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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가 뜬다 ④-1 한화자산운용] 정밀평가 시스템 개발 “기업별 위험 파악하고 점수화”

FI사업본부 박태우 과장 인터뷰 “비상장 채권 발행사와 공기업까지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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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89호 이될순⁄ 2020.12.03 15:18:00

한화자산운용 FI사업본부 박태우 과장.

“새 대세로 등장한 ESG 투자를 위해 각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량화하고, 정밀 평가 시스템을 마련한다.” 자체적으로 'ESG 평가 시스템'을 개발한 한화자산운용이 밝힌 내용이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일컫는다. ESG 투자는 아직 대중에게 생소하고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기 때문에 한화자산운용은 ESG 평가 시스템을 개발했다. 한화자산운용의 FI사업본부 박태우 과장과의 인터뷰를 ① ESG 평가 시스템 ② ESG 투자 수익률 관련 내용으로 나눠 소개한다. <편집자 주>
 

ESG는 온실가스 배출량, 기업 감사위원 재직기간과 같은 비재무적 데이터를 수치화한다. 여러 항목의 리스크를 등급으로 반영하고 기준 미달 자산은 편입하지 않을 수 있다. 펀드의 수익과 안정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평가 시스템의 커버리지(범위)가 상장사만으로 제한된 것이 아니라 비상장 채권 발행사와 공기업까지 가능하다. 채권형 펀드에 대한 진정한 의미의 ESG 평가가 가능한 셈이다.

 

ESG 평가 요소를 구성하고 개발에 참여한 한화자산운용 FI사업본부 박태우 과장을 줌(Zoom, 온라인 회의 플랫폼)으로 만나 비대면 인터뷰했다.

 

박태우 크레딧파트 과장과 '줌'을 이용해 인터뷰하는 장면. 사진=화면 캡처

-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ESG 펀드가 중요해진다고 한다. 그런데 단순히 외부 기관에서 어떤 방식으로 산출됐는지만 갖고 펀드를 운용할 수 없다고 본다. 저희가 ESG에 펀드 투자를 한다고 하면 어떤 ESG가 위험이 있고 혜택이 있는지 알고 투자를 해야 하는데, 자체적으로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위험과 혜택을 알 수 없다.

해외에는 S&P나 MSCI 같은 자문 기관이 굉장히 많이 있다. 그 기관들은 ‘환경(E)에서 50~60점이 산출됐다’ 이런 게 아니다. 최종 점수(예를 들면 50~60점)를 주고 어떠한 데이터에 근거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알려준다. 국내에서는 그렇게 하는 곳이 현재로서 아직 없다. 그래서 저희는 해외와 비슷하게 채권 범위까지 커버하는 제대로 된 평가 체계를 만들자는 생각이 있었다.


- 한화자산운용은 ESG 평가 시스템을 토대로 펀드에 투자할 때, ESG 리스크(위험)를 평가하고 포트폴리오에 반영한다고 했다.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는지 설명해줄 수 있나.

펀드나 개별 종목들이 갖고 있는 ESG 리스크를 파악하고 점수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정략적인 측정을 한다고 보시면 된다.

예를 들어 다른 회사에서 ESG 펀드를 운용한다고 치면, 그 회사들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나 대신경제연구소에서 만든 ESG 등급을 활용한다. 물론 모든 기업이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같은 제3기관의 ESG 등급을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제3기관에서 기업의 등급을 받아볼 때 이 회사가 왜 그 등급을 받았는지 알지 못한다. 예컨대 ‘가’라는 회사가 AA등급을 받았을 경우, 어떤 점에서 AA를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역으로 C나 D 등급을 받았을 때도 뭐가 문제여서 C나 D를 받았는지 알지 못한 채 그 등급을 받았다고만 생각하는 것이다.

ESG 채권 펀드를 구성할 때 네거티브 방식이라고 해서 C등급이나 D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등급에 투자하곤 한다. 그런데 저희(한화자산운용)는 어떤 회사가 C나 D가 나왔다고 하면 위험 요소의 종류를 모른 채 배제하는 것에 의문이 들었다.

 

사진의 좌측이 한화자산운용 ESG 평가 시스템. CC나 D등급을 받아도 리스크 관리를 잘 한다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사진=인터뷰 화면 캡처


우리의 자체평가 시스템이 빛을 발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펀드나 개별 종목들이 갖고 있는 리스크를 하나씩 파악해 점수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C나 D 등급을 받은 회사도 리스크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판단이 서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물론, 낮은 등급의 경우엔 별도로 리스크 관리를 한다.

또 KCGS 평가 시스템의 한계가 뭐냐면 주식 상장사 위주로 평가를 해오다 보니, 비상장사는 리스크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로 종목이 담긴다. 채권 발행사는 절반 정도가 비상장사인데, 그들은 리스크 파악이 안 된 상태로 종목이 담기게 된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은 상장이 돼 있지만, 중부발전이나 남동발전은 상장이 돼 있지 않다. GS칼텍스도 상장은 안 돼 있지만, 채권은 발행하고 있다.

그동안 저희도 채권 발행사까지는 커버를 못했다. 올해엔 일정을 타이트하게 추진하면서 채권을 커버하게 됐다. 이것을 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의미의 채권 펀드를 출시하는 게 옳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 한화자산운용의 평가 시스템은 객관성이 담보된 정보만을 활용한다고 하는데, 타사의 평가 시스템은 주관적인 게 포함되는가.

해외나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설문지를 돌려 나온 결과를 반영한다. 예를 들어서 공시에 A라는 회사가 온실가스,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위험을 갖고 있다면 A 회사에 물어보는 것이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그러면 A 회사가 “이런 일을 하고 있고, 이런 투자를 할 것이고, 이렇게 할 것이다”를 설문지에 적어내면 점수에 반영한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런 것은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반면, 저희의 경우엔 A 회사가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려고 한다. 투자 시 가장 객관적인 데이터를 보고 판단을 내리는 게 좋기 때문이다. 즉, 다른 곳들과 비교했을 때 더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다른 기관과 달리 비상장 채권 발행사와 공기업까지 평가한다. 사진 = 인터뷰 화면 캡처


- 리서치를 토대로 등급을 나누고 투자하는 건가.

단순히 등급만 보는 게 아니라 사업을 어떻게 하는지를 본다.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이것을 O 또는 X로 나누는 게 아니라 적어도 5단계로 나눠서 총합을 정량적으로 한다.

- 1~5단계의 평가 지표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환경의 경우엔 온실가스만 있는 게 아니라 오염물질 배출도 있고, 쓰레기 배출, 위험한 물질(독성물질) 등도 있다. 국내 회사에서 독성물질이 배출돼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었고…. 이런 모든 것을 평가 항목에 집어넣는다.

- 왜 채권형 펀드에만 적용이 되나.

주식과 채권은 종목 선정의 자유도가 다르다. 보통 주식형 펀드는 업종별 ESG가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는 곳을 선별적으로 골라서 담으면 된다. 그런데 채권은 그렇지 않다. 채권은 네거티브 방식으로, 위험을 피하는 게 많다. 그렇다 보니 리스크 관리를 잘하는 곳인지 아닌지를 판단해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 이런 포트폴리오를 점수화해서 구축하고 관리하는 게 주식형 펀드보다는 채권형 펀드에 더 맞다고 보면 된다.

 

FI산업본부는 기업의 채권을 분석한다. 18개 산업군, 연간 100개 이상의 기업을 집중 분석한다. 사진= 인터뷰 화면 캡처. 


- 평가방식의 한계는 무엇인가.

공시 제도나 데이터의 수집 등이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다. 리서치 인프라가 갖춰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할 순 없었기에 ESG 요소들에 대한 데이터를 담당자들이 직접 대화를 통해서 모으는 과정을 거쳤다.

예를 들면 탄소 배출량 공시하는 방법이 다양하다. 어떤 곳은 표를 주기도 하고 어떤 곳은 주석에 넣기도 한다. 아직 일반화가 안 된 셈이다.

또 어떤 곳은 자료를 주는 곳도 있고 안 주는 곳도 있다. 주지 않는 곳은 저희가 추정을 해야 한다. 감사위원 같은 경우에도, 감사가 회사 내부를 통제하는 사람이지 않나. 이 사람이 임기가 길어지면 일종의 내부 결탁이라고 볼 수 있다. 법이 권고하는 일종의 연임 기간이 있다. 물론 기업이 그것을 친절하게 써주지는 않는다. 저희는 몇 년 치의 공시를 다 확인한다. 그런 식으로 감사위원을 체크하고도 있다.

공시 의무가 점점 강화되고 있는 추세인데, 해외 전문기관이나 자문사들이 데이터를 가공해서 쓰는 것처럼 그런 것(데이터)을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좀 더 투자하는 데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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