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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베트남 진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노하우는?

주목 받기 전 진출 “한국산 품질 평가 괜찮아 … 문화·사회공헌도 공 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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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60호 이동근⁄ 2019.12.01 22:06:06

베트남이 최근 몇 년 사이 ‘가까운 나라’가 됐다. 문화적으로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이제 베트남은 빼놓을 수 없는 파트너로 꼽힌다. 과거에는 공산주의 국가인 데다, 2019년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약 2700불로 중국의 약 4분의 1에 불과했고, 한국의 1970년대 초반 국민소득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경제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나라였지만, 지금은 높은 성장성이 주목받아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 이후 투자 대체 지역으로 주목받아 호황을 맞고 있기도 하다. 현재 베트남은 한국의 3번째 수출국이며, 부품 및 중간재를 수입하고, 이를 조립 후 선진국에 수출하고 있어 한국의 경제 기여도는 높은 편이다. 특히 2017년 이후 삼성전자가 총 GDP 중 20%, 총 수출액 중 30%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최대 기업으로 꼽히고, 덩달아 베트남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회사가 바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다. 베트남이 주목받기 전인 15년 전부터 터를 닦아온 회사이기 때문이다.

 

유나이티드제약 베트남 공장. 이 공장은 베트남 내 64개 성 중에서 두 번째로 공업단지가 많은 빈증성에 위치해 있다. 사진 = 유나이티드제약


15년 전 현지 공장 설립, 3년 전부터 손익 분기 실현

이 회사는 1993년 12월 베트남에 첫 수출을 시작했으며, 1998년에 호치민에 지사를 설립했고, 종합비타민제 ‘홈타민’의 TV 광고 및 옥외 광고 등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2001년에는 현지법인인 Korea United Pharm. Int’I JSC를 설립했다. 15년 전인 2004년에는 유나이티드제약 베트남 공장을 설립했다.

최근 3년 전부터 손익분기를 실현하고 있어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제약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하다. 외국기업에 대한 직접 유통·마케팅이 불허된 특수시장임을 감안하면 주목할만한 성과다.

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베트남에 주목하고 나선 것은 현지의 인구가 80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시장이어서 무한한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는 데다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확보해 두면 가까운 장래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에 무관세로 의약품을 수출할 수도 있다는 이점을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홈타민’을 주력 의약품으로 키우기 위해 당시 베트남에서 유행했던 의학 드라마에 마케팅을 접목했다. 의료 현장을 그린 드라마에서 배우 장동건이 출연한 명장면들을 홈타민과 연결시켜 편집 제작한 광고를 6개월 동안 대대적으로 방송에 내보내 ‘홈타민’을 베트남 국민들의 뇌리 속에 각인시키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진출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베트남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현지에 한국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었던 장동건의 인기에 힘입어 ‘홈타민’이 자양강장제 부문 브랜드 인지도 1위에 올랐을 정도로 베트남 시장 공략은 적중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유나이티드제약은 대표 상품 중 하나인 ‘홈타민 진생’을 기반으로 50여개 현지 제품 등록과 생산을 진행 중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베트남 공장의 임직원들이 지난해 PIC/s GMP 인증을 획득한 것을 기념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에 따르면 사실 베트남 의약품 시장 진출은 예나 지금이나 쉬운 편은 아니다. 물론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졌지만, 가격 장벽을 뛰어넘기는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산의 품질은 제법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베트남에 공장을 보유한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PIC/s GMP 인증을 획득했으며, 최근에는 베트남 식약청으로부터 선진 GMP 승인을 받으면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2017년 한국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베트남 측의 5그룹 하향조정설이 불거진 바 있었으나, 한국이 지난해 3월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과 5월 식약처장의 베트남 방문 시 고위급 회담 진행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2그룹 유지를 요청함에 따라 올해 7월 한국 의약품 입찰 등급이 2그룹으로 최종 확정되면서 한숨을 돌리는 일도 있었다.

참고로 베트남 의약품 입찰 시장은 의약품을 1~5그룹으로 분류하는데, 하위 등급으로 분류되면 수출에 큰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또, 다른 아세안 국가에 수출하는 데도 자칫 손해를 감수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에 진출할 당시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인식은 품질 면에서 유럽, 미국 등에서 수입되는 고급품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더라도 인도,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권 국가들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에 비하면 상당히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게다가 가격은 고급 제품들의 3분의 1 정도, 저급한 아시아산 제품들과 비교하면 40% 정도 높은 가격이어서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과거에도 현재도 베트남 시장 진출이 그리 녹록치 만은 않다. 약가가 우리의 1/5 수준이다. 시장진입 장벽도 꽤 높다”고 밝혔다.

장학금부터 꾸준한 음악회 개최까지 … 현지인에 ‘가까이’

유나이티드제약이 주목 받는 이유는 단지 일찍 진출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이사장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이사)을 통해 장학금 지급과 의약품 지원 등 지역 사회 공헌활동과 함께 평소 음악회를 접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현지 병원의 환자들과 가족을 위한 음악회 등 문화·사회공헌 분야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음악회 등 문화 행사다. 지난해 1월에는 베트남 호치민 국립음악원에서 ‘제3회 유나이티드 가족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관계자들뿐 아니라 호치민 의대·약대·음악원, 똔득탕 약대, 빈즈엉 초·중·고등학교 관계자들까지 약 350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2013년부터 지속해오고 있는 ‘홈타민 장학금’ 수여식도 열렸다. 홈타민 장학금은 하노이 의대·약대생 30명, 호치민 의대·약대·음악원생 50명, 똔득탕 약대생 10명,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법인 공장이 있는 빈즈엉성의 빈즈엉 초·중·고등학교 학생 70여 명 등 총 160여 명에게 지급됐다.
 

지난해 말 열린 ‘제3회 유나이티드 가족 음악회’에서 현지 대학생 60명으로 구성된 ‘유나이티드 유스 합창단’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 합창단은 베트남의 클래식 문화 대중화와 음악 인재 육성을 위해 유나이티드문화재단과 호치민 국립음악원이 손을 잡고 창단했다. 사진 = 유나이티드제약
제3회 유나이티드 가족 음악회에서 공연을 즐기고 있는 관객들. 사진 = 유나이티드제약
음악회가 끝난 뒤에서는 ‘홈타민 장학금’ 수여식도 진행됐다. 이 장학금은 2013년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사진 =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지난 1월에는 호치민 항암병원과 호치민 가족병원에서 사랑 나눔 작은 음악회를 개최, 환자들과 가족, 병원 관계자 등 약 300여명이 관람에 참여하는 성황을 거두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유소년 합창단과 함께 소외계층과 장애아동 등을 위한 '해바라기 고아원' 후원, 지역 병원 세미나 등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활동은 베트남인들의 마음을 잡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유나이티드제약 베트남 지사에는 130여명의 현지 직원이 채용돼 근무하고 있다.

한편 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베트남 진출에 관심을 갖는 제약사들을 위한 조언으로 “국내 제약업계의 진출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는 직접투자 회사를 통한 한국제품의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 단순 라이센스가 아닌 베트남에서 먹힐 제품을 직접 출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현지인들과 같이 호흡하고 생활 속에 뿌리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초기부터 당장의 이득을 실현하는 데 초점을 두기보다 장학금 지급과 의약품 지원 등 지역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베트남 사람들에게 현지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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