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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다케다 vs 대웅·유한, ‘활성비타민 흡수율’ 대전?

‘푸르설티아민·벤포티아민’ 흡수율 논란, 엇갈린 임상 결과로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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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6호 이동근⁄ 2019.04.30 17:11:36

때 아닌 활성비타민 흡수율 논란이 벌어질 분위기다. 대표적인 비타민B 활성화 성분인 ‘푸르설티아민’과 ‘벤포티아민’ 중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지를 두고 엇갈린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사실 이 논란은 꽤 오래전부터 벌어졌는데, 임상 결과에 따라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최근 한 약사의 유튜브 영상으로 인해 논란이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이에 제약업계 관계자의 조언을 빌어 논란이 벌어진 이유와 학계의 입장 등을 정리해 보았다.

‘피로회복’에 어떤 성분이 더 좋다고?

최근 유명 약사 유튜버는 비타민B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푸르설티아민과 벤포티아민 중 한 쪽이 우수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이 영상은 이후 삭제 됐지만, 70만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비타민B는 흔히 알려진 ‘피로회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성분이다. 이 성분은 몸이 당이나 단백질, 지방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 때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 성분이 부족하면 몸은 에너지가 부족하게 되고, 피곤해진다. 또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세로토닌 부족, 스트레스 해소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비타민B군은 수용성이라서 체네에 많이 흡수되지 않고 상당량이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따라서 아무리 고용량을 투여해도 몸에서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체내에 오래 머물도록 하기 위한 연구 결과 다양한 변형 티아민류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티아민은 비타민B1을 뜻하는데, 여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지용성을 띠게 한 것이 바로 변형 티아민이다. 이같은 티아민류를 제약업계에서는 ‘활성형 비타민’이라는 이름으로 홍보해 대중에 널리 알렸으며, 보건의료계에서는 아예 주사로 바로 혈관에 공급해 주는 것이 주로 피로회복용으로 처방되는 소위 ‘마늘주사’로 활용하고 있다.

변형 티아민이 약물로 개발된 성분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푸르설티아민’과 ‘벤포티아민’이다. 푸르설티아민은 일동제약의 ‘아로나민’ 시리즈와 다케다제약의 ‘액티넘’에서 주로 사용하고, 벤포티아민은 대웅제약의 ‘임펙타민’, 유한양행의 ‘메가트루·삐콤씨 액티브’에서 주성분으로 사용한다.

‘푸르설티아민’이 주성분으로 사용된 비타민제의 대표격인 일동제약 아로나민 시리즈.

 

유한양행은 ‘삐콤씨 액티브’를 발매하면서 “벤포티아민을 사용해 일반 티아민에 비해 흡수율이 8배 높다”고 홍보한 바 있다.
벤포티아민을 사용한 대웅제약 ‘임팩타민’과 푸르설티아민을 사용한 다케다제약 ‘액티넘’. 

아로나민·액티넘 vs 임펙타민·삐콤씨

문제는 이 두 종류의 활성 비타민(변형 티아민) 중 과연 어떤 종류가 더 체내 흡수율이 높아 더 좋은 효과를 내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벤포티아민을 사용한 제품을 시판중인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이 ‘8배 흡수율’을 내세워 홍보하면서 가열되는 분위기다.

참고로 과거 유한양행은 ‘삐콤씨 액티브’를 발매하면서 보도자료와 광고 등을 통해 “활성비타민인 벤포티아민을 사용하여 기존 일반 티아민에 비해 흡수율이 8배 높다”고 홍보했으며, 대웅제약도 ‘임팩타민’을 홍보하며 ‘벤포티아민의 8배 흡수율’을 홍보해왔다.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의 주장은 1998년 독일에서 발표된 논문 ‘Comparative bioavailability of various thiamine derivatives after oral administration’(A.Greb & R.Bitsch)을 근거로 한다. 이 논문은 7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푸르설티아민, 벤포티아민, 일반 티아민을 비교해 벤포티아민이 푸르설티아민이나 일반 티아민에 비해 고농도로 흡수된다고 밝힌 바 있다.

 

1998년 독일에서 발표된 논문 ‘Comparative bioavailability of various thiamine derivatives after oral administration’(A.Greb & R.Bitsch)의 비교 결과. 위로 부터 벤포티아민, 푸르설티아민, 일반 티아민의 흡수 농도. 벤포티아민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논문과 상반된 결론을 낸 논문도 있다. 1992년 비타민 전문 학술지 ‘Vitamins’는 푸르설티아민과 벤포티아민, 또 다른 티아민유도체인 BTDS, 그리고 일반 티아민을 비교 연구한 3편의 일본 연구결과 논문이 실렸는데, 이때는 푸르설티아민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논문에서는 복용 후 적혈구 분포를 분석한 결과 오히려 푸르설티아민의 분포도가 벤포티아민보다 약 2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적혈구 내 티아민 농도를 분석한 결과 티아민으로의 전환 농도가 푸르설티아민이 벤포티아민에 비해 약 2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푸르설티아민(TTFD)과 벤포티아민(BTMP), 티아민유도체인 BTDS, 일반 티아민(B1-HCI)을 비교 연구한 일본의 논문(Vitamins, 1992 66(1):35-42.) 중 일부. 푸르설티아민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6년의 시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독일 임상에서는 벤포티아민이, 일본 임상에서는 푸르설티아민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임상 결과 어떤 걸 믿어야 할까 “인종 차이 살펴야”

이같은 임상 결과의 차이는 어떤 실험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인종의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 학계의 전반적인 시선이다.

실제로 독일에서 발표된 논문에서 연구팀은 “벤포티아민이 조효소 형태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한 1992년 연구와 상반되는 결과가 본 연구에서 밝혀졌다”며 “장내 흡수 특성의 유전적인 차이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유럽인과 일본인의 비교 연구가 앞으로 시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같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두 성분을 비교하는 임상실험이 이뤄진 바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임상병리과에서 지난 2013년 24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푸르설티아민 함유 복합제와 벤포티아민 함유 복합제를 복용한 후 생체이용율을 비교한 것이다.

이 실험에서는 임상결과 혈장 내 이행에 대한 혈중약물최고농도와 혈중농도 그래프상의 점유면적 비교 시 두 성분은 전반적으로 비슷했다. 다만 혈구 내 이행에 대한 혈중약물최고농도와 혈중농도 그래프상의 점유면적은 푸르설티아민이 벤포티아민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임상병리과에서 지난 2013년 24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푸르설티아민 함유 복합제와 벤포티아민 함유 복합제를 복용한 후 생체이용율을 비교한 결과.푸르설티아민이 다소 우수하다고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위 국내 임상 결과는 푸르설티아민이 다소 우수하다고 해석될 여지를 남겼지만, 아직 학계에서는 어떤 활성비타민이 더 우수하다고는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독일, 한국의 실험이 각각 6명, 7명, 24명으로 피험자의 규모가 적다는 것도 종종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보다 다양한 요건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어떤 활성비타민이 더 우수하다고는 확신할 수 없다. 복용자의 상태와 필요에 따라 내 몸에 맞는 비타민이 모두 다를 수 있다는 것. 복용자의 영양상태, 연령과 성별, 증상, 함께 복용하는 약, 그리고 경제력 등을 모두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어떤 원료의 비타민B1을 사용했는가의 비교보다는 함께 함유되어 있는 다양한 성분과 함량도 검토해서 필요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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