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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반드시 남자? 고정관념 뒤흔드는 공연 ‘묵적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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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9.06.13 11:34:58

‘묵적지수’ 포스터.(사진=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 남산예술센터는 올해 시즌 프로그램 세 번째 작품으로 달과아이 극단과 공동 제작한 ‘묵적지수’(작 서민준/연출 이래은)를 6월 26일~7월 7일 공연한다.

제8회 벽산희곡상 수상작인 ‘묵적지수’는 ‘진짜 전쟁을 막기 위한 가짜 전쟁’을 다룬 작품이다. 초나라 혜왕 50년(기원전 439년), 춘추전국시대 사상가 묵자(본명: 묵적)가 초나라의 침략을 막기 위해 초혜왕과 모의전을 벌였다는 고사가 바탕이다. 모의전쟁에는 규칙이 있다. 실제 전쟁과 같되 한 사람도 목숨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 작품은 2500년 전, 강대국에 맞서 전쟁을 막아내려는 의지를 다진 묵인들을 조명해 ‘우리 시대에 마땅히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묵적지수’는 전쟁 서사를 담았지만 몇몇 영웅을 부각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등장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린다. 사회적 약자도 주체적으로 변화와 혁명을 주도할 수 있다고 인식한 묵가의 사상과도 맞닿는다. 2019년 현재의 한국 사회 안에서 기존 질서에 저항하며 폭력을 밝혀내고 있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 개개인의 가치와 연대의 의미를 되돌아보려는 의도다.

또한 전쟁 서사가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관념을 깨고 성별에 관계없이 배역을 정하는 젠더 프리 캐스팅(Gender Free Casting)을 진행했다. ‘왕은 반드시 남자일 것’이라는 고정된 이분법적 성별 규범에서 벗어난다. 관객의 입장도 다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휠체어 리프트 이용이 필요 없는 무대장치 반입구를 모든 관객의 객석 출입구로 사용한다. 공연은 360도의 모든 각도에서 다양한 시선을 둘 수 있는 원형 무대를 사용해 배우들은 원형의 무대를 중심으로 사방에 배치된 객석을 넘나들며 공연을 펼친다.

‘묵적지수’ 희곡을 쓴 서민준 작가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극작을 전공 중이며 2015년 신작희곡 페스티벌을 통해 등단했다. 2018년 두산아트랩에서는 ‘종이인간’을 공연했다. 작품의 연출은 ‘서른, 엄마’(2009), ‘날개, 돋다’(2015), ‘고등어’(2016), ‘녹색광선’(2018) 등 청소년과 여성, 소수자에 대한 작품을 통해 섬세한 감각을 선보여온 이래은 연출가가 맡았다. 배우 경지은, 민대식, 박훈규, 성수연, 오지나, 이미라, 임원옥, 최희진, 하지은 등이 공연에 출연한다.

부대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6월 30일 공연 종료 후에는 여성주의 연구 활동가로 활동하는 권김현영과 함께 연출가, 출연 배우들이 ‘한국 사회의 이분법적인 젠더규범과 젠더 스펙트럼 확장’을 주제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7월 6일 공연 종료 후에는 서민준 작가와 함께 ‘묵적지수’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7월 7일 오후 12시에는 남산예술센터의 역사와 무대 뒤를 엿볼 수 있는 ‘극장 투어’를 마련했다. 6월 30일과 막을 내리는 7월 7일 공연은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해설과 수어(수화)통역,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이 제공되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로 진행된다.

한편 ‘묵적지수’는 공연 개막 하루 전인 6월 25일 네이버TV 라이브중계를 통해 리허설이 선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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