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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퍼플, 이동재 작가 개인전 ‘리버스’ 열어

‘캔버스’라는 재료 자체에 접근한 추상 작업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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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2호 김금영⁄ 2022.09.07 15:21:41

이동재, ‘리버스(Reverse)’. 캔버스에 아크릴릭, 69.5 x 74cm. 2022. 사진=갤러리퍼플

갤러리퍼플이 이동재 작가의 개인전 ‘리버스(REVERSE)’를 9월 16일~10월 29일 연다. 사물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하는 이동재 작가가 추상 작업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전시다.

작가는 기존에 쌀, 콩, 크리스탈, 레진으로 만든 알파벳 등을 캔버스에 붙여 형상을 만드는 작업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콩과 팥으로 재현한 두 마리 쥐의 도상은 전래동화 '콩쥐 팥쥐'를 유추하게 하며, 크리스탈로 구현한 석굴암 본존불의 이미지는 장엄(莊嚴)의 현대적인 해석으로 읽을 수 있는 식이었다.

쌀이 지닌 문화, 역사적인 의미와 시대성에 주목한 초기 작업부터 자개 단추, 크리스탈과 같은 일상의 사물을 재료로 적극 활용하려는 태도는, 주변의 사물에 대한 작가의 관심에서 비롯됐다.

이처럼 기존에 다른 재료를 캔버스에 붙이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신작은 회화의 기본 재료인 캔버스에서 새로운 조형의 모티브를 얻으면서 시작됐다. 작가는 캔버스를 통해 여러 시도를 하면서 나타내고자 하는 형상을 색과 레이어, 뒤집어서 붙이는 과정을 통해 작업을 진행했고, 그 결과물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이동재, ‘리버스(Reverse)’. 캔버스에 아크릴릭, 54 x 46cm. 2022. 사진=갤러리퍼플

프레임에 씌워진 캔버스의 천을 칼로 자르고 비틀어 입체적인 구조로 만들어진 이번 작품은, 그리거나 재현하는 형태의 평면 회화를 넘어 입체 조형물의 공간감과 리듬감을 보여준다.

작가는 작업 초기부터 ‘유기성’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하며, 전작에서는 오브제의 유기성과 언어와 도상과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오브제 회화’로 불리는 작업을 선보였다. 앞과 뒤, 겉과 속, 안과 밖이 소통하는 유기체의 특성을 이번 작업에서 ‘뒤집는’(reverse) 행위로 조형화해 표현했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캔버스 천은 매우 질긴 마 섬유로 제작돼 여간해서는 잘 찢어지지 않으며, 뒷면에 천을 고정시킨 스테이플을 하나하나 뜯어내는 일 또한 쉽지 않았다”며 “우선 옆 면을 칼로 그어서 천을 도려내는 것이 캔버스를 해체하는 데 수월했다. 그 과정에서 생각보다 견고한 캔버스 천의 특성을 이용한 조형이 가능하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이렇게 작업의 기본 바탕이 아닌 ‘새로운 조형의 가능성을 담보한 오브제’로 재인식해 본격적으로 작업이 시작됐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캔버스 천을) 나란히 자르고 뒤집어서 재조합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운동감과 리듬감이 생기고 채색된 화면의 뒷면과 캔버스 틀이 드러나며 조형에 기여하는 요소로 편입됐다”며 “첫 시도 이후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천을 씌운 캔버스 위에 다시 틀을 덧대고 앞뒤로 채색한 천을 씌워서 자르고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천을 찢고 뒤집은 결과물을 통해 전위의 카타르시스를 교감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동재, ‘리버스(Reverse)’. 캔버스에 아크릴릭, 92.5 x 74.5cm. 2022. 사진=갤러리퍼플

갤러리퍼플 측은 “이번 전시는 자르기와 뒤집기를 통해 반복되는 운동감, 대비되는 색채의 조화가 돋보이며, 특히 시점에 따라 변화되는 형태는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자극을 전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동재 작가는 동국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조각 전공으로 졸업했다. 2002년부터 쌀과 곡물을 재료로 하는 오브제 회화를 선보였고, 2008년 파리 시테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개최한 개인전을 포함해 서울과 베이징 등에서 10여 회 개인전을 열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환기미술관 등 국공립미술관과 울산지방검찰청, 동국대학교 등 여러 공공기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작가는 현재 갤러리 퍼플에서 운영하는 스튜디오에 입주하여 작업하고 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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