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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 증권가 긍정 전망에도 ‘비상경영’ 선포한 이유

5년 간 1조 원 누적 적자… 2019년 ‘턴어라운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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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22호 김수식⁄ 2019.01.04 11:17:23

대림산업, 플랜트 모듈 설치 완료. 사진 = 연합뉴스

올해 도시정비 사업에서 수주 1위를 차지하고서도 플랜트 부문의 누적된 손실로 인해 예년보다 부진한 실적을 보인 대림산업이 2019년에도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플랜트사업본부는 수년 간 실적이 악화돼 사실상 도산 상황이라며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플랜트사업본부의 미래가 그다지 어둡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지난해 약 1조 8000억 원 규모의 신규 수주가 늘어나 올해 먹거리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이다. 과연 대림산업 플랜트 사업부는 2019년에 ‘미운 오리새끼’ 신세를 벗어날 수 있을까?

 

임헌재 플랜트사업본부장 “사실상 도산 상황”

 

지난 12월 28일 임헌재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장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발표한 비상경영 선언문은 업계에 많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임 본부장은 선언문에서 “우리 본부는 지금까지 회사와 그룹의 도움을 받아 연명했다”며 “이미 도산 지경으로 더 이상 손실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 본부는 앞으로 사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준비가 될 때까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또 “저를 비롯한 임원진들의 잘못한 의사결정과 관행으로 작금의 상황이 발생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생존을 위해 모든 임직원들의 노력과 동참은 필수적이다. 앞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당면한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날 임헌재 본부장을 포함한 본부 임원 15명 전원은 사직서를 냈다. 아직 사표가 수리되진 않았지만 만약 회사에 남더라도 임금의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임직원들도 3년간 임금이 동결되고 당분간 승진·진급이 진행되지 않을 예정이다.

 

대림산업 CI. 사진 = 대림산업

조직개편도 단행된다. 2019년 1월 1일부터 플랜트사업본부는 설계와 공사 조직이 합쳐지고 사업수행과 관리기능 중심으로 통폐합된다.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무실을 현재 서울 종로구 D타워에서 지방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원하는 사람에 한해 희망퇴직을 받을 계획이다.

 

토목과 건축, 플랜트 등 3개 사업부가 업계 최고의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대림산업에서 플랜트사업본부가 갑자기 휘청이게 된 까닭은 뭘까? 사실 플랜트사업본부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5년간 누적적자 1조 원 ‘미운 오리’ 된 플랜트사업

 

수년간 누적적자가 이어지며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 누적공사손실은 2016년 2419억 원, 2017년 6380억 원에 달하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1조 원 이상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플랜트사업본부는 임원 축소와 급여 반납, 전문직 축소, 명예정년, 타 본부·관계사 인력이동, 무급휴직 등 다양한 자구노력을 추진해 왔지만, 결국 2018년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박상신 대림산업 대표. 사진 = 대림산업

플랜트부문의 매출비중도 2016년 23.7%, 2017년 19.8%, 2018년 3분기 말 12.0%로 계속 감소했다. 2018년 예상 매출액은 1조 2000억 원 규모로 전년 2조 4894억 원 대비 5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1766억 원, 122억 원 발생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73억 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고 보기엔 역부족이다.

 

하지만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의 미래가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올 한해 플랜트 신규 수주가 늘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증권분석가들, “2019년부터 탄탄대로”

 

대림산업의 지난해 플랜트 신규수주는 3분기 누적 4283억 원을 기록했다. 예년에 비해 다소 부진했던 건 사실이지만 4분기부터는 분위기 전환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10월 대림산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1조 원 규모의 뉴 암모니아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이 컸다.

 

당시 대림산업 관계자는 “대림산업은 중동 최대의 발주시장인 사우디에서 얀부 수출용 정유공장 등 다수의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있다. 다양한 실적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추가 발주가 예상되는 사우디 플랜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림산업이 사우디 마덴 암모니아 플랜트 수주 1조 원을 포함해 약 1조 4000억 원 신규수주가 예상되면서, 이 분위기에 힘입어 지난해 플랜트 신규수주가 1조 8000억 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봤다.

 

대림산업의 임헌재 본부장(사진 왼쪽)과 마덴의 대런 데이비스 사장이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 = 대림산업

나아가 올해는 2조 5000억 원 이상 수주가 예상돼 2020년 플랜트부문 영업이익을 500억 원 이상 끌어올리면 실적 턴어라운드를 가속화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올해 플랜트 관련 25개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할 예정으로 특히 석유화학, 가스부문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국내 정유 및 화학사들의 발주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최대 수혜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러시아 등 비 중동 국가에서의 수주도 기대되고 있다”며 “올해 플랜트 신규수주는 2조 5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되면 2020년 플랜트 부문 영업이익이 500억 원 이상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올해 플랜트 수주는 3조 4000억 원을 예측한다”며 “특히 수주전이 치열한 중동 발주물량을 감안하지 않은 비교적 가시성 높은 프로젝트로만 2조 6000억 원 규모”라고 전망했다. 이어 “추가로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발전까지 더해지면 내년 수주는 당초 기대 이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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