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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도 익숙한 하나의 방을 구성한 김상훈·한정현·박진희

소피스 갤러리서 3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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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9.02.13 15:39:02

김상훈·한정현·박진희 작가의 작품이 설치된 전시장.(사진=소피스 갤러리)

전시장에 들어서자 보이는 다양한 의자와 오브제들. 이 모든 것이 모인 풍경은 하나의 방 같아 인상적이다.

소피스 갤러리가 2월 13일~3월 9일 독특하고 세련된 감각의 아트 퍼니쳐로 주목 받아온 김상훈과 한정현, 그리고 레고 블록과 직물을 이용한 뜨개질로 벽에 걸린 회화와 유사한 형태의 오브제를 만들어내는 박진희의 그룹전 ‘낯선 익숙함(Unfamiliar Familiarity)’을 연다. 이번 전시는 낯설어 보이는 광경이지만 알고 보면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매체를 사용한 작품들을 통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전한다.

 

김상훈, ‘오토맨(Ottoman)’. 플렉시블 폼, 155 x 115 x 75(h)cm(소파 2개), 75 x 90 x 40(h)cm(테이블). 2018.(사진=소피스 갤러리)

소피스 갤러리 측은 “동시대의 미술과 디자인에서 미술은 일상으로, 디자인은 기능성을 수반하는 시각적 오브제로 교차하면서 멀고도 가까운 사이로 이합집산하는 경향을 이어 왔다”며 “이번 전시는 연관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봤던 장르간의 경계와 벽도 허물어져가는 동시대의 맥락에서 세 작가의 작품들을 살핀다. 디자인과 미술 그리고 회화와 오브제의 경계를 넘나드는 오브제로서 자리하며 독창적인 질감을 드러내는 장면이 전시장에 구현된다”고 밝혔다.

김상훈의 작품은 마치 페인팅을 캔버스 밖으로 옮겨놓은 듯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것처럼 보여 거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알고 보면 메모리폼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것으로, 시각적 특성과는 상이한 촉각성을 지닌다.

 

한정현, ‘코쿤 트위스트(Cocoon Twist)’. 소나무, 145 x 65.5 x 35(h)cm. 2018.(사진=소피스 갤러리)

작품의 표면은 추상표현주의에서의 물감을 흩뿌리는 드리핑(dripping) 기법이나 색면처럼 자유롭고 우연의 효과를 추구하지만, 그 결과물은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가구로 나타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를 통해 전형성에서 탈피함과 동시에 가구의 실용성이라는 본질과 예술성을 모두 확보한다.

한정현의 작품은 가구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인 나무로 주로 만들어진다. 그는 가구 본연의 촉각성과 물성 그리고 기능을 유지함과 동시에 재료의 특성을 바탕으로 비틀림, 꺾임, 끼워 맞춤 등의 기법을 다양하게 사용한다. 이를 통해 단순함 속에 입체적이며 역동적인 요소를 불어넣는다.

 

박진희, ‘내면의 파편 시리즈(Inner Fragment Series) - 인비지블 타임(Invisible Time)’. 나무에 레고 블록, 손바느질 패브릭, 133 x 123cm. 2015.(사진=소피스 갤러리)

누에고치를 모티브로 한 커피 테이블이나 유려한 곡선으로 이어지는 기다란 벤치에서는 대칭과 비대칭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직선과 곡선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유희하지만 그 안에서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는 조형언어가 관찰된다. 또한 상판이 삼각형으로 중첩되는 작품인 ‘트라이드 & 비욘드(Triad & Beyond)’는 박선기의 모빌 조각과 컬래버레이션한 작업으로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박진희의 작품은 보통 나무 등의 재료로만 구성되는 액자 틀을 레고 블록을 사용해 반복적으로 층위를 만들어 나감으로써 작품의 일부분으로 기능하게 한다. 동시에 물감이 묻은 캔버스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레이스, 직물 등으로 뜨개질하여 단단한 액자 틀과는 대조적인 텍스처를 가지면서 상반된 질감의 재료를 통해 오브제와 회화 간의 경계를 환기시킨다.

 

한정현, ‘트라이드 & 비욘드(Triad & Beyond)’. 호두나무, 330 x 175 x 72(h)cm. 2017.(사진=소피스 갤러리)

또한 대비되는 재료들을 사용함으로써 작가가 내면에 가진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 촘촘히 짜인 직물 속에 보일 듯 말듯 새겨진 텍스트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면의 파편’을 관람객에게 암시해주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소피스 갤러리 측은 “이번 전시에서는 낯설지만 익숙해서 관람자에게 새로운 시각-촉각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세 작가의 작품을 한데 선보인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가구 혹은 평면 오브제로 단순히 분류될 수 있지만, 그런 전형성을 탈피하려는 다양한 시도와 장르 구분을 극복해내는 결과물을 마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낯섦과 익숙함 사이의 균형을 조율해 나가는 흥미로운 지점을 조명하고, 디자인과 예술의 차이점과 경계에 대한 거대 담론에서의 접근보다는 재료와 형태에서 나오는 위트 있고 자유로운 표현을 만끽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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