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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랜드의 작가들 “오지라퍼의 간섭은 노! 나는 나답게 산다”

사비나미술관, ‘가장 나다운 것’ 주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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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9.03.19 11:49:38

황영자, ‘인터뷰’. 캔버스에 아크릴릭, 120 x 105cm. 2012.(사진=사비나미술관)

지난해 11월 서울 은평구에서 재개관한 사비나미술관은 올해 첫 전시로 ‘나나랜드: 나답게 산다’(이하 나나랜드)전을 7월 7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가장 나다운 것’을 발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의 의식 변화와 사회 현상을 탐구하는 자리로,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소비트렌드분석센터와의 협력으로 진행된다.

사비나미술관 측은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와 센터 연구진의 공저로 지난 10월 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19’는 올해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나나랜드’를 꼽았다”며 “나나랜드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영화 ‘라라랜드’에서 차용한 제목이다. 나나랜드의 사람들(나나랜더)에게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 기준보다 중요한 것은 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고,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바로 ‘나’의 기준이라고 믿는다”고 전시명을 설명했다.

 

구혜영(통쫘), ‘작명쇼’. 싱글채널비디오, 설치, 퍼포먼스. 2019.(사진=사비나미술관)

전시는 사비나미술관의 슬로건인 ‘새롭게 하라, 놀라게 하라!’를 전시 콘셉트에 반영한다. 고재욱, 구혜영(통쫘), 다발 킴, 김미루, 김승현, 김준, 김화현, 노세환, 박영숙, 쁘레카(신재은+최진연), 신형섭, 안지산, 유화수+이지양, 윤정미, 이순종, 이원우, 조영주, 천경우, 황영자, 안띠 라이티넨(Antti Laitinen), 엠마 핵(Emma Hack) 등 작가 21명/팀이 참여해 회화, 사진, 설치, 영상, 조각 등 작품 64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크게 4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인 ‘나를 찾는 여행’에서는 나다움을 찾는 여정에서 스스로의 자화상을 직접 그려가는 김미루, 신형섭, 이원우, 조영주, 천경우, 황영자의 작품을 소개한다. 김미루의 ‘사헬, 말리, 사하라’ ‘더 캐멀즈 웨이’ 시리즈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작가의 모습이 보이고, 황영자의 ‘인터뷰’에서는 다음 생이 있다면 레이디 가가 같은 가수로 태어나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이 엿보인다.

두 번째 섹션 ‘고정관념을 뛰어 넘어 나를 찾다: 나는 나’에는 구혜영(통쫘), 다발 킴, 노세환, 박영숙, 이순종이 참여해 기존 고정관념을 흔들고 질문을 던지며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발견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구혜영의 ‘작명쇼’는 평생 사용하지만 정작 자신의 의지가 결여된 채 보호자로 인해 부여된 이름을 로또기계로 추첨하는 퍼포먼스다. 기존 속담이나 경구 등을 비틀거나 차용하는 작업을 해온 노세환은 이번 전시에서 ‘균형’과 ‘관계’를 키워드로 한 모빌 작품을 소개한다.

 

쁘레카(BBREKA 신재은+최진연), ‘1인가구 사진관’. 2016~.(사진=사비나미술관)

고재욱, 김승현, 쁘레카(신재은+최진연), 안지산, 안띠 라이티넨의 작품은 세 번째 섹션 ‘혼자일 때 진짜 내가 돼: 1인 체제’에서 볼 수 있다. 1인 가구와 혼술과 혼밥을 즐기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만의 작업실에서 작업을 계속 이어가는 예술가들이 혼자, 스스로 주체적 삶을 지향하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작업을 소개한다. 고재욱은 1인용 동전 노래방 형식의 설치 작업을 보여주고, 쁘레카의 ‘1인가구 사진관’은 자의 또는 타의로 1인가구를 꾸리게 된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자신만의 가족을 선택해 살아가는 모습을 포착한다.

마지막 섹션 ‘기준 따위 필요 없어: 젠더 뉴트럴과 바디 포지티브’에는 김준, 유화수+이지양, 윤정미, 엠마 핵의 작품이 설치됐다.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고 차용하고, 공유하는 ‘젠더 뉴트럴’, 그리고 외적 평가 기준을 버리고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긍정하는 ‘바디 포지티브’ 움직임을 보여주는 작업들이다. 사진과 회화, 남과 여의 경계를 허물어온 김준은 본 전시에서 젠더 뉴트럴에 주목한 신작을 소개한다. 윤정미는 핑크빛, 파란빛 가득한 공간을 나란히 배치하며 젠더의 경계를 지워가는 젠더 뉴트럴한 공간 ‘핑크 & 블루 프로젝트’를 전시 공간에 옮겨 놓는다.

 

윤정미, ‘핑크 스페이스, 블루 스페이스’. 가변 설치. 2019.(사진=사비나미술관)

그리고 나나라운지가 전시의 일부로 기능한다. 이 공간은 전시를 구성하고 있는 소주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이와 관련된 이슈들을 도서, 기사, 영상, 학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느껴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곳에서 기존의 편견과 관습을 초월해 ‘나’만의 기준으로 ‘나답게’ 살아가고 있는 나나랜더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사비나미술관 측은 “나나랜드에 입성한 관객은 참여형 퍼포먼스 및 프로젝트 작업에 직접 개입하고, 나나랜드가 제시하는 주제와 키워드를 체험하는 공간 ‘나나라운지’를 거치며 나나랜더가 되어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나나랜드의 주제와 연관되는 소장품 상설전으로 조던 매터의 사진전 ‘매직컬 모먼트: 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들’이 함께 진행된다. 조던 매터는 트램펄린이나 와이어, 안전장치 없이 도약하는 무용수의 정직한 신체의 움직임을 순간 포착하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2013년 아시아에서의 첫 전시였던 사비나미술관의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에 이어 이번 특별전에는 ‘나나랜드’전 주제와 연계된 작품을 선정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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