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사임당 신씨,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조선시대의 인물이라는 것 외에는 언뜻 보기에 전혀 비슷한 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의 전통 회화인 화훼영모화를 그린 화가들이라는 점이다. 이 책은 그동안 화조화라 불려왔던 꽃, 새, 곤충, 풀, 동물을 담은 그림을 ‘화훼영모화’라는 큰 화목으로 재정의하고 고대부터 조선시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상황과 화법 등을 설명하고 대표 작가와 작품을 선별해 소개한다.
이 책의 저자인 전주교육대학교 장지성 교수는 동양화를 전공한 화가이지만, 옛 그림을 따라 그리는 임모(臨摸)를 하면서 한국 미술사를 공부하게 됐고, 그러면서 생긴 의문과 생각을 화훼영모화를 중심으로 정리했다고 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사임당 신씨, 겸재 경선, 김홍도 등 다양한 인물, 작품을 비롯해 전통 회화를 전공한 화가의 관점을 더해 미술사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이징, 최북, 신명연 등의 인물과 작품을 담아 비교하고 설명한다. 또 고대와 삼국시대의 화훼영모화의 흔적도 저자만의 관점으로 정리했다.
이 책에는 화훼영모화의 배경과 화법, 대표 화가와 작품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그림들이 국립중앙박물관, 간송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등 관련 기관의 협조를 받아 실린 한편 화훼영모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한국화가 한은경의 모사 작품도 함께 담겼다.
장지성 지음 / 3만 8000원 / 안그라픽스 펴냄 / 4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