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영국 팝아트를 대표하는 팝 아티스트, 새로운 접근의 포토 콜라주를 시도한 사진가, 일러스트레이터, 판화가, 무대 미술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미술 평론가 마틴 게이퍼드가 10여 년에 걸쳐 데이비드 호크니와 만나 대화한 내용을 기록했다.
호크니는 자신이 바라본 시각으로 세계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인간들이 그것을 어떻게 재현하는지에 대해 묻고 답한다. 전통적인 풍경화부터 아이폰 드로잉까지, 오페라 무대 디자인부터 9대의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 작업까지. 호기심과 실험정신으로 다양한 매체와 예술 영역을 넘나들고 있지만 “호크니가 평생 몰두한 문제는 ‘사람과 그림’에 관한 것이었고, 그는 언제나 그림이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준다고 믿었다”고 책은 이야기한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게이퍼드와 호크니가 나누는 대화 속에는 시각적인 것이 제공하는 즐거움, 그리고 예술과 창조력의 본질에 관해 호크니가 평생 끈질기게 진지하게 사색한 결과물들이 녹아 있다. 컨스터블, 반 고흐, 페르메이르, 카라바조, 모네, 피카소와 같은 많은 미술사의 거장들에 대한 이야기, 그가 머물렀던 캘리포니아와 요크셔의 대조적인 풍경에 관한 이야기, 그와 교류한 앙리 카르티에, 빌리 와일더 같은 재능 있는 예술가들의 이야기 등 예술사 전반을 넘나들며 등장하는 다양한 대화의 소재도 만날 수 있다.
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 2만 5000원 / 디자인하우스 펴냄 / 2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