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엔트리카 전성시대 ① 코로나19 무색한 흥행] 자존심 아반떼 vs 패기의 XM3

2000만원대에 첨단 편의사양 '꽉꽉'..."밀레니얼 세대 취향 저격해 '충성고객' 만들 것"

  •  

cnbnews 제675호 윤지원⁄ 2020.04.24 09:24:45

현대자동차 올 뉴 아반떼(위)와 르노삼성자동차 XM3의 홍보용 이미지. 밀레니얼 세대 고객을 상대로 하고 있는 느낌이 뚜렷하다. (사진 = 각 사)

올 뉴 아반떼, XM3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엔트리급 신차들이 각각 사전계약 1만 대 이상을 기록하는 등 연달아 흥행을 일궈내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된 국내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새 준중형 세단인 7세대 올 뉴 아반떼는 사전계약으로만 1만 6849대 판매를 기록하며 엔트리카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했다.

7세대 아반떼, 예약 첫날 1만 대 돌파

올 뉴 아반떼는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 58대라는 계약 대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6세대 아반떼의 첫날 기록인 1149대의 9배 가까운 수치여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4월 7일 국내 출시된 올 뉴 아반떼는 상반기 내 친환경 하이브리드와 고성능 N라인도 가세하며 높은 판매고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 뉴 아반떼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대표적인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7세대 모델이다. 가격대가 1500만~2300만 원대로 형성되어 소형 세단 및 SUV, 준중형 SUV, 경차 등과 함께 엔트리 시장(소비자가 인생 첫차로 구매하는 차급 시장)에서 경쟁한다.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이자 미주권역담당 호세 무뇨스 사장(가운데)을 비롯한 현대자동차 임직원들이 올 뉴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9일(영업일 기준) 동안의 사전계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객 중 20대와 30대 비중이 44%로 가장 높았으며 이는 지난해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구매한 2030세대 비중이 30%였던 것에 비해 무려 14%P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해당 데이터에 따르면 40~50대 구매층의 비중도 42%에 달하는 등 전 연령층에서 고른 선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대차는 올 뉴 아반떼의 국내 출시 당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 뉴 아반떼는 사회 초년생뿐만 아니라 트렌디한 젊은 감각을 가진 다양한 고객층을 만족시킬 차”라고 밝히며 주된 타겟 고객층이 2030 세대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세단보다 SUV를 선호하는 경향이 십여 년째 이어지는데, 국내 엔트리카 시장 역시 무게추가 SUV 쪽으로 기우는 추세가 뚜렷하다.
 

올 뉴 아반떼. (사진 = 현대자동차)


SUV에 밀리던 세단의 부흥 이끌까?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소형 및 준중형 세단(해치백 포함)의 판매량은 13만 6326대를 기록한 반면, SUV에서는 소형 SUV 판매량만 16만 9346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판매량을 봐도 엔트리카 시장 톱10에는 셀토스, 코나(하이브리드 포함), 티볼리, 니로, XM3 등 소형~준중형 SUV 모델들이 대거 진입해 있는 반면, 세단은 아반떼와 기아자동차 K3 외에는 전멸이다.

바꿔 말하면 엔트리 시장에서 소형 및 준중형 세단의 인기는 SUV와 반대로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는데, 이는 차량의 종류에서도 알 수 있다.

소형 세단인 액센트가 지난해 12월 단종된 후 현재 국내 엔트리카 시장에서 판매되는 국산 정통 세단은 현대차의 아반떼와 기아차의 K3, 그리고 르노삼성차의 전기차 SM3 Z.E가 전부다. 해치백 모델들은 유럽 수출이 호조를 유지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다.

반면 SUV는 소형 차급에만 베뉴, 셀토스 등 지난해 추가된 신차를 비롯해 트레일블레이저, 티볼리, 코나, 스토닉 등등 다수의 모델이 춘추전국시대를 보내고 있다.

엔트리급 세단 중에서는 그나마 50% 이상의 판매량을 아반떼가 책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엔트리급 세단이 전반적으로 부활하기 위해서는 아반떼의 선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올 뉴 아반떼의 높은 사전 판매량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쿠페형 SUV 실루엣으로 디자인된 르노삼성자동차 XM3. (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XM3, SUV지만 세단 매력까지 갖춰

한편, 엔트리급 SUV 시장에서는 지난 3월 출시된 르노삼성자동차의 XM3가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XM3는 출시 한달 만에 누적 계약대수 2만 대를 돌파했다. XM3는 2월 21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이후 12일 만에 사전 계약대수 5500대를 달성했으며, 이후 공식 출고일인 3월 9일 직전까지 누적 계약대수 8542대를 기록한 바 있다.

XM3는 르노삼성차가 무려 3년 만에 내놓은 신차이며, 국내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소형 SUV 차급에 지난 1년 사이 현대차 베뉴, 기아차 셀토스, 한국지엠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에 이어 네 번째 등장한 신차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4년 만에 최저 연간 매출을 기록하고, 내수 판매의 절반 가량을 QM6가 책임질 정도의 빈약한 라인업을 벗어나지 못하는, 창사 이래 가장 부진한 상황에서 XM3를 내놓았다.
 

XM3 실내 인테리어. (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차는 XM3를 단종시킨 준중형 세단 SM3를 대체할 모델이자 준중형 SUV와도 경쟁할 수 있는 덩치를 가진 소형 SUV로 소개하는 등, 여러 차급의 시장에 발을 걸치게 했다. SUV의 실용성을 갖춘 동시에 세단 못지않은 우아함을 어필할 수 있는 ‘쿠페형 SUV’로 디자인된 것도 그래서다. 워낙 라인업이 빈약한 상태이다 보니 하나의 신차를 내놓더라도 최대한 다양한 매력을 담아 더 폭넓은 고객층에 어필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XM3는 같은 차급의 최강자인 기아차 셀토스와 직접적으로 비교되는 동시에, 뒤이어 출시된 아반떼, K3 등 국내 대표 준중형 세단 모델들과와의 경쟁 구도에 관해서도 자주 언급됐다.

XM3은 결국 지난 3월 월간 판매량에서 같은 소형 SUV 가운데 1위를 차지한 셀토스(6035대)를 턱밑까지 따라붙는 5581대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어필했을 뿐 아니라, 뒤따라 출시된 올 뉴 아반떼와 2021년형 K3(4월 20일 출시)와의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또한, 르노삼성차가 올해 목표로 밝힌 판매량 4만 대 가운데 2만 대에 대한 계약을 완료하며 회사의 부활도 견인할 수 있게 됐다.
 

삼각형의 디자인 요소를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사용한 올 뉴 아반떼의 외관. (사진 = 현대자동차)


튀는 디자인-첨단 편의 사양으로 2030 취향 공략

이들 엔트리카 신차들의 흥행 요인을 분석해볼 때 드러나는 공통된 특징은 2030 고객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타일을 내세우는 동시에, 사회 초년생의 경제적 능력을 고려하여 가성비를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기존의 디자인 상식을 뒤집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전면에 내세웠고, 강력한 파워트레인을 과시하기보다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및 편의사양 등을 대거 적용하여 가격 대비, 차급 대비 뛰어난 상품성을 갖췄다.

올 뉴 아반떼는 지난 6세대 부분변경에서 ‘삼각떼’라는 비아냥 섞인 별명을 얻게 된 삼각형 디자인 요소를 오히려 더욱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입체적이고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XM3는 직선 위주, 박스형 실루엣을 특징으로 하는 SUV의 디자인을 벗어나서 BMW X6, 람보르기니 우르스 등등 글로벌 프리미엄 SUV들처럼 날렵한 곡선형 실루엣을 갖춘 쿠페형 SUV로 디자인됐다. 덕분에 XM3는 ‘국내 최초의 쿠페형 SUV’라는 평가를 들으며 차별화에 성공했고, 많은 젊은 고객층의 시선을 끌며 초반 흥행이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지난해 3월 열린 2019 서울모터쇼에서 XM3 인스파이어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올 뉴 아반떼의 스마트하고 실험적인 인테리어 디자인. (사진 = 현대자동차)


잘 잡은 ‘첫차' 고객, 브랜드 충성도 높아

또한, 올 뉴 아반떼는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두 개 사용하고, 준중형급 세단에서는 드물게 64개 컬러를 맘대로 조작할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를 적용했다, 또 무선충전패드, 열선 및 통풍시트, 스마트폰 앱으로 도어 조작, 시동 등을 콘트롤하는 디지털키 등등 젊은 고객층의 선호도가 높은 첨단 편의 사양을 대거 적용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와 제휴된 주유소, 주차장 등에서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간단히 결제하는 ‘현대 카페이’를 최초로 적용했으며, 음성으로 차량 공조장치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음성인식 비서 기능, 차에서 집안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카투홈’ 등 준중형급에서는 보기 드물던 스마트 편의사양도 장착했다. 이처럼 가격 대비 뛰어난 상품성 때문에 업계 일부에서는 쏘나타 고객층까지 상당수 흡수하며 흥행을 이어갈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XM3 역시 동급 경쟁 모델들 대비 150만 원 이상 저렴한 가격대에서도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 패들시프트, LED 퓨어비전 헤드램프, 각종 ADAS 기능 등의 사양을 폭넓게 적용해 가성비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특히, XM3는 동급 최초로 주차 조향 보조시스템(EPA)과 360도 주차 보조 시스템 등을 적용하기도 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은 고객들이 첫차로 인연을 맺은 브랜드를 잘 바꾸지 않는 특징이 뚜렷한 편”이라며 “특히 최근처럼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와 경쟁 심화의 환경에서 완성차 업체들은 밀레니얼 세대를 선점하기 위해 이들이 선호하는 스마트한 첨단 편의 사양을 기본화하고, 상위 트림에서나 선택할 수 있던 사양을 기본 트림까지 확대 운영하는 등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경향이 도드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