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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기업] PART 2. “내가 바로 달에 간 첫 번째 비글, 스누피!”

‘투 더 문 위드 스누피’전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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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7호 김금영⁄ 2019.10.25 09:50:46

달 착륙 50주년, 스누피 탄생 70주년 기념 특별전 ‘투 더 문 위드 스누피(To the Moon with Snoopy)’전 입구. 사진 = 김금영 기자

달 착륙의 순간을 함께한 스누피와 함께한 스티키몬스터랩의 캐릭터들. 석촌호수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스누피를 매개로 롯데뮤지엄 전시까지 연결고리를 이어간다. 롯데뮤지엄은 달 착륙 50주년, 스누피 탄생 70주년 기념 특별전 ‘투 더 문 위드 스누피(To the Moon with Snoopy)’전을 내년 3월 1일까지 연다.

스누피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피너츠는 찰스 슐츠에 의해 탄생한 4컷 연재만화로, 찰리 브라운과 그의 반려견 스누피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그린다. 1950년부터 50년 동안 가장 많은 신문매체에 연재되며 기네스북에 오르는 등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이 피너츠가 1968년 나사의 요청으로 협약을 맺고, 만화 속 두 주인공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는 1969년 아폴로 10호의 사령선과 달 착륙선의 콜사인(call sign, 호출부호)이 됐다. 같은 해 출발한 아폴로 11호는 인간의 달 착륙을 실현했고, 스누피는 ‘달에 간 첫 번째 비글’이 됐다.

 

마치 우주선에 탄 듯한 느낌이 드는 전시장 초입. 사진 = 김금영 기자

이번 전시는 반세기 전 달 착륙의 순간을 함께한 스누피를 매개로, 인류의 원대한 꿈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스누피와 함께한 달 착륙의 역사와 더불어 현대미술을 이끌고 있는 한국 작가 19명의 신작 100여 점을 선보인다. 구혜진 롯데뮤지엄 큐레이터는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아트, 스트리트 아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스누피의 색다른 매력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 입구는 마치 1969년 달 탐사를 떠난 우주선에 탑승한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꾸며졌다. 이 공간에서는 왜 스누피가 나사의 마스코트가 됐는지에 대한 설명과 에피소드 등을 볼 수 있다. 우주 탐사와 관련된 스누피의 만화에서 “해냈어! 내가 바로 달에 도착한 최초의 비글이야!”라고 외치는 스누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제 우주 비행사들이 스누피의 인형을 만지며 미소 짓는 모습과 당시 달 탐사와 관련된 신문 뉴스 등도 함께 전시된다.

 

1968년부터 시작된 나사와 피너츠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들이 설치된 모습. 사진 = 김금영 기자

이어서 한국 작가 19명이 재해석한 피너츠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석촌호수 공공미술 프로젝트 작가이기도 한 스티키몬스터랩은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 등 피너츠의 캐릭터를 몬스터 우주의 소행성으로 구현해 전시 현장에 공중 부양된 형태로 설치했다. 달로 형상화된 찰리 브라운 머리 위 등을 맞대고 앉은 스누피와 달 착륙선 스타몬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권오상이 구현한 찰리 브라운 캐릭터는 동네 골목대장과도 같은 친근한 모습이다. 찰리 브라운을 선두에 세우고 자기 아들과 함께 줄을 선 모습을 사진 조각으로 표현했는데, 동심을 자극하며 현실과 만화를 결합시킨다. 김정기는 상상력을 동원해 달 착륙의 순간을 피너츠 캐릭터를 통해 보여준다. 우주 비행사가 달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을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이 지켜보는 모습을 마치 공상 과학만화를 연상케 하는 화면으로 표현했다.

 

“내가 바로 달에 간 첫 번째 비글”이라 외치는 스누피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정적인 회화와 조각 작업 가운데 생생한 소리가 울려펴지는 사일로랩의 작업은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아폴로 10호의 달 탐사 여정을 조명과 사운드로 표현했다. 달 모양의 매트릭스로 배치된 5706개의 LED는 미지의 여정에서 마주한 수많은 별과 우주의 모습을 표현하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뿜는다. 바닥엔 작은 스누피 모형이 설치돼 스누피가 우주를 여행하는 듯한 신비로운 모습을 연출했다. 사진작가 목정욱, 설치미술과 이원우, 미디어 작가 허재영으로 구성된 MLH가 선보이는 작업도 인상적이다. 커다란 거울이 방 안에서 회전하고 있는데, 여기에 영화나 광고 등 각종 매체에서 우주의 행성 이미지로 활용되는 아이슬란드의 모습과 스누피의 모습이 함께 어우러지며 펼쳐진다.

회화·조각·스트리트 아트·피규어·패션 영역 넘나드는 피너츠

 

스티키몬스터랩은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 등 피너츠의 캐릭터를 몬스터 우주의 소행성으로 구현해 전시 현장에 공중 부양된 형태로 설치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이밖에 ▲도베르만의 모습과 천진난만한 스누피의 얼굴을 결합해 인간 내면의 다양한 욕망과 감정을 보여주는 강강훈 ▲스누피 캐릭터와 단순한 도형들을 검은색의 굵은 선으로 표현한 그라플렉스 ▲SNS와 구글에서 ‘스누피’와 ‘우주’를 함께 검색한 이미지를 혼합해 재구성한 노상호 ▲와이어로 감싼 스누피 형상 조각을 이어 만든 박승모 ▲달 착륙과 스누피를 주제로 한 캔버스 작업과 입체 작업을 선보이는 샘바이펜의 작업도 볼 수 있다.

▲스누피가 처음 달에 착륙한 장면을 새롭게 각색해 만화로 구성한 신모래 ▲스누피 모자를 쓴 우주인의 모습을 표현한 옥승철 ▲과거와 현재의 역사적 현상들과 스누피를 중첩해 10m 길기 대작으로 제작한 이동기 ▲깨지고 버려진 도자기 파편들로 스누피 조각을 만든 이수경 ▲음악적 이미지를 보여주는 ‘훵케스트라 시리즈’와 스누피 캐릭터를 접목시킨 홍경택 ▲스크린 속 픽토그램으로 단순화된 스누피를 선보이는 홍승혜 등 작가 개개인의 개성을 담은 작품들도 전시된다.

 

권오상은 찰리 브라운을 선두에 세우고 자기 아들과 함께 줄을 선 모습을 사진 조각으로 표현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한국 스트리트 아트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정크하우스, 제이플롱, 매드빅터가 꾸리는 ‘스트리트 아트 앤 스누피’ 공간은 자유로운 느낌이다. 구혜진 큐레이터는 “작가들이 전시를 앞두고 전시장을 찾아 직접 벽에 그림을 그렸다”며 “거리 곳곳에서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창조한 작가들은 달로 떠난 스누피를 주제로 새로운 공간을 창조했다. 전시장 벽면을 따라 펼쳐진 우주 탐험의 이미지들은 자유와 도전이라는 스트리트 아트의 저항 정신과 결합된다. 앞선 작품들과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스누피 아트 피규어를 소개하는 공간을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아트 피규어는 환경 친화적인 목적 아래 자선 이벤트를 함께 진행한다. 구혜진 큐레이터는 “롯데첨단소재의 후원으로, 이번 아트 피규어는 플라스틱 대체 소재인 에버모인 ABS로 만들어졌다”며 “롯데뮤지엄은 월드비전과 함께 스누피 자선 이벤트를 진행한다. 작가들을 비롯해 필독, 하연수 등 스타들이 아트 피규어 제작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한국 현대미술가 19명이 참여해 피너츠 캐릭터를 각각의 개성을 살려 작업한 작품들이 설치된 모습. 사진 = 김금영 기자

국내 작가뿐 아니라 해외 작가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피너츠 글로벌 아티스트 콜렉티브’ 공간도 마련됐다. 찰스 슐츠의 캐릭터와 이야기들은 작가, 영화 제작자, 작곡가 등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줬는데, 그 중 현대미술가 7명이 피너츠 글로벌 아티스크 콜렉티브라는 이름 아래 활동해 왔다. 이 중 케니 샤프와 앙드레 사라이바의 작업이 소개된다.

전시의 마지막은 ‘스누피 런웨이’가 장식한다. 김진영&이수연, 박형준, 서형인, 윤춘호, 이무열, 이정우, 젠피젠피, 조은애, 최윤정, 케빈 킴, 한현민, SCS(STEREO VINYLS) 등 패션 디자이너들이 직접 제작한 스누피, 찰리 브라운, 루시의 의상들이 전시된다. 실제 런웨이를 방불케 하는 감각적인 조명과 음악이 공간을 채운다. 한복을 입은 스누피부터 우주복을 입은 스누피까지 스누피의 다양한 매력을 엿볼 수 있다.

구혜진 큐레이터는 “‘행복은 포근한 강아지’라는 찰스 슐츠의 말에서 알 수 있듯 피너츠 속에는 세상을 향한 따뜻한 희망이 담겼다. 우주 한가운데서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의 이름이 불린 것은 거대한 우주 속 한 사람으로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를 일깨운다”며 “현대미술과 패션으로 풀어낸 피너츠의 모습은 무한한 예술적 창조력을 바탕으로, 우리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감동의 순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누피 아트 피규어가 설치된 공간. 사진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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