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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를 닮아가는 인간의 서늘함

탈영역우정국, 노진아 작가 개인전 ‘표면의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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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9.05.09 14:09:17

노진아, ‘나의 기계 엄마 (Mater Ex Machina)’. 단채널컬러영상, 3분 7초. 2019.(사진=탈영역우정국)

탈영역우정국이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거대한 로봇가이아’로 알려진 노진아 작가의 개인전 ‘표면의 확장(InterFacial-ExTexion)’을 5월 18일까지 연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관객의 표정을 배워나가는 ‘나의 기계 엄마’와, 그 기계 엄마의 피부를 제거해 로봇의 형상이 그대로 드러난 채 기계음으로 딸에 대한 애정 어린 인터뷰를 한 영상 작품이 신작으로 공개된다. ‘나의 기계 엄마’를 비롯해 인터랙티브 조각, 오브제, 설치 작품 등 총 7점이 전시된다. 지난해 백남준 아트센터와 김해 클레이아크미술관에서 전시됐던 ‘진화하는 신 가이아’도 설치돼 관람객들이 직접 거대 로봇과의 대화를 경험해 볼 수 있다.

 

노진아, ‘진화하는 신 가이아(An Evolving GAIA)’. 레진, 나무, 인터렉티브 시스템 등, 가변설치. 2017.(사진=탈영역우정국)

또한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트랜스코디드 쉘(Transcoded Shell)’은 실제 얼굴들을 3D 스캐너로 디지타이즈(아날로그 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바꾸는 과정)했다. 또한 각 인물의 실제 목소리를 녹음해 정보화, 코드화한 것들을 조작하기도, 원본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해 다시 3D 프린터로 물질화시켰다. 이렇게 생산된 다양한 얼굴들이 관객과 상호작용하며 우리 생활에서의 정보, 원본, 복제, 조작, 재생산의 진실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김재희 철학자는 전시 서문을 통해 “노진아의 작품들은 인간의 형상을 한 기계와 기계의 형상을 한 인간을 중첩시키면서 인간과 기계의 공진화가 맞닥뜨리게 될 어떤 진실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인공지능과 인공감정을 가지고 인간의 말을 하는 기계들은 단지 인간이 될 기계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기계가 되고 있는 인간인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으스스한 낯섦(uncanny)을 느끼게 해준다”고 밝혔다.

 

노진아, ‘나의 양철남편(My Hus Tinman)’. 레진, 초음파센서, 마이크로컨트롤러보드, 모터 등의 혼합재료, 200 x 120 x 130cm. 2014.(사진=탈영역우정국)

그는 이어 “인간의 질문에 코드화된 소리로 무의미하게 대답하는 기계들의 말은 과연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따라하는데 그치는 것인가, 아니면 그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데까지 진화하고 있는 것인가? 실존적 삶의 외로움과 우리가 주고받는 따뜻한 위로 역시 자극과 반응의 인과적 결정에 따른 기계적 작동의 효과와 같은 것은 아닌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또한 “간을 닮아가는 기계들로부터 기계를 닮아가는 인간을 발견할 때 인간과 기계 사이의 경계 해체와 접촉면의 새로운 표면화가 서늘한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전시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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