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마음이 가는 길’. 2020. 사진 = 두산갤러리

두산갤러리 서울이 최윤 작가의 개인전 ‘마음이 가는 길’을 5월 6~30일 연다.

작가는 지난해 두산레지던시 뉴욕 입주작가 공모에 선정돼 오는 7~12월 6개월간 두산레지던시 뉴욕에 입주할 예정이다. 그는 통속적 이미지와 그 이미지에 숨겨진 집단적 믿음의 상투성에 관심을 가졌다. 길거리나 공공장소, 대중문화 사이를 떠도는 평범하고 진부한 이미지들을 포착, 수집, 변종해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으로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 ‘마음이 가는 길’은 명상센터나 명언집 등에서 쉽게 접했을, 다소 상투적인 제목일 수 있다. 마음이 가는 길은 한결같고 순수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변덕스럽고 세속적인 경우도 많다. 작가는 상투적인 관념과 그 이면에서 생기는 아이러니한 감정과 생각을 쌓아 2017년 이후 진행해 온 작업들을 ‘게시(post, 揭示)’와 ‘갱신(update, 更新)’해 지금 여기로 다시 불러온다. 이를 통해 작가는 “복잡기괴한 난제들이 만든 너무나 한국다운 풍경에서 속된 마음이 가는 길은 어디인지 묻고 싶다”고 말한다.

최윤, ‘마음이 가는 길’. 인형, 구슬, 줄, 흡착 고무, SCY가 올린 사진, 시트에 프린트, 가변크기, 2020. 사진 = 두산갤러리

관람객은 사무실 칸막이를 사용해 공공건물처럼 꾸며진 전시장에서 지하철, 관공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의 다양한 게시물과 스티로폼, 라텍스, 에폭시 등의 파편이 모여 갱신된 ‘척추동물’ 조각을 보게 된다.

두산아트센터 측은 “작가가 전시장 안으로 불러들이는 이미지, 사물들, 영상과 사운드는 언젠가 보고 들었던 것들”이라며 “때때로 주요하게 작동하는 많은 것들은 눈에 잘 띄지 않거나, 거슬리는 소리, 덧없고 보기 싫은 미감을 가진 것들이 된다. 순수하면서도 변덕스러운 마음처럼, 작가는 진부함에 묻혀 있던 ‘한국다운 풍경’을 갱신하고 게시하면서 우리 사회가 바라보고 있거나 가고 있는 곳을 다시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한다”고 밝혔다.

한편 두산레지던시 뉴욕은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 한국 작가들에게 독립된 작업실과 아파트를 6개월 동안 제공한다. 입주작가에게는 두산갤러리 서울, 뉴욕에서 개인전, 입주 기간 중 참여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뉴욕 현지 미술 관계자와 관람객과의 교류를 통해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자세한 사항은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