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열정으로 빵이 노릇노릇 구워지며 꿈도 함께 부풀어간다. 미래를 이끌 주역인 청년에 주목하는 기업들의 지원이 다방면에서 전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제과·제빵 분야를 꿈꾸는 청년을 지원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에 주목해본다. 두 번째는 SPC그룹의 ‘내 꿈은 파티시에’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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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굽는 제빵사’의 타르트가 만들어진 현장
바삭바삭한 타르트 위에 고소한 아몬드가 정갈하게 내려앉은 형태가 침샘을 저절로 자극한다. 이 타르트의 작품명은 ‘더(The) 건강한 타르트’, 작품을 만든 팀명은 ‘꿈을 굽는 제빵사’다. 그리고 주역인 팀원은 미래 제빵사를 꿈꾸는 파릇파릇한 학생들로 구성됐다.
SPC그룹과 사단법인 부스러기 사랑나눔회가 손을 맞잡고 마련한 ‘내 꿈은 파티시에 대회’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열렸다. ‘더 건강한 타르트’도 대회에 출품된 작품 중 하나였다. 이 대회는 SPC그룹의 사회복지법인인 ‘SPC행복한재단’이 주최하고, 아동보호 전문기관인 사단법인 ‘부스러기 사랑나눔회’가 주관하는 ‘내 꿈은 파티시에’ 사업의 일환이다.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동·청소년의 꿈을 응원하는 동시에 진로 탐색의 장 마련을 목적으로 2012년부터 시작됐다.
SPC그룹 측은 “취약 계층 아동·청소년은 상대적으로 진로 체험이나 소질 개발의 기회가 적다. SPC행복한재단은 ‘빵을 나누면 끼니가 되지만 기술을 나누면 꿈이 된다’는 상미당(賞美堂) 정신을 바탕으로 기술을 활용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쳐 왔다”며 “이 사업 역시 SPC그룹의 오랜 제과제빵 노하우와 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취약 계층 아이들이 이른 시기에 적성을 발견하고, 진로를 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시작했다”고 밝혔다.
초반엔 일회성의 제과제빵 대회 형태로 시작됐지만 2017년엔 체계적인 프로그램 마련, 2019년엔 장학생 사업까지 점차 지원의 범위를 넓혀 왔다. 아동부터 청소년, 청년까지 파티시에를 꿈꾸는 이들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사업의 기본 토대를 이루고 있다.
사업은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됐다. 먼저 1단계 ‘내 꿈은 파티시에 대회’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열리는 장으로, 그야말로 제과제빵 솜씨를 마음껏 펼치는 자리다. 아동부(초등학생) 10팀과 청소년부(중고등학생) 10팀이 참여하며 한 팀은 3인으로 구성된다. SPC그룹은 각 팀에 150만원의 교육비를 지원하고, 이들은 6개월의 연습 기간을 거친 뒤 대회에 참여하는 형태다.
SPC그룹 측은 “‘내 꿈은 파티시에 대회’는 제과제빵 적성과 소질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아이들은 교육 기간을 통해 자신이 제과제빵에 소질이 있는지, 적성에 맞는지 파악하고, 대회에서 자신의 실력을 또한 점검해볼 수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대회엔 청소년수련관, 지역아동센터, 보육원 등 아동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제과제빵에 관심 있는 아동·청소년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관련해 SPC그룹 측은 “과거 ‘내 꿈은 파티시에 대회’ 참가 경력 및 기관 내 교육, 훈련 계획, 함께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주로 많이 본다”고 선정 기준을 밝혔다.
올해 9월엔 제9회 대회가 열렸다. 심사를 거쳐 선발된 초등부와 청소년부 총 17개 팀, 51명이 참여해 ‘어른들은 몰라요, 10대가 좋아하는 베이커리’를 주제로 경연을 치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대회 전날 참가팀이 출품작을 만들어 레시피와 함께 보내면 대회 당일 심사위원이 모여 출품작을 시식하고 평가하는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심사 과정은 실시간으로 온라인 생중계해 참가팀이 시청하도록 했고, 채팅으로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가지며 소통했다.
SPC그룹 측은 “올해 대회에서 SPC행복한재단은 그룹 교육장인 SPC미래창조원에 대회장을 세팅한 뒤 대회 전반을 운영했다. 전문 강사 4명과 파리크라상 2명이 심사자로 나와 각 팀별 출품작을 평가하면서 더 발전할 수 있는 조언을 아이들에게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청소년부 대상은 강릉 1318해피존파란바다지역아동센터 ‘메이크 스위트’팀의 ‘커피향이 감도는 커피 파이’에 돌아갔다. 관련해 SPC그룹 측은 “바삭한 견과류와 달콤한 초콜릿에 쫀득한 마시멜로가 잘 어우러졌고, 여기에 커피도시 강릉을 상징하는 커피향까지 첨가해 심사위원들로부터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회를 통해 제과제빵이 자신의 장래희망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아이들을 위해선 2단계 과정으로 ‘내 꿈은 파티시에 장학생’이 마련됐다. 제과제빵으로 진로를 정하고 특성화고등학교에 진학한 아이들에게 SPC행복한재단이 연간 150만원의 장학금을 졸업 시까지 지원하는 제도로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SPC그룹 측은 “장학생으로 선발된 아이들이 졸업 후 SPC기업대학 입학 및 향후 SPC그룹 채용까지 연계돼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창업가 과정 시작…청년 창업 위한 ‘테스트 매장’ 오픈 계획도
여기서 올해는 보다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3단계 ‘내 꿈은 파티시에 창업가 과정’을 시작한 것. 이 사업은 복지시설을 이용하는 17세 이상 24세 이하의 청년 10명을 선발해 SPC그룹 전문 강사의 제과제빵 교육과 외부 전문기관의 경영 기초 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앞선 1, 2단계가 제과제빵에 대한 적성 발견 과정을 중점으로 이뤄졌다면, 이 사업은 진로를 결정한 학생들이 ‘모의 창업’을 경험하며 실제 베이커리 매장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즉 이론에는 빠삭하지만 현장 경험이 다소 부족한 청년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
3단계 과정에 선발된 교육생들은 5일 동안 SPC미래창조원에서 제빵 기술, 마케팅, 경영 교육을 받는다. 교육 수료 후에도 SPC그룹은제품 개발비와 팝업 스토어 운영을 지원하는 등 청년이 취업과 창업을 위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그 첫 발걸음이 올해 8월 시작됐고, 현재 진행형이다.
SPC그룹 측은 “2팀, 총 10명의 청년을 선발해 8월 10~14일 4박 5일 동안 SPC미래창조원에서 이들에게 숙박 교육을 진행했다. 전문 강사를 초빙해 기업가 정신과 마케팅, 회계 등을 공부하고, 제과제빵 심화 과정을 이수한 뒤 참여 청년들이 사업 모델까지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현재는 참여자들이 각 팀별로 지원된 사업비를 활용해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고, 각 팀만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오는 12월 말 부스를 차리고, 팝업 스토어를 오픈해 직접 개발한 제품을 판매하며 창업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업가 과정에 대한 현재까지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SPC그룹 측은 “처음엔 4박 5일 숙박 교육 과정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막상 교육을 받으면서 만족도가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교육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서도 밤새 팀원들과 토론하며 사업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 기억에 남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며 “인솔 교육자 또한 단지 교육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모의 창업까지 경험할 수 있게 한 교육 과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2012년부터 시작돼 3단계까지 구축된 ‘내 꿈은 파티시에’ 사업엔 현재까지 550여 명의 아동·청소년이 참여해 파티시에로서의 꿈을 키웠다. 실질적인 성과도 있었다. SPC그룹 측은 “사업 참가팀 가운데 한 팀이 베이커리카페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다. 또 6명이 이 사업을 통해 제과제빵으로 진로를 정하고 특성화고등학교에 진학했으며, 1명이 SPC그룹 채용연계형 교육 과정에 입학했다”며 “특히 이 학생은 내년 2월 SPC그룹 직영매장에 취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단계까지 구축된 ‘내 꿈은 파티시에’ 사업은 보다 지원의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SPC그룹 측은 “아직 계획 단계이기는 하지만, ‘내 꿈은 파티시에 대회’와 ‘장학금’ 그리고 ‘창업 교육’까지 수료한 학생들이 6개월 정도 직접 매장을 경영해볼 수 있는 테스트 매장을 오픈할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제과제빵을 직업으로 삼고 자립하려는 취약계층 청년이 무리하게 바로 시장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인큐베이팅 과정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내 꿈은 파티시에’ 사업의 발걸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SPC그룹 측은 “일시적인 기술교육에서 끝나지 않고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중장기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회공헌 사업으로서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바라기보다는, 취약계층 아이들이 ‘내 꿈은 파티시에’ 사업을 통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대 목표다. 특히 파티시에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든든한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SPC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바탕으로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꾸준히 기획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