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만년 3위 LG유플러스, 시장 지각 변동 일으킬까

고착화된 ‘5:3:2’ 구도 깨지나 … 5G ‘약진’ … CJ헬로 인수 ‘주목’

  •  

cnbnews 제645호 이동근⁄ 2019.07.21 09:33:43

SK텔레콤, KT에 이어 이동통신업계 만년 3위로 인지되던 LG유플러스가 순위 변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물론 어떤 업체든 ‘목표’는 높게 잡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최근 LG유플러스의 움직임은 그냥 넘기기엔 심상치 않다. 5G 상용화 이후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물론, CJ헬로 인수에 적극적인 의사를 밝히면서 기존 1, 2위 통신사와 적지 않은 충돌까지 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유플러스의 ‘약진’이 무모한 도전인지, 자신감의 발로인지 CNB저널에서 살펴보았다.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은 17일 오전 용산사옥에서 열린 2분기 사내 성과 공유회에서 미디어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고 5G에서 일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제공 = LG유플러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17일 용산사옥에서 열린 2분기 사내 성과 공유회에서 “5G 네트워크 및 상품, 서비스의 차별화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미디어 플랫폼 사업을 강화해 5G에서 일등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언뜻 자신감의 표현 같지만 하 부회장이 이어서 공개한 수치를 보면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

그는 이날 “5G 상용화 100일 5G 점유율 29%를 달성해 기존 보다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밝혔으며, LG유플러스 측은 번호이동 시장 신규 가입자 점유율 역시 약 31%(MVNO 제외)를 차지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오랜 기간 고착화된 이동통신시장 5:3:2 점유율 구도는 5G에서 4:3:3으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유플러스 측의 주장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어 보인다.

이같은 성과를 위해 LG유플러스가 홍보비를 무리하게 집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어쩃든 가입자 증가가 있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LG유플러스의 현재 행보가 덩치를 키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실제로 이학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존의 LTE 시장에서 경쟁우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5G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비용이 예상보다 높게 지출됐다”면서도 “높은 비용 지출에 상응하는 가입자 증가가 있었던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5G 가입자 유치 마케팅 효과로 인해서 총 판매는 전분기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이고 가입자 순증도 전분기 27만명을 상회한 3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 세계 1위인 넷플릭스와 제휴하고 있다는 점 등은 강점으로 꼽힌다.

 

김영민 KT 네트워크전략담당 상무는 6월26일 백프리핑에서 “속도에 관련해 공정하게 이야기하려면, 더 많은 고객이 사용하는 갤럭시S10을 이용한 5G속도 비교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치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LG유플러스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비토했다. 사진 = CNB저널 DB


다만 적극적인 마케팅에 대해 SK텔레콤·KT는 강한 반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LG유플러스가 ‘5G 속도 1등’이라며 공격적인 비교 광고에 들어가자 SK텔레콤과 KT는 6월26일 각각 ‘5G 속도 관련 백브리핑’과 ‘5GX 네트워크 관련 스터디’를 열고 기자들을 초청한 뒤 LG유플러스를 비난했다.

LG유플러스는 앞서 ‘비교불가 한판 붙자!: 5G 속도측정 서울 1등’ 포스터를 대리점에 배포했고, 지난달 속도 측정 앱인 ‘벤치비’로 체감 속도를 측정한 결과 서울 지역에서 이통3사 중 자사의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SK텔레콤 측은 “전국망이 깔리지 않은 과도기적인 상태에서 의미없는 주장”이라며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박했고, KT 측은 벤치비 측정 결과는 움직이는 상태에서 측정한 것과는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한 적극적인 반박은 경쟁이 치열한 이통 업계에사도 드문 일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 추진 중인 CJ헬로 인수까지 이뤄진다면 정말로 이동통신시장의 점유율 구도가 바뀔 수도 있다.

CJ헬로는 CJ그룹 계열 대형 종합유선방송 송출사업자(MSO)로 동종업계 점유율 1위 업체이자 알뜰폰 시장 1위 업체이기도 하다. 현재는 CJ ENM의 자회사로 CJ그룹 계열사이지만 지난 2월14일 LG유플러스가 인수를 발표한 뒤 3월15일 인가 심사를 신청했다.

2월14일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8000억 원에 LG유플러스가 CJ ENM에게서 지분 50%에 1주를 더해 매입하는 방식이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대기 중이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월17일 CJ오쇼핑에게서 CJ헬로 주식을 인수한다는 발표가 나온 뒤 당시에는 양측 모두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LG유플러스는 나중인 2018년 3월 인수를 검토 했었다고 인정했으며, 약 1년 뒤인 다시 CJ헬로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만큼 충분한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CJ헬로가 운영하는 헬로모바일까지 인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헬로모바일은 2012년 1월2일 시작한 알뜰폰 사업자인데, 현재 알뜰폰 업계의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어 LG유플러스가 성공적으로 이 회사까지 인수한다면 전체 이동통신 업계에서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꽤 오를 수 있다.

참고로 업계에서는 헬로모바일이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와 결합할 경우 가입자 수 120만명, LTE 가입자 93만명에 달하는 압도적 1위 알뜰폰 사업자가 된다고 보고 있다. 알뜰폰 업계의 존망을 쥐고 흔들 수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시 헬로모바일을 분리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통시장의 경쟁이 제한돼 결국 알뜰폰 업계가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과 KT의 이같은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앞선 2016년 7월 CJ헬로를 인수하려 했던 SK텔레콤에 대해 공정위는 “CJ헬로비전(현 CJ헬로)이 이동통신 3사의 계열사가 되는 경우 이통사 계열 알뜰폰는 치열한 경쟁보다는 알뜰폰 시장 현상 유지 내지 축소 방향으로 협조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수를 불허한 바 있기 때문이다.

2016년 1월 당시 LG유플러스 CEO(최고경영자)였던 권영수 LG 부회장도 “이통3사를 견제해 온 유일한 기업인 CJ헬로가 없어지면 경쟁이 심각하게 제한될 수 있다”며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를 반대했었다.

하지만 LG유플러스 측은 “2017년 8월부터 번호이동시장에서 CJ헬로의 순감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지금은 공정위의 판단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의 적극적인 마케팅은 비용부담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최소한 5G 체계에서는 가입자 수를 늘리는데 공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5월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PlayX4 행사 중 운영된 LG유플러스 부스. LG유플러스는 PlayX4의 메인 스폰서다. 사진 = CNB저널 DB


한편 미래에셋대우은 LG유플러스의 올해 2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액 3조 1190억원, 영업이익 1542억원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27% 줄어든 것이다.

이동통신 가입회선 점유율(5월말 기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은 SK텔레콤 47.4%, KT 29.6%, LG유플러스 23.0%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5G만 보면 SK텔레콤이 약 40%, KT 약 31%, LG텔레콤 29%정도로 점유율 수치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