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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진화 ⑥ SK에코플랜트] 건설사→환경사업회사 변신…간판 바꾸고 IPO 예고

시공능력평가 톱10 건설사 … ESG 중심 비즈니스로 “10조 기업 가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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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3호 윤지원⁄ 2021.07.06 09:21:25

SK그룹의 건설 계열사였던 (구)SK건설이 사명을 SK에코플랜트로 변경하고 친환경 사업 회사로 변신을 선언했다. (사진 = SK에코플랜트, Unsplash @alexisantoine)

SK그룹이 미래를 향해 빠르고, 폭넓게 진화 중이다. 문화경제는 최근 주목받는 몇몇 계열사를 중심으로 SK그룹 진화에서 강조되는 주요 키워드와 방향성, 그리고 SK그룹이 도달할 미래를 시리즈로 전망해본다.

SK건설→SK에코플랜트 ‘딥 체인지’

SK에코플랜트가 SK그룹의 ESG 경영 철학과 ‘딥 체인지’(Deep Change)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전통적인 건설사업을 영위하던 (구)SK건설이 친환경 사업 전문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면서 새롭게 바꾼 이름이다. 에코플랜트(ecoplant)라는 단어는 영어에서 환경, 생태를 의미하는 접두사 에코(eco-)와 ‘심는다’는 의미의 단어 플랜트(plant)를 합쳐 만든 신조어다. 새 사명은 “지구를 위한 친환경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을 심겠다”는 의미라고 SK에코플랜트 측은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의 사명 및 CI 변경은 지난 5월 21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승인됐다. 그리고 SK에코플랜트는 5월 24일 사내 인트라넷에 공개된 ‘딥 체인지 스토리’(Deep Change Story)라는 영상을 통해 사명 변경과 새로운 미래 비전을 세상에 알리면서, 이를 계기로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주력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선도하는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웅지(雄志)를 밝혔다.

안재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사장)는 “새로운 사명과 함께 앞으로 지구를 위한 친환경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들을 진정성 있게 심어나갈 계획”이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연결 리더십을 발휘해 ESG를 선도하는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임팩트 있는 솔루션을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안재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사장)이 '딥 체인지 스토리'(Deep Change Story)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사명 변경을 알리고 있다. (사진 = 유튜브 화면 캡처)


IPO 추진 공식화하고 ‘기업 가치 10조’ 목표 제시

그런데 이날 사명 변경과 함께 SK에코플랜트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게 된 또 다른 발표가 있었으니, 바로 IPO(기업공개) 추진의 공식적인 선언이었다.

안 대표는 “2023년 아시아 대표기업으로 성장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상장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기업가치 10조 원을 목표로 하겠다”고 덧붙이면서 “2023년 EBITDA(이자·법인세·감가상각비용 공제 전 영업이익) 약 8500억 원을 예상하고 있으니,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SK에코플랜트는 2018년 라오스 댐 붕괴 사고로 IPO를 추진하다가 보류한 일이 있는데, 이후 증권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아픔을 딛고 조만간 IPO를 재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왔다.

그리고 올해 1월 SK에코플랜트가 IR 기자간담회를 열고 친환경 사업으로의 영역 전환을 공식화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내놓으면서 제2의 도약 선언과 함께 IPO 추진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 5월에 이 관측이 현실화된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3년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으로 도약하면서 IPO를 추진하고, 기업가치 10조 원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사진 = 유튜브 화면 캡처)


건설업→친환경 사업, 하루아침의 변화 아냐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 회사로의 변신은 미리부터 예견되어 온 일이다.

SK그룹 계열 건설회사였던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은 1962년 설립되어 1970년대 중동에도 진출했던 협우산업이 그 전신이다. 1977년 당시 선경그룹에 인수되면서 선경건설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SK에코플랜트는 1998년부터 SK건설이라는 사명으로 운영되어 오다가 이번에 새로운 이름과 목표를 내걸고 새 출발 하게 됐다.

구 SK건설은 지금까지 전통적인 건설사업을 영위해왔다. 주택 분야에서는 SK뷰(VIEW)와 아펠바움(APELBAUM) 등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으며 화공·발전 플랜트, 토목, 건축사업 부문 등에서는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톱10에 들었다.

그런데 지난해 ESG 경영을 회사의 새로운 핵심 가치로 삼고, 7월 조직 개편을 통해 신에너지 사업부와 친환경 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신사업 확장을 본격화 했다. 그리고 국내 1위 환경종합플랫폼 회사인 ‘환경시설관리’(구 EMC홀딩스)를 지난해 9월 1조 원에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경북 경주에서 매립장을 운영하는 와이에스텍의 잔여 지분을 사들였다.

특히 EMC홀딩스는 전국에 970개의 수처리 시설과 소각장, 매립장 등을 운영하던 기업으로, SK에코플랜트는 이 기업 인수를 통해 ▲환경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을 뿐 아니라 ▲하수, 폐수, 폐유 등 Liquid 처리 분야에서 이 기업이 가진 독보적인 경험과 역량 ▲소각, 매립 등 Solid 처리를 위한 자체적 플랜트를 보유하게 되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6월 23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에서 기후변화센터,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지역난방공사, GS파워와 ‘순환경제도시 구축 실증사업’을 위한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오른쪽부터) 안재현 SK에코플랜트사장,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유영숙 기후변화센터이사장,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조효제 GS파워 대표이사가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SK에코플랜트)


친환경 사업 확장 바쁜 행보

SK에코플랜트는 사명 변경과 IPO 추진 선언 전후로 환경사업 확장에 더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월엔 RE100 달성을 위해 에너지IT플랫폼 기업인 솔라커넥트와 태양광 발전사업 추진을 위해 손을 잡았고,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핵심이 될 부유체 독자모델 개발을 위해 포스코와 MOU(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국수력원자력과는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고 나섰다.

5월에는 충남 서산시와 친환경 사업단지 조성을 공동 추진하기로 협약을 맺었고, 6월 초엔 4000여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클렌코,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디디에스(DDS) 등 충청권의 폐기물 처리기업 4곳을 인수(지분 100%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아울러 6월 15일에는 친환경 혁신 기술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국내 임팩트 투자사인 D3쥬빌리파트너스와 함께 약 300억 원 규모의 벤처캐피탈 펀드 조성에 나섰다고 밝혔고, 이어 6월 23일에는 기후변화센터,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지역난방공사, GS파워와 ‘순환경제도시 구축 실증사업’을 위한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K에코플랜트가 한국남동발전과 함께 경기 화성 장안면 일원에 조성한 화성연료전지발전소 전경. 19.8MW 규모의 이 발전소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발전소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사진 = SK에코플랜트)


대기업 역량으로 친환경 사업 추진…성장 가능성 ‘충분’

SK에코플랜트의 업종 변환에 대한 고민의 출발점은 건설업 특유의 변동성과 성장성이었는데, 수처리 및 소각, 매립 플랜트라는 인프라 역량이 갖춰진 데다가 이를 운영하는 사업은 안정적인 미래산업이란 점이 기존의 건설업에 대한 고민을 상쇄할 수 있다.

아울러 SK에코플랜트가 다져온 엔지니어링 역량은 친환경 기술을 현실화할 수 있어 SK그룹의 ESG 중 ‘E’(환경) 담당 기업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환경기술 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DT), 인공지능(AI) 등 그룹의 수준 높은 기술 역량을 접목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EMC를 구심점으로 삼아 볼트온(Bolt-on) 전략을 통해 환경 관련 기술혁신기업 M&A와 산업단지 신규 개발 등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친환경 사업 외에 그린 사업 영역의 또 다른 한 축인 신에너지 사업에서는 수소연료전지사업, RE100 사업, 해상풍력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 순환경제 구축을 돕고,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공급과 SK그룹 전체의 온실가스 Net Zero 달성에 기여할 방침이다.

더 나아가 국내에서 축적된 기술과 역량을 기반으로 아시아 거점 국가의 현지 환경기업들을 인수하고 밸류체인을 구축해 아시아 전역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러한 비전을 수립하고 친환경 신사업 개발과 M&A 추진을 통한 외적 성장 전략을 펼치기 위해 2023년까지 총 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의 2023년 예상 EBITDA 구성 및 사업부별 EBITDA 목표. (인포그래픽 = 삼성증권, 자료 = SK에코플랜트/삼성증권)


2023년 EBITDA 목표? “이미 가시권”

SK에코플랜트의 이러한 비전은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지가 관건인데, 증권가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우선 SK에코플랜트는 2023년 EBITDA의 50%는 기존의 건설에서, 50%는 친환경사업 및 신에너지 사업에서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 이경자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이러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환경사업은 2021년 EBITDA 계획 대비 20% 늘어난 1200억 원, 연료전지는 2021년 계획 대비 4배 늘어난 1200억 원에 도달해야 하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주잔고의 65%는 이미 가시권이라고 봤다.

이 애널리스트는 “환경산업은 SK그룹 내 계열사간 시너지가 충분히 가능한 사업”이라며 계열사 물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것과 산업단지 개발 등을 통한 외적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또한, “한국은 폐기물의 재활용률이 독일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폐기물 에너지와 리사이클링 사업의 성장 여지가 높고, 잠재 시장인 아세안 지역, 특히 베트남 지역에서의 가시적 성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이 애널리스트는 신에너지 사업의 핵심 파트너사인 블룸에너지의 “고온기술 기반으로 열적 손실이 없고 높은 효율을 지닌” 우수성이 양사의 협력으로 시작한 연료전지 발전 EPC의 고성장 요인의 하나라고 분석한 뒤, 블룸에너지가 올해 높은 수준의 단가 절감이 가능한 제품을 출시하여 연료전지 시장 점유율 확대 목표를 긍정적으로 봤다.


■ 'SK의 진화' 시리즈
① ‘열일하는 지주사’ SK㈜와 최태원의 '파이낸셜 스토리' 오디세이
② SKIET : ‘전기차 화재 0건’ 명품 분리막 글로벌 1위 … IPO 흥행 신기록 일궈
③ 원스토어 : SKT 자회사 상장 1호…애플·구글 넘어설 토종 앱 마켓
④ SK하이닉스 : 10년 반전 일군 D램 강자, '파운드리 2배' 확대 선언
⑤ SK이노베이션 : ‘Safer, Faster, Longer’ 배터리로 ‘글로벌 3위’ 급부상

■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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