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김재덕의 대표작 두 편 ‘시나위’와 ‘다크니스 품바’가 9월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열여섯의 나이에 무용을 시작한 김재덕은 발레, 한국무용,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을 배우다가 현대무용에 정착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중 자신만의 춤을 추고 싶어서 안무를 시작한 그는 싱가포르, 미국,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에서 안무가로 활동해 왔다. 2013년엔 남성으로만 구성된 현대무용단 ‘모던 테이블’을 창단했다.
안무가일 뿐 아니라 무용수와 뮤지션을 겸한 그는 ‘시나위’와 ‘다크니스 품바’의 음악을 모두 작사, 작곡했으며 ‘다크니스 품바’에서는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김재덕과 모던 테이블의 대표작인 ‘다크니스 품바’는 2006년 초연 이후로 지금까지 전 세계 22개국 38개 도시를 투어하고, 지난해엔 30회 장기공연을 펼쳤다.
‘다크니스 품바’는 각설이 타령에서 유래된 ‘품바’를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품바는 노래와 춤으로 식량을 구걸하며 떠돌던 사람을 이른다. 그들의 노래에는 생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와 계급사회로 인해 자신들이 받던 멸시나 학대에 대한 울분이 담겨 있곤 했다. ‘다크니스 품바’는 전통적인 품바 타령의 골격은 유지하되 현대적으로 편곡된 음악과 남성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동작으로 한(恨)의 정서를 현대인이 느끼는 사회적 불안감으로 바꿔놓는다.
‘시나위’는 2013년에 초연된 김재덕의 솔로 작품으로 의미를 알 수 없는 텍스트를 읊조리는 지베리쉬(Jibberish)와 즉흥 움직임, 음악이 함께 어우러진다. 시나위는 무속음악의 뿌리를 둔 즉흥 기악합주곡 양식의 음악을 지칭하는 용어로, 김재덕은 이 용어를 무용의 범위까지 확장시킨 무대를 선보인다.
미리 준비된 대본도, 안무도, 악보도 없는 이 작품에서 김재덕은 자유로우면서 폭발적인 움직임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러닝타임 15분 동안 언어, 표정, 움직임 등 자신의 신체로만 만들어 낼 수 있는 표현을 나열하고 융합하고 뒤섞는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지껄임은 곧 선율로 이어지고, 즉흥적인 표정과 움직임은 김재덕만의 춤사위로 연결된다. 공연은 LG아트센터에서 9월 17~18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