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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가 대령급이라고? 네티즌 “등골 브레이커 패딩 계급도 많이 바뀌었네”

10만 원부터 1000만 원까지 호가…“패딩도 교복으로 맞추자” 네티즌 의견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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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2.12.05 09:48:31

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가 기온보다 5도가량 낮은 것으로 예보된 5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따뜻한 날씨 뒤 갑자기 이어진 기습 한파로 부랴부랴 패딩을 꺼내 입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가운데, 수백만 원을 호가하며 이른바 부모의 ‘등골 브레이커’로 불리는 패딩의 신계급도가 화제다.

5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패딩 계급도’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10만 원부터 1000만 원까지 호가하는 고급 패딩의 계급을 나누고 있다. 계급도는 대장, 중장, 소장, 대령, 대위, 소위로 계급을 나눈 다음 각 계급에 브랜드의 이름을 열거했다. 몽클레어를 비롯해 캐나다구스, 코오롱스포츠, 콜롬비아, K2, 아이더, 블랙야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의 브랜드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과거 100만 원이 넘어가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10대 사이 ‘교복’이라 불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노스페이스 패딩, 디스커버리 등도 이름을 올렸다.

2011년 당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는 노스페이스 내부에서도 20만 원대의 패딩은 ‘찌질이’라고 부르는 등 패딩을 집안의 부를 상징하는 의류로 경쟁 구도를 형성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신계급도에서 노스페이스는 대령 계급에 위치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는 ‘패딩 계급도’ 이미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캡처

가장 위 계급인 대장엔 몽클레어, 뒤이어 중장에 캐나다구스가 이름을 올렸다. 몽클레어, 캐나다구스는 평균가가 1000만 원을 넘는 고가의 수입 브랜드다.

최근엔 새로운 등골 브레이커로 일명 ‘이재용 패딩’이라 불리는 아크테릭스가 주목받기도 했다. 아크테릭스는 본래 등산객이나 중장년층을 주요 타깃으로 운영돼 온 캐나다의 매스티지(준명품) 아웃도어 브랜드다.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마르쿠스 발렌베리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 회장과 단독 회담을 가진 후 서울 수서역에서 부산행 SRT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빨간색 패딩을 입었는데, 이 패딩이 아크테릭스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에펨코리아에는 “요즘 길가다보면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입는 브랜드”라고 아크테릭스를 소개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아크테릭스 제품 또한 대부분 고가다. 바람막이 재킷인 아크테릭스 알파 AR 재킷의 경우 공식 판매 가격은 93만 원, 방풍자켓인 스쿼미시 후디의 경우에도 24만 원에 이른다. 이 회장이 입어 화제가 됐던 파이어비 AR 파카의 기본가격은 145만 원이다.

패딩 계급도에 대한 인지도는 10대가 높은 편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패딩 계급도 관련 인식 조사를 올해 초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8%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패딩 계급도 인지도가 높았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실제로 패딩 브랜드에 따라 계급 또한 존재한다고 바라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입었던 빨간색 패딩은 ‘재드래곤 패딩’으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사진=채널A 방송 화면 캡처

패딩 계급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미성숙한 10대들의 인식을 우려했다. 전체 응답자의 88%가 브랜드 패딩 계급도가 내적인 것보다는 외적인 것을 중시하는 사회 현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양극화 현상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보는 시각도 81.5%에 달했다.

브랜드에 따라 계급을 나누는 것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10명 중 8명(80.9%)이었다. 더 나아가 패딩 계급도가 고가의 명품 소비를 부추기고(86.3%),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며(76.8%),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가난에 대한 차별을 보여주는(76.6%) 것 같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특히 10대 사이 고가의 패딩이 유행하는 건 다른 사람들과 쉽게 소통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SNS의 영향이 크고(88.4%),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고(84.7%) 평가했다. 이밖에 ‘유명 연예인의 영향이 크다’고 보는 시선은 73.7%에 달했고 ‘자녀에게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어 하는 부모의 영향’(71%), ‘명품을 따지는 어른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지적(75.2%)도 높은 응답률을 차지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로 경기불황기를 맞이했던 지난 2020년에도 고가의 명품패딩 브랜드의 매출은 성장했다. 명품 온라인 플랫폼 머스트잇의 2020년 구매데이터에 따르면, 10대의 구매건수 증가율은 67%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은 20대와 30가 각각 63%와 48% 증가했다.

네티즌은 “우리 땐 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가 최고였는데”, “이제 노스페이스는 ‘부모님 패딩’이라고 불림”, “시대가 많이 지나도 여전히 등골 브레이커는 존재하네”, “멀리서 보면 어차피 패딩 다 똑같아 보이는데”, “씁쓸하다”, “비교되지 않게 패딩도 단일화시켜 교복으로 맞췄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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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등골 브레이커  패딩  노스페이스  몽클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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