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이야기로 온 동네를 들썩이게 만드는 이야기꾼 ‘에드워드 블룸’. 평생 모험을 즐겼던 허풍쟁이 아버지인 에드워드는 사실인지 믿기 어렵지만 아주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늘어놓는다. 아들 윌리엄은 도통 믿을 수 없는 아버지의 허풍이 진저리가 난다. 젊은 에드워드 블룸은 태어난 날부터 남다른 기운을 받고 태어났고, 남들보다 빨리 컸으며, 만능 스포츠맨이자 해결사였다. 마을에서 유명인사가 된 에드워드는 더 큰 세상을 만나기 위해 애슐랜드를 떠나 여행을 시작했고, 인어, 마녀, 거인 그리고 운명적 사랑 등 특별한 인연들을 만나며 영웅적인 모험과 로맨스를 경험했다.
하지만 아들 윌리엄에게는, 아버지가 세일즈맨으로 밖으로만 떠돌다가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집으로 돌아온 것처럼만 여겨진다. 어른이 된 윌리엄은 죽어가는 아버지 앞에서 이제껏 아버지와 한 번도 진정한 대화를 해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아버지가 누구였고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는가를 발견하려고 한다. 소설 ‘빅 피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작가들이 소재로 삼았던 ‘아버지를 찾는 여정’을 신선한 필치로 보여준다.
이 책은 2003년에 팀 버튼 감독에 의해 ‘빅 피쉬’라는 영화로 다시 태어났다. 또한 2013년에 공연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빅 피쉬’가 2019년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국내에서 초연되는데, 이 뮤지컬의 원작 소설 또한 ‘빅 피쉬’다. 팀 버튼 영화의 원작, 그리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원작인 소설 ‘빅 피쉬’는 그렇게 시대를 넘어 새로운 문화로 다시 태어나고 향유되고 있다.
대니얼 윌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1만 2000원 / 동아시아 펴냄 / 26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