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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갤러리, ‘소소상점’을 통해 오늘날의 ‘분리불안’을 다루다

강준석·김예슬·문승연·배우리·손우정·신대준·장수지·정진갑 작가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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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9.03.05 12:06:48

문승연, ‘인바이트 오브 더 문 래빗(Invite of the moon rabbit)’. 캔버스에 아크릴릭, 45 x 45cm. 2018.(사진=엘갤러리)

삼청동 엘갤러리가 ‘소소상점: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전을 3월 14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소소한 소격동의 상점’이라는 전시 타이틀로 엘갤러리가 매년 선보일 전시 브랜드이기도 하다.

전시는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주제로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소주제로 ‘분리불안’을 뒀다. 분리불안은 유아기의 아기가 엄마와의 분리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뜻한다. 이번 전시는 그 의미를 확장해 타인과 자아. 또는 어떤 대상과 분리될 때 긍정적일 수도 혹은 부정적일 수 도 있는 복합적인 감정들의 이야기들을 각 작가의 소품으로 연결한다.

강준석 작가는 일상과 환상의 경계선에서 머무는 감정을 표현한다. 그의 선들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일상 풍경, 소소한 해프닝을 마주하게 된다. 개인의 일상과 신체를 소외시키는 자본주의적 시간, 도시 생활에서 탈피하고 싶어 한 작가는 제주도로 이주해 바다와 숲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며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예슬 작가는 자신의 자화상을 통해 여성이 가진 본질적인 두려움을 표현한다. 인물 중심의 구도에는 열등감, 피해의식, 사랑, 모성, 행복 등 여성으로 살아가며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들이 담겼다. 모던한 색감으로 인물을 묘사하면서 섬세한 감정선을 놓치지 않는다.

문승연 작가는 현대인의 삶에서 무심하게 흘러가는 시간의 의미를 동화 속에서 나온 듯한 초 상화들로 표현한다. 부드럽고 모호한 배경 속에 있는 사랑스런 소녀의 모습을 통해 불안정한 기억, 행복했던 기억마저 무너져 버리는 상처들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에 질문을 던진다. 작품에서 주요 모티브로 등장하는 찻잔은 위로받고 싶은 자신의 삶에 따스한 온기를 더해주는 작가의 상징성을 부여한다.

 

신대준, ‘귀를 기울이며’. 캔버스에 아크릴릭, 72.7 x 53cm. 2016.(사진=엘갤러리)

배우리 작가는 자신으로부터 출발하는 섬세한 감정선을 포착한다. 그는 “인간의 불완전한 내면은 내게 영감이 된다”며 “때때로 불안에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 이유를 찾기보다는 불편한 얼굴을 들여다본다.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는 존재하기에 불안하고, 불안을 느끼기에 존재한다. 그저 불안해하고, 그것을 느끼면 된다”고 작업을 설명한다.

손우정 작가는 꿈속을 통해서라도 이루고 싶은 감정을 따라간다. 그는 “꿈을 꿔라” “상상을 하라” “자유로워져라”가 작업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한다. 그리고 어릴 적 현실보다 더 리얼한 꿈을 꾸고 혼자 재미있는 상상을 하며 웃던 아이가 이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초월한 자유로운 상상의 공간을 화면 속에 아름답게 구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대준 작가는 빨간 코끼리를 소재로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이야기를 자신만의 느낌으로 화폭에 담아낸다. 숲에서 바람의 노래를 듣는 순수한 모습의 소년 그리고 소년의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동반자인 코끼리의 모습은 평온을 느끼게 해준다. 빨간 코끼리는 어린 시절 작가를 묵묵히 바라보며 지켜주던 아버지의 존재를 형상화한 존재이자 동시에 현재 시점에서는 아이의 아빠가 된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장수지 작가의 작품엔 큰 눈망울을 가진 소녀가 등장한다. 무언가 응시하는 듯한 소녀의 눈엔 불안과 기대가 뒤섞였다. 작가는 소녀를 통해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경계인으로서의 불안과 소외,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를 이야기한다. 제목 또한 아직 완전한 한 여자가 아닌 아직 미성숙한 여자라는 의미로 ‘소, 녀’로 지었다. 최근 들어 작가의 작품엔 미래에 대한 불안의 그림자 대신 희망과 기대감이 묻어난다.

정진갑 작가의 인체 형상 작업은 인간 내면 깊숙이 내재된 폭력성과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 인간본능을 시각적 모티브로 삼는다. 그의 작업은 물리적 폭력부터 대중매체의 시각적 폭력까지 다양한 양상의 폭력을 다룬다. 작가는 인간의 방어적 성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공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가 형상화한 인체는 무방비상태로 노출된 사회적 약자의 트라우마를 시각화하는 동시에 현대에 이르러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사회적 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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