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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 잠시 파킹하세요”… 하루만 맡겨도 이자 붙는 파킹 통장 ‘인기’

수시입출금 통장보다 금리 10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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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20-621합본호 옥송이⁄ 2018.12.26 16:23:33

금융권에서 파킹통장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사진 = 각 사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 금리를 1.75%로 올리면서 시장금리가 꿈틀대고 있다. 추가 금리 상승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반대로 투자 불확실성 역시 커졌다. 이 때문에 뜨고 있는 것이 단기간에 목돈을 보관하는 일명 ‘파킹(Parking)통장’이다. 본격적인 투자보다는 적절한 투자시기를 기다리며 목돈을 맡겨두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목돈을 주차한다? 파킹통장은 무엇

 

# 결혼을 앞둔 A씨는 그동안 모은 목돈을 어떻게 보관할지 고민이다. 아직 결혼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남은만큼 목돈을 잘 굴리고 싶지만 주식은 불안하고, 또 금리 상승기라 가입기간이 긴 예·적금을 넣으면 손해를 볼 것 같아서다. 결국 A씨는 잠시 목돈을 맡기는 용도로 일반적인 수시입출금 통장보다 고금리인 파킹통장에 목돈을 넣기로 결정했다.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으로 인해 파킹통장이 인기다. 파킹통장은 말 그대로 잠시 주차하듯 돈을 맡겨놓는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짧은 기간 목돈을 맡겨뒀다가 쉽게 꺼낼 수 있는 상품이다. 잠시 돈을 보관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수시입출금 통장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금리가 10배 이상 높다는 강점이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9월 마이런통장 1호를 출시했다. 사진 = SC제일은행 

 

일반적인 수시입출금 통장의 경우 평균 금리가 0.1~0.2% 수준인 데 비해 파킹통장의 금리는 1% 이상이다. 금액이 클수록 금리가 올라가기 때문에 최대 연 2%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이 때문에 실제 금리 차이가 10배에서 많으면 20배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파킹통장은 일정 금액 이상이 예치돼 있으면 단 하루만 맡겨도 약정한 금리를 준다. 즉, 더 높은 금리의 상품이 출시될 때 바로 갈아탈 수 있어 단기 자금 운용에 유리하다. 금리 상승기에 장기간 목돈이 묶이는 것을 꺼리는 고객들이 이 상품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적절한 투자처를 기다리는 고객들의 자금을 보관하기에 적격이다. 금리가 오르거나 주식시장이 좋아질 때까지 단기간동안 목돈을 보관하기 용이할 뿐만 아니라, 장기간 투자해야하는 적금·예금보다는 중도인출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것. 이에 따라 시중 은행은 물론 인터넷은행에서도 해당 상품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시중은행들, 파킹통장 연이어 출시 

 

SC제일은행은 두 가지 파킹통장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 10월 출시한 ‘마이줌 통장’은 2조 원 이상이 팔렸을 정도로 인기다. 최소 100만 원부터 최대 10억 원 사이에서 본인이 원하는 예치금액을 설정하고, 유지하면 최고 연 1.5%의 금리가 보장된다. 설정 초과 금액은 연 1%의 금리가 보장된다. 

 

지난 9월 새로 출시된 ‘마이런 통장 1호’ 역시 고객들의 관심이 높다. 출시 15일 만에 계좌 수 1만 3000좌를 넘어섰고, 출시 한 달 만인 10월에는 예금 잔액 1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러한 마이런 통장 1호는 입금 건별로 예치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올라가는 ‘스텝업(Step-up)’ 형태다. 올해까지만 판매되는 해당 상품은 최대 연 2.1%의 금리를 제공한다. 

 

수협은행은 최고 1.7%금리의 '내가 만든 통장'을 출시했다. 사진 = Sc수협은행

 

예치기간이 △30일 이하일 경우 연 0.1% △31~60일 연 1.05% △61~90일 연 1.3% △91~120일 연 1.55% △121~150일 연 1.8% △151~180일 연 2.1%의 금리가 적용된다. 예치 기간은 입금 건별로 산정하기 때문에 예금을 찾을 때 먼저 입금된 금액이 먼저 인출되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출금 거래 건수가 적을수록 더 많은 이자를 챙길 수 있다. 

 

마이런 통장 1호는 개설일로부터 181일째 되는 날 ‘마이 심플 통장’으로 자동 전환된다. 마이 심플 통장은 잔액 300만 원 초과 금액에 대해 연이율 1.1%의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Sh수협은행도 파킹통장을 출시했다. 지난 1월 출시한 ‘Sh 내가 만든 통장’은 출시 5개월 만에 5만 좌를 넘어섰고, 지난 8월에는 가입자 1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Sh 내가 만든 통장 역시 SC제일은행 마이줌 통장처럼 고객이 지정한 금액 이상으로 매일 잔액을 유지하면 연 1.6%의 금리를 받는다.

 

케이뱅크의 듀얼 K 입출금통장은 '남길 금액'을 설정하고, 한 달 동안 유지하면 1.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사진 = 케이뱅크

 

금액은 최소 100만원부터 최대 10억 원까지 100만원 단위로 고객이 매월 지정할 수 있고, 모바일로 가입하면 우대금리 0.1%포인트를 더해 최대 연 1.7%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거래 실적에 따라 추가 금리를 주는 ‘씨티 자산관리 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씨티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해야 하며, 예금·펀드 등 은행 이용실적에 따라 연 0.9%~1.4%의 금리를 제공한다. 신규가입인 경우 연 1.5%의 우대금리를 받는다. 

 

인터넷은행도 파킹통장에 눈독 

 

인터넷전문은행도 파킹통장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양 사 모두 파킹통장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듀얼 K 입출금통장’은 최대 1.5%의 금리를 제공한다. 통장 잔액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남길 금액’을 설정하고, 한 달 동안 유지해야 해당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남길 금액은 최대 1억 원까지 설정할 수 있고, 남길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입출금이 자유롭다. 

 

카카오뱅크는 수시입출금 통장에 별도 자금을 보관할 수 있는 '세이프박스'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수시입출금 통장에 별도 자금을 보관할 수 있는 ‘세이프박스’ 기능을 두고 있다. 세이프박스는 유지기간 등의 조건 없이 최대 1000만 원까지 보관할 수 있고, 연 1.2%의 금리를 준다. 

 

카카오뱅크의 입출금 통장 일반 잔고는 연 0.1%의 금리가 적용되지만, 입출금 통장 잔고 중 일부를 계좌 속 금고인 ‘세이프박스’에 하루 이상 넣어두면 연 1.2%의 금리를 제공받는다. 세이프박스에 넣어둔 돈은 현금 인출, 계좌 이체가 되지 않지만 나머지 금액은 자유롭게 입출금 거래가 가능하다.

 

잠깐이라도 고금리 상품에 목돈 보관… 파킹통장 상품 출시 계속될 듯

 

이처럼 많은 은행에서 고금리 수시입출금 통장인 ‘파킹통장’ 상품을 내놨지만, 아직 파킹통장이라 할 만한 상품을 출시하지 않은 은행들도 있다. 하지만 추세에 따라 이 은행들도 조만간 파킹통장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파킹통장 상품은 보유하고 있는 시중 은행들의 로고. 사진 = 각 사 

 

한 은행 관계자는 “사실 은행권에서는 파킹통장으로 분류를 해서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 변동기이기 때문에 잠깐이라도 비교적 고금리인 통장에 목돈을 넣어뒀다가 자유롭게 빼길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가 늘고 있어서 파킹통장이라 할 만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라며 “잠깐 넣어뒀다가 더 높은 금리의 상품이 출시되면 자유롭게 옮겨가고자 하는 고객들을 겨냥한 해당 상품 출시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현재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클 뿐만 아니라, 내년 성장률 역시 낮기 때문에 사업자들의 경우 큰 액수의 돈을 잠시라도 더 높은 금리의 상품에 넣으려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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