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갤러리는 작가 도날드 로버트슨의 작품을 조망하는 ‘러브, 도날드’전을 잠실 월드타워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9월 14일~11월 12일 연다. 국내 첫 개인전을 선보이는 그는 롯데백화점 비주얼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캐나다 출신의 패션 일러스트레이터인 그는 1984년, 막 론칭한 M·A·C을 첫 무대 삼아 마리끌레르, 코스모폴리탄으로 알려진 미국 기업 허스트 커뮤니케이션과 에스티로더를 거치며 이력을 쌓아 왔다. 특히 시대가 변했다는 아이들의 조언에 따라 2013년 자신의 드로잉 작품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팔로워 22만 명을 앞둔 작가로 성장했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스마트폰도 사용하지 않던 1962년생 작가가 SNS를 플랫폼으로 활용해 전 세계 권역에서 작업 의뢰를 받는 글로벌한 작가로 재탄생한 것은 한순간이었다.
이번 전시는 그의 대표작인 패션 드로잉 시리즈, 입술 시리즈와 더불어 올해의 이슈를 담은 마스크 등 최신작을 포함해 총 작품 60여 점을 선정했다. 춤을 추는 듯 율동감이 느껴지는 패셔너블한 인물상, 화면을 가득 채운 선명한 네온컬러는 그의 감각을 드러낸다.
작가는 형형색색의 개퍼 테이프를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거나 그 자체를 조형물처럼 활용한다. 자유롭고 생동감 있는 그의 작품 속에서 테이프는 더 이상 기성품이 아닌 독특하고 강렬한 붓 터치이자 울림으로 다가온다.
스스로를 그림 그리는 ‘엔터테이너이자 아이디어맨’이라 칭하는 그의 작품은 단순히 미의 탐미에서 그치지 않는다. 키치하면서도 익살스러운 화려한 이미지 이면에는 대중들에게 시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 퇴치를 위해 1994년 탄생시킨 맥의 비바글램 시리즈, 2016년 유방암 퇴치를 위한 블루밍 데일즈와의 협업 프로젝트가 그렇다.
롯데갤러리 측은 “이번 전시는 컬래버레이션 이미지로 익숙했던 작가의 작품 세계를 탐구해 국내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또 롯데백화점의 연간 비주얼 아트워크를 담당, 제작한 작품 10여 점도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특별히 마스크 포토존에서는 현 시대 상황을 발 빠르게 캐치해 그의 시그니처 스타일로 재해석해내는 감각적인 센스를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