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민화 속의 길상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이돈아 작가의 초대 개인전 ‘행화만발(幸花滿發) - 포츈 플라워즈(Fortune Flowers)’가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서울대학교치과병원 내 갤러리 치유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시간과 공간’을 화두로 회화 뿐 아니라 미디어 작업까지 영역을 넓혀 온 작가의 스무 번째 개인전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 작품과 함께 라이트 캔버스에 그린 미디어 작품, 판화 등 2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에서 보듯이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을 그린 ‘영화’(榮華-Time and Space), 청아함과 고결함을 상징하며 귀한 자손을 기원하는 연꽃을 그린 ‘로터스’(LOTUS-Time and Space) 등 행운을 가져다주는 화사한 꽃들이 병원 복도에 마련된 갤러리 치유를 장식한다.
작가는 “행운과 행복,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꽃 그림을 보면서 우울한 마음을 훌훌 털고 2019년 한해 내내 무탈과 건강을 기원하고, 행운을 가득 담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3·1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2019년의 첫 전시라는 의미를 살려 가로 4.5m, 세로 1.8m의 대작 ‘영원(永遠)’을 출품한다. 푸른 하늘색 바탕에 흰 구름과 무궁화 꽃들이 화사하게 배치된 작품이 전시장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다.
작가는 “무궁화는 영원함, 섬세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우리의 나라꽃으로 늘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준다”며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등 어려운 시기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애국지사들의 고결한 정신을 기리는 의미에서 무궁화 작품을 출품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전통 민화와 길상화의 이미지를 시간과 공간, 존재에 대한 관심으로 새롭게 재해석한다. 부귀영화와 행운, 행복을 상징하는 꽃과 나비 등의 요소들을 기하학적 도형과 조합해 현대적이고 세련된 색상으로 화면에 배치하는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했다. 회화 뿐 아니라 렌티큘러, 영상, 미디어 파사드 등 다양한 미디어 작업으로 변환시키면서 현대미술과 전통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다양한 매체 실험을 계속해 온 작가는 갤러리현대에서 지난해 7월 4일~8월 19일 열린 ‘민화, 현대를 만나다: 조선시대 꽃그림’전에 현대작가로 참여해 움직이는 화조도가 투영된 8폭 병풍을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LED 기술을 기반으로 한 라이트캔버스를 회화작품에 응용한 작업을 시도했다.
작가의 회화 작품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소망하고 실현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회화에 사용된 요소들을 이용해 만들어진 영상 작품은 회화 작품 이상으로 다채롭게 구성돼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보여주며 전시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한다. 차분하지만 하나의 주제를 향해 힘 있게 진행되는 그의 매체 작품에서는 희망찬 미래를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선 회화 회에 영상 작품, 라이트캔버스 작품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