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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도 보호(보험) 필요하잖아?”…보험업계, e스포츠 새바람

한화생명·오렌지라이프 시도에 젊은층 "좋아"…해외 게이머에 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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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19호 옥송이⁄ 2018.12.12 12:22:23

한화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e스포츠 마케팅에 착수했다. 사진 = 각 사 

 

e스포츠가 대세다. 기업들이 스포츠 선수나 팀을 후원하는 등의 스포츠마케팅은 그동안 자주 있었던 일이지만, 게임이 하나의 스포츠와 산업으로 인정받으면서 e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 한화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e스포츠와 관련된 활동을 시작하면서 보험업계의 e스포츠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다소 보수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터라 보험회사의 e스포츠 마케팅이 의외라는 반응도 있지만, 보험사가 e스포츠를 후원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젊은 층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는 평가다. 

 

한화생명, 보험업계 e스포츠마케팅의 ‘퍼스트무버’

 

한화생명은 이 분야 ‘퍼스트 무버’다. 말 그대로 보험업계 최초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LOL(League of Legend) 게임 팀인 락스 타이거즈(ROX Tigers)와 스폰서십을 체결하고 선수단을 지원해온 한화생명은 지난 4월 본격적으로 락스 타이거스를 인수하고 한화생명e스포츠(이하 HLE. Hanwha Life Esports) 팀을 창단했다. 

 

한화생명은 금융권의 어렵고 보수적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층과 소통하기 위해 e스포츠를 차세대 마케팅 영역으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특히 종목으로 선택한 ‘리그 오브 레전드’는 약 1억 9000만 명에 달하는 글로벌 팬을 지니고 있어, 글로벌 마케팅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e스포츠팀. 사진 = 한화생명

 

오랜만에 들려온 대기업의 e스포츠 진출 소식에 팬들도 주목했다. 인터넷상에서는 HLE 선수들의 전용 버스가 큰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한화생명의 스포츠 팀인 한화 이글스 프로 야구팀 버스에 못지않은 크기와 내부 인테리어로 팬들의 관심을 받았고, 이에 힘입어 한화생명 측은 팬들을 버스에 초대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벌써부터 e스포츠 마케팅의 효과를 톡톡 누리고 있다. 관계자는 “4월 e스포츠팀 창단 이후 LCK(LoL Champions Korea)리그 참가를 통해 짧은 시간 내에 확실한 브랜딩 효과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이벤트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서도 한화생명을 인지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e스포츠 팀이 ‘2018 LCK 서머 시즌’ 4개월 동안 치른 18개의 경기는 한국 기준 450만 조회수(유튜브, 네이버tv, 트위치, 아프리카 총 합)를 기록했고, 베트남에서는 150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한화생명이 집중하고 있는 해외시장이다. 베트남에서 HLE가 큰 주목을 받자, 지난 11월에는 베트남 현지에서 아마추어 대상의 ‘HLE 글로벌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했고, 조회 수 600만을 넘기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단기적으로는 2020년 롤드컵에 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글로벌·디지털·핀테크 및 혁신적인 보험 회사로 이미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또 구단 운영 외에 e스포츠 산업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한화생명 e스포츠팀의 전용 버스. 사진 = 한화생명 

 

정해승 한화생명e스포츠 단장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중심으로 e스포츠가 새로운 주류 문화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창단을 통해 젊은 층을 대상으로 삶에 생동감을 더하는 한화생명만의 ‘라이프 플러스 문화’를 창출할 것”이라며 “기존 e스포츠 구단과는 차별화된 정체성을 확립하고 장기적인 지원을 통해 e스포츠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판 바꿔달고 행보도 젊어지는 오렌지라이프 

 

전 ING생명인 오렌지라이프는 간판을 바꿔달고 나서 행보도 신선해졌다. 보험업계에서 한화생명에 이어 두 번째로 e스포츠 관련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달 27일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펍지주식회사와 마케팅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체결에 앞서 지난 11월 15~18일에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에서 열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 챌린지’의 서브 스폰서로 참여했다. 이 행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첫 모바일 대회로 약 7500명의 참가자와 62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아 큰 인기를 끌었다.

 

오렌지라이프 측은 2030 젊은 고객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e스포츠 마케팅을 고려하게 됐다고 전했다. 홍보 담당자는 “다양한 차원으로 회사를 노출시키고 고객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기 위해서 e스포츠 마케팅 전략을 취하게 됐다”며 “타겟 게임을 연구하다가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배그(배틀그라운드)를 택했다”고 말했다. 

 

오렌지라이프가 펍지주식회사와 e스포츠 마케팅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 오렌지라이프 

 

마케팅 제휴 협약에 따라 오렌지라이프는 펍지주식회사의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내에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게 된다. 특히 오렌지라이프는 ‘보호’의 이미지가 강한 보험회사의 특성을 살려 게임 시작 전에 게임에티켓 캠페인을 펼치고, 게임 아이템 중 보호 장구에 오렌지라이프의 로고를 노출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등을 통해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박익진 오렌지라이프 부사장은 “오렌지라이프와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이번 공동 마케팅은 마케팅영역에서 좋은 협업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렌지라이프의 새로운 슬로건처럼 우리의 이름이 고객의 삶이 될 수 있는, 고객에게 한걸음 더 가깝게 다가가는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접점 없을 것 같은 보험과 게임이 만나는 순간

 

이처럼 보험회사들이 잇따라 e스포츠와 관련된 활동을 시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의 보수적인 금융권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차세대 고객인 2030 세대를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다. 한화생명 측에 따르면 e스포츠의 주 연령층은 10~35세(79%)다. e스포츠 컨텐츠를 통해  미래 고객층과 소통하겠다는 취지다. 

 

e스포츠는 지난 2018 아시안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데 이어 2022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와 스포츠로 부상함에 따라 e스포츠 시장은 매년 커지는 추세다. 

 

2018년 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 자료 = 뉴주(newzoo)

 

글로벌 게임시장 조사업체인 뉴주(newzoo)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는 약 9억 달러(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37% 오른 수치다. 비중으로는 스폰서십(39%), 미디어저작권(20%), 광고(18%) 등으로, 기업들의 스폰서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 1200명 가운데 ‘취미로 e스포츠를 즐긴다’고 응답한 비율이 45.1%에 달했다. 이 가운데 75.1%가 e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게임을 시청한다’고 응답했다. 최근 1인 방송 등을 통한 게임방송이 활발해지면서 게임의 영향력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017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75.1%가 e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방송을 시청한다고 답했다. 자료 = 한국콘텐츠진흥원 

 

현재 보험업계 가운데 e스포츠 마케팅을 진행 중인 곳은 한화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두 회사로, 사실상 보험업계 e스포츠마케팅은 초기 단계다. 이 때문에 사실상 두 회사가 보험업계 e스포츠 마케팅 활성화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의 주력 소비층이 젊은 층이다 보니 게임 분야와 협업하면 거부감 없이 회사에 대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긍정적인 인식을 심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직접적인 구단 운영 방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폰서십을 통한 e스포츠 협업이나 마케팅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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