단바탕에 초상화 기법을 살려 다양한 모습의 소녀를 담았다.
특히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녀들의 성장기를 통해 작가 개인의 기억과 경험이 한 세대의 기록으로, 혹은 시대의 역사로 남을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작가는 작가 노트를 통해 “제 작품엔 주로 어린 소녀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소녀들은 현재의, 혹은 어린 시절의 제 모습일 수도 있고 또 그림을 보는 관람자의 모습일 수도 있다”며 “첫 눈을 기다리며 설레던 마음, 나무 그림자 아래 지친 마음을 잠시 쉬어갔던 순간, 풀숲에서 들꽃을 발견하고는 나만의 보물을 찾은 듯 기뻤던 기억….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별 것이 아닌 지극히 소소한 느낌이며 이야기일 수 있는 것들이 제게는 영원히 남기고 싶은 기억이 되고 소중한 추억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렇게 일상에서 찾게 되는 작은 이야기들이 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이고, 제 그림 속의 소녀들이 대신해 관람자에게 전한다”며 “그리하여 관람객들이 제 작품을 만났을 때 잠시나마 그림 속에서 마음의 휴식을 찾고, 추억에 잠길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전해져 입가에 작은 미소 하나를 머금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제가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