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은 국제 융·복합 주제전 ‘불온한 데이터’를 7월 2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3, 4전시실에서 연다.
국내·외 작가 10팀(명)의 작품 14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빅데이터, 블록체인, AI 등 데이터 기반의 작품을 통해 공공재로서의 데이터가 예술에 창의적으로 활용되는 다양한 방식을 보여준다.
전시명 ‘불온한 데이터’는 데이터가 중립적 속성이 아님을 지칭하며, 데이터가 갖는 공동체의 경제적·윤리적 측면에 주목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개인의 일상부터 국가 단위 조직까지 ‘데이터화’돼 관리되고 활용되는 오늘날, 데이터는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 패러다임까지 움직이는 수준에 이르렀다. 디지털 환경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첨단기술 발전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갖게 한다”며 “참여 작가들은 디지털 기술의 미적 특징을 탐구하고 디지털 환경의 허점과 통제 불가능한 틈새를 발견해 예술적으로 재해석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디지털 메커니즘의 민주주의와 반봉건주의 ▲동시대 예술가가 데이터를 활용하는 법 ▲디지털 메커니즘을 활용한 새로운 제안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첫 번째 주제에서는 포렌식 아키텍처, 수퍼플렉스, 자크 블라스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이들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 및 체계화해 글로벌 기업과 정부에 의한 정보 독점이 초래한 반민주주의적 사건으로부터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회복하고자 시도한다.
두 번째 주제에서는 레이첼 아라가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작품에 반영해 성별과 기술, 권력 구조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차오 페이는 자율주행로봇인 로봇청소기를 소재로 디지털 시대에 급변하는 사회의 모순을 재치 있게 조명한다. 크리스 쉔은 360개의 소형 로봇 공을 통해 데이터의 수집과 소멸을 우주의 물리적 현상에 비유한다.
세 번째 주제에서 사이먼 데니와 하름 판 덴 도르펠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창조의 영역과 자유의 한계 그리고 기술이 지닌 미래적 가능성을 실험한다. 김실비는 신작 영상에서 금융, 신용, 영성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신기술이 삶의 조건을 변형시키는 단계마다 발현되는 본연의 가치를 조명한다. 김웅현은 한 사건을 임의로 선택하고 거기서 파생되는 데이터 링크를 엮어 창작한 종말 이후 소설을 주제로 한 영상을 선보인다.
전시와 연계해 참여 작가들이 국내 미술 이론가들과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도 마련된다. 첫 번째로 3월 22일 하름 판 덴 도르펠, 레이첼 아라와 신보슬 큐레이터의 대담이 열렸고, 두 번째로 3월 23일 야콥 펭거(수퍼플렉스)가 이택광 경희대 교수와 대담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3월 29일 김실비와 문혜진 비평가의 대담이 진행된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