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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기업] PART 1. 스티키몬스터랩과 스누피가 석촌호수에서 만난 사연은?

달 착륙 50주년, 스누피 탄생 70주년 기념 공공미술 프로젝트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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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7호 김금영⁄ 2019.10.25 11:43:59

잠실 석촌호수에서 진행된 ‘루나 프로젝트’ 현장. 사진 = 김금영 기자

잠실 석촌호수 위 새초롬하게 웅크리고 앉은 16미터 높이의 거대한 대형 풍선 캐릭터들. 이 무리에 익숙한 스누피 캐릭터도 함께 보인다. 러버덕, 슈퍼문, 컴패니언에 이은 석촌호수의 새로운 스타다.

롯데문화재단과 롯데월드타워, 송파구청이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에서 아티스트 그룹 스티키몬스터랩과 함께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루나 프로젝트’를 10월 3~27일 진행한다. 루나 프로젝트는 반세기 전 달 착륙이라는 인류의 꿈이 이뤄진 순간을 기념하면서 스누피와 스티키몬스터랩의 초대형 우주 캐릭터 7개가 지구에 여행을 왔다는 세계관을 지녔다.

 

‘루나 프로젝트’를 구경 중인 사람들. 롯데문화재단과 롯데월드타워, 송파구청이 송파구 잠실 석촌호수에서 아티스트 그룹 스티키몬스터랩과 함께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루나 프로젝트’를 10월 3~27일 진행한다. 사진 = 김금영 기자

롯데그룹이 2014년 러버덕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꾸준히 석촌호수에서 진행해 온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문화예술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에 온기를 전하겠다는 목적을 지녔다. 석촌호수를 거쳐 간 작품들 모두 각각의 스토리가 있었다. 약 500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러버덕은 네덜란드 출신의 공공미술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손길로 만들어졌다. 그는 어린 시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힐링 프로젝트로서 러버덕을 선보였다.

2016년엔 미국 출신의 공공미술 작가 프렌즈위드유가 하늘의 달이 지상으로 내려왔다는 콘셉트의 ‘슈퍼문’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2017년엔 다시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참여해 노란 고무오리였던 러버덕이 아름다운 백조가 돼 가족을 꾸려 돌아왔다는 스토리의 ‘스위트 스완’을 선보이며 러버덕의 세계관을 이어갔다.

 

잠실 석촌호수 인근 곳곳에 설치된 스티키몬스터랩의 캐릭터들. 사진 = 김금영 기자

지난해엔 미국 뉴욕 출신의 팝 아티스트 카우스가 그의 대표 캐릭터인 컴패니언을 활용해 ‘카우스: 홀리데이 코리아’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X자 눈 모양을 지닌 컴패니언 캐릭터가 석촌호수 위에 드러누운 모습이 대형 풍선으로 형상화됐다. 관련해 카우스는 “무념의 얼굴을 하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물 위를 유영하는 컴패니언을 통해 사람들이 진정한 의미의 휴식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기를 바랐다”고 작업 의도를 밝혔다.

작업 초창기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서브컬쳐를 기반으로 활동해 왔던 카우스가 대형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은 특별한 의미를 보여줬다. 과거 일부 마니아들의 분야로 여겨졌던 서브컬처를 기반으로 한 문화가 미술계 주류의 중심에 우뚝 선 현장.

 

약 500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던 러버덕 작품. 롯데그룹은 2014년 러버덕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꾸준히 석촌호수에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이번 ‘루나 프로젝트’의 중심을 이룬 스티키몬스터랩 또한 흥미롭다. 일단 2014년 러버덕 프로젝트 이후 처음으로 한국작가와 진행되는 석촌호수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다양한 창작 배경을 지닌 멤버들(강인애, 최림, 부창조)이 주축이 돼 설립한 디자인그룹 스티키몬스터랩은 특히 아트토이계의 스타로 알려졌다. 2014년 시작된 아트토이컬쳐에서 항상 인기 부스로 꼽혔고, 서울시립미술관, 롯데갤러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대만 송산문화창의공간, 홍콩 T.O.P 등에서 다수의 전시와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석촌호수에서 만난 캐릭터들

 

2016년 미국 출신의 공공미술 작가 프렌즈위드유가 하늘의 달이 지상으로 내려왔다는 콘셉트의 ‘슈퍼문’ 프로젝트를 잠실 석촌호수에서 선보였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스티키몬스터랩의 작업은 ‘현실의 문제들을 반영한 몬스터 세계의 일상’이라는 큰 테마 아래 현대인이 겪는 일상의 감정들을 표현한다. 힘든 일상에 지친 듯 소심하게 웅크린 포즈나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고 짓는 듯한 담담하고도 시크한 표정 모두 현대인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본래 스티키몬스터랩의 작업이 익숙했던 팬들에겐 이번 프로젝트가 반갑고, 익숙하지 않다 하더라도 캐릭터 자체가 귀여운 형태를 띠고 있어 친근감을 갖게 한다.

특히 이 캐릭터들이 루나 프로젝트를 통해 스누피와 만난 게 인상적이다. 이번 루나 프로젝트의 주요 테마는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석촌호수에 여행 온 우주 캐릭터들’이다. 스티키몬스터랩은 7개의 대형 풍선으로 구성된 우주 캐릭터들을 통해 50년 전 달로 떠난 아폴로 10호와 우주행성들의 모습을 작가 특유의 시선으로 재구성했다.

 

지난해 미국 뉴욕 출신의 팝 아티스트 카우스가 그의 대표 캐릭터인 컴패니언을 활용해 휴식을 콘셉트로 한 ‘카우스: 홀리데이 코리아’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사진 = 김금영 기자

한쪽 양말을 훌렁 벗어 던지고 호수 가운데 앉은 푸른색 지구몬과 보라색 빛을 뿜어내는 달 루나몬이 먼저 눈에 띈다. 이와 함께 아폴로 10호의 사령선과 달 착륙선을 상징하는 솔라몬과 스타몬이 지구몬을 둘러쌌다. 스누피와 노란 새 캐릭터인 우드스탁은 솔라몬 위에서 이들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석촌호수에 모여 즐겁게 노는 모양새가 이질감 없이 조화를 이룬다. 특히 스누피 캐릭터의 인지도로 인해 친근감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스누피는 달 착륙에 함께 한 주인공으로서 이번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등장했다.

로즈 노위키 ‘피너츠 월드와이드’ 부사장은 “스누피는 찰스 슐츠 작가에 의해 탄생한 4컷 연재만화 ‘피너츠’의 주인공이다. 스누피와 나사의 관계는 특별하다. 1968년 나사의 요청으로 나사와 협약을 체결했고, 스누피가 나사의 안전 마스코트로 활동했다”며 “당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비행사가 스누피의 팬이었고, 착륙선에 스누피라는 이름을 지었으며 이 착륙선이 달에 닿았다. 꿈을 위한 여정으로 1968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현재까지도 다양한 형태로 이어지며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나 프로젝트’엔 스누피 그리고 스티키몬스터랩의 우주 몬스터 캐릭터들이 함께 한다. 반세기 전 달 착륙이라는 인류의 꿈이 이뤄진 순간을 기념하면서 스누피와 스티키몬스터랩의 초대형 우주 캐릭터 7개가 지구에 여행을 왔다는 스토리를 지녔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전시를 기획한 구혜진 ‘롯데뮤지엄’ 수석 큐레이터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첨예하게 대립되던 냉전시기, 달 탐사 성공은 자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공표하는 승리의 상징이었다. 이 꿈의 첫 발걸음을 아폴로 10호의 사령선과 달 착륙선인 찰리 브라운(만화 ‘피너츠’의 주인공)과 스누피가 내딛었다”며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루나 프로젝트는 인류의 원대한 꿈을 위해 첫 발걸음을 내딛은 스누피를 통해 꿈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지구환경 보호에 대한 은유적 메시지를 함께 전한다. 지구몬 옆 스누피의 친구인 찰리 브라운의 옷을 입고 있는 물방울 캐릭터 찰리몬과 지구 토양을 지키는 지렁이 세이버(saver) 캐릭터가 함께 지구환경 보호를 외친다는 콘셉트다. 구혜진 큐레이터는 “스누피 작품은 롯데케미칼과 한국섬유연구원의 공동 연구로 탄생한 재활용 플라스틱 섬유로 제작돼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고 설명했다.

 

잠실 석촌호수에 설치된 스티키몬스터랩 아트 상품 부스. 사진 = 김금영 기자

선선한 가을 날씨와 이번 프로젝트의 시기가 맞아 떨어져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구경하기 위해 석촌호수에 몰려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낮에는 우주 몬스터들과 스누피가 석촌호수 위에서 유유자적하게 가을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해가 진 뒤에는 또 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작품에 불빛이 들어와 석촌호수를 달빛처럼 환하게 밝혔다. 석촌호수를 향하는 길목에는 가로등 아래 스티키몬스터랩 이미지가 비춰지도록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잠시 석촌호수로 내려온 또 다른 작지만 포근한 우주를 만난 느낌이었다.

 

‘루나 프로젝트’의 야경을 즐기는 사람들. 사진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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