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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목받는 최태원 ‘행복 경영’

정규직 증가율 1위 … 재벌 편견 허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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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60호 정의식 기자⁄ 2019.12.09 10:00:27

1월 8일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열린 SK ‘행복토크’에 참여한 최태원 SK 회장. 사진 = SK그룹

(CNB저널 = 정의식 기자) 지난 1년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하고, 직원 1인당 평균급여가 가장 높은 대기업집단이 SK그룹으로 드러나면서 오랫동안 ‘사회적 가치’와 ‘행복’을 강조해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방침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올해도 최 회장은 국내는 물론 중국, 스위스, 미국, 베트남 등을 누비며 사회적 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공유 인프라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 초 열린 SK그룹 2019 신년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회와 구성원이 함께 키워가는 행복’을 화두로 제시했다. 고객과 사회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추구해야 SK 구성원의 행복도 커질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는 ▲회사 내부의 제도 기준을 ‘관리’에서 ‘행복’으로 변경 ▲KPI(핵심성과지표)의 사회적 가치(SV) 비중을 50%까지 증대 ▲구성원의 개념을 고객, 주주, 사회 등으로 확대 ▲경제적 가치(EV) 창출에 최적화된 기존 시스템에 인사하기, 칭찬하기, 격려하기 등 작은 실천 더하기 등을 제시했다.

과연 연초의 다짐만큼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은 성과를 거뒀을까? 일단 SK 구성원들의 ‘행복지수’는 충분히 올라갔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년간 가장 많은 정규직 근로자를 늘렸고, 직원 1인당 평균급여도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정규직 늘리고, 급여 올리고

최근 대기업집단 전문 데이터서비스 인포빅스가 국내 34개 대기업집단(금융그룹 제외) 소속 상장사의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SK그룹 상장사의 정규직 직원은 3분기 말 기준 4만6819명으로 1년 전(4만3149명)보다 8.5%(3670명) 늘어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그룹 소속사별로는 SK하이닉스가 2328명(9.0%)으로 가장 많은 정규직을 늘렸고, SK텔레콤(524명, 증가율 11.4%), SK이노베이션(218명, 증가율 12.6%), SK(213명, 증가율 5.7%) 순이었다.

정규직 직원 증가율 2위는 6.9%를 기록한 농협그룹이었으며, 포스코그룹(6.0%), 현대백화점그룹(5.6%), 롯데그룹(4.7%), KCC그룹(3.7%), KT&G그룹(3.6%), 하림그룹(3.1%), LS그룹(2.1%), 삼성그룹(2.1%) 순으로 정규직 직원 증가율이 높았다.

증가율이 아닌 증가 인원수 기준으로도 SK그룹은 2번째로 정규직을 많이 늘린 대기업집단이었다. 증가 인원수 기준으로 3816명(증가율 2.1%)이 늘어 1위를 차지한 삼성그룹의 경우 정규직 직원 수가 현재 18만9091명으로 SK그룹보다 4배 이상 많다.

SK그룹은 올해 1~3분기에 직원에게 지급한 1인당 평균급여도 분석 대상 기업집단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7월 30일 사회적가치연구원 이전 개원식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 SK그룹

그룹 전체의 1인당 평균급여는 8715만원이었으며, 가장 평균급여가 높은 계열사는 9700만원의 SK이노베이션이었다. 이외에 SK하이닉스(9600만원), SK텔레콤(9500만원), SKC(8100만원) 등도 1~3분기에 직원당 평균 8000만원 이상을 받아 연간 기준 1억원 돌파가 확실시됐다.

SK그룹에 이어 S-Oil(8386만원), 삼성그룹(6337만원), 현대차그룹(6196만원), KT&G그룹(6130만원) 등이 평균급여가 비교적 많은 기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SK그룹이 정규직 고용을 늘리고 높은 급여수준을 유지한 건 최태원 회장이 평소 주창해온 ‘사회적 가치 경영’에 큰 영향을 받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SK그룹은 각 계열사가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관리하고 있는데, ‘고용’도 사회적 가치 창출 측정의 주요 지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이런 신념은 ‘상생’을 국정철학으로 삼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도 코드가 잘 맞아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안정 등을 통해 바닥에서부터 경제를 선순환 시키겠다는 ‘소득주도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너도 계열사도 사회적 가치 ‘올인’

그렇다면 그룹 외부와 함께 추진 중인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은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이 또한 고무적이다.

먼저, SK에너지는 지난해부터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구축하고, 택배사, 스타트업 등과 협력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등 ‘주유소 공유인프라 홈픽’을 추진 중이다. 올해는 ‘그린밸런스 2030’ 계획에 따라 SK주유소, LPG충전소, 내트럭하우스 등에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공급하기 시작했다. 기존 주유소와 LPG충전소 인프라에 태양광 전기 생산 시설과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행정안전부(장관 김부겸)과 손잡고 T맵과 유동인구, 미세먼지 등 통신 분야 빅데이터와 정부가 보유한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로 합의했으며, 3월에는 사회적기업 ‘코액터스’와 손잡고 청각장애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한 전용 티맵택시 앱을 출시했다.

지난 6월에는 SK텔레콤, SK C&C,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 11번가 등 ICT계열사들이 보유한 기술을 개방형 API 형태로 외부와 공유하는 ‘SK 오픈 API 포털’을 열고, 연내에 85종의 개방형 API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도 바쁘게 뛰고 있다. ‘사회적 가치 전도사’로 통하는 그는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 참여해 ‘기업가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주제로 한 세션을 개최했다. 이어 3월에는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 연사로 참석해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5월에는 ‘2019 상하이 포럼’에 참석한 데 이어,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국내 최초의 사회적 가치 축제 ‘소셜 밸류 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를 개최했다. 자신의 제안으로 열린 이 행사에서 최 회장은 재차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7월엔 베트남을 방문, 총리와 베트남 1·2위 민영그룹인 빈그룹·마산그룹 경영진을 만나 함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방법을 모색했다. 이외에도 8월엔 중국 충칭, 9월엔 미국 워싱턴 DC 등을 찾았으며, 지난 22일에는 중국 난징포럼에 참석해 머신러닝, AI 등 첨단기술을 사회적 가치 창출에 활용할 방법론을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SK는 지난 2017년 기업 목적으로 ‘이윤 창출’을 ‘사회적 가치 창출’로 교체하는 정관 변경을 단행했을 정도로 사회적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론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연말까지 주요 계열사들이 얼마나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또 그 결과를 어떻게 계량화할 수 있을지 여러모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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