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우리는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빡빡하게 조여 오는 감시망 속에서 진정으로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코리아나미술관이 ‘보안이 강화되었습니다’전을 7월 6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조지 오웰의 ‘빅 브라더’와 같은 고전적 논의를 넘어,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마주하는 새로운 ‘감시’의 조건과 환경, 그 가운데 부상하고 있는 이슈들(정체성, 신체의 데이터화, 프라이버시 등)을 다루는 사진, 영상, 설치 작품들에 주목한다.
20세기 감시 시스템과 감시 활동의 성장은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이르러 안면인식 기술과 같은 생체 인식 기술에 대한 급격한 관심, 유비쿼터스 환경과 같은 새로운 기술 환경과 결합해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드론, 블랙박스와 같은 새로운 기술적 매체는 인간의 시각을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시각성을 만들어낸다.
한편으로 우리는 감시의 대상이 되는 수많은 이미지, 데이터의 흔적들을 자발적으로 남기며 감시에 참여한다. 오늘날의 감시는 웹사이트에서 우리가 클릭한 것, 스마트 폰을 이용해 주고받은 메세지나 사진 등에 의해서도 가능해진다.
전시는 이런 일상의 촘촘한 감시의 그물 안에서 작동하고 있는 가상의 믿음과 신뢰, 그 이면의 이슈들, 감시 장치를 통해 생성, 유통되는 이미지의 시각성 등을 탐색한다. 전시에는 국내외 작가 9인/팀(쉬빙, 제인 & 루이스 윌슨, 아담 브룸버그 & 올리버 차나린, 한경우, 신정균, 에반 로스, 이은희, 이팀, 언메이크랩)이 참여한다. 전시 도슨트 투어는 전시 기간 중 평일 오후 3~5시, 토요일 오전 11시, 오후 3시·5시에 진행된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강연과 아티스트 토크 및 워크숍도 마련된다. 5월 18일 오후 2시 조선령 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 교수의 강연, 5월 29일 오후 7시 서지은의 진행 아래 신정균, 이은희 작가가 참여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된다. 이어 6월 8일 오후 3시엔 언메이크랩의 진행으로 아티스트 워크숍 ‘해피니스 센터로 오세요’가 열리고, 6월 15일 오후 5시 ‘잠자리의 눈’ 스크리닝 시간이 마련된다. 마지막으로 6월 26일 오후 7시 서지은의 진행으로 전시 관련 토크 시간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