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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경 작가 ‘마침내 드러난 기억’을 들추다

갤러리 밈 개인전서 기억이 건드리는 현실의 민낯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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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8.12.14 11:31:15

권인경, ‘마침내 드러난 기억 1’. 한지에 고서 콜라주, 수묵, 아크릴, 130.3 x 194cm. 2018.(사진=권인경)

갤러리 밈이 권인경 작가의 개인전 ‘마침내 드러난 기억’을 18일까지 연다.

우리는 어떤 특정한 상황이나 사건에서 불현듯 잊어버렸던, 잊혔던 혹은 잊고자 했던 기억이 떠올라 갑작스런 당혹감이나 괴로움 혹은 의도치 않았던 기쁨을 맛보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작가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 아버지의 작업장에 불이 나 새까맣게 타버리고 원래의 골조가 의도치 않게 고스란히 드러난 현장에서 느낀 당혹감.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그 느낌을 “늘 마주하던 장소 본래의 모습을 직면하는 그 순간의 경험은 당황스러움 그 자체였다. 마치 감춰져 있던 본래 사물의 민낯과 마주하듯 알고는 있으나 잊고 있었던, 잊고자 했던 기억이 드러나며 의도치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 피할 곳이 없이 드러난 맨 얼굴의 그것들은 몹시도 불편하고 낯선 것들이었다”고 털어 놓는다.

 

권인경, ‘숨겨둔 기억들 3’. 한지에 수묵, 콜라주, 아크릴, 72 x 53cm. 2018.(사진=권인경)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체험된 장소에서의 경험이나 기억들을 한 화폭에 구조적으로 표현한다. 사람 한 명 등장하지 않는 화면엔 울창한 숲 사이 집이 뒤엉켜 있기도 하고, 여러 가구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반듯하게 정리되기보다는 여러 요소가 혼재된 풍경이다. 마치 여러 기억들 그리고 이 기억들을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복잡한 여러 감정들처럼.

작가는 “어떤 대상과 상황이 갑자기 기억들을 들춰내면 우리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상상의 공간에 빨려 들어가기도 한다. 그냥 넘어갔던 일의 본 모습을 알며 실망하기도, 차라리 몰랐었다면 좋았을 거라고 탄식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권인경, ‘잊혀진 기억, 상기된 시간 3’. 한지에 연필, 수성 흑연, 고서 콜라주, 아크릴, 73 x 141cm. 2018.(사진=권인경)

하지만 깨닫는 것도 있다. 작가는 “내가 그렇게 원래 알았던 것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완전한 생각의 탈바꿈을 경험하고 당황하기도 한다”며 “‘오만과 편견’처럼 내가 원래 알던, 오만했다고 느꼈던 그 대상자에 대한 평가는 사실 사람들의 시선에 맞춰진 의견이 포장해 버린 형태였을 뿐 그 사람의 본 모습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의 주인공과 같은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 또한 처음엔 당혹감이 앞섰다. 하지만 아버지의 작업장의 촉감, 냄새, 소리, 공간 등 어떤 상황 경험을 통해 원래 있었지만 피하고 있었던, 혹은 잊고 있었던, 또는 잊고자 했던 기억들이 소환되는 경험을 하며 자신만의 시간과 상황에 오롯이 대면하는 시간을 가졌다.

 

권인경, ‘서로 다른 기억들 2’. 한지에 수묵, 아크릴, 25 x 80cm. 2017.(사진=권인경)

작가는 “누군가에게는 그냥 평범한 장소와 상황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큰 충격과 공포의 기억을 소환시키기도, 행복했던 상황을 떠올리게도 한다”며 “우리는 마침내 드러난 기억들을 통해 본래 그것의 모습, 그리고 나의 민낯을 발견한다. 그것은 씁쓸함과 고통을 때로는 유발하기도 하지만, 이는 오히려 현실을 직면하게 하고, 나아가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의 진정한 해방을 가져다 준다”고 밝혔다.

갤러리 밈 측은 “작가 권인경의 기억의 풍경은 이번 전시에서 그 민낯을 드러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각자의 현실을 직면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권인경 작가는 CNB미디어의 아트 전문 사이트 ‘다아트’(http://aaart.co.kr/) 오픈 기념으로 진행된 제1회 CNB저널 커버 공모 당선 작가다. 작업과 관련된 자세한 인터뷰는 CNB저널 479호(http://weekly.cnbnews.com/news/article.html?no=118277)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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