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무대에서] “이보다 더 화려할 순 없다”…뮤지컬 ‘물랑루즈!’ 관객을 홀리다

CJ ENM, 올해 마지막 라인업으로 ‘물랑루즈!’ 아시아 초연 무대에 올려

  •  

cnbnews 김금영⁄ 2022.12.30 11:31:13

2019년 뉴욕 브로드웨이서 첫선을  보인 뒤 제74회 토니 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포함 10관왕을 비롯해 미국, 영국 시상식에서 36개의 상을 휩쓴 뮤지컬 ‘물랑루즈!’가 영국·호주·독일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서울을 찾았다. 사진=CJ ENM

한국에 오랜 시간 무대에 오를 명공연이 또 하나 생겼다. 2019년 뉴욕 브로드웨이서 첫선을 보인 뒤 제74회 토니 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포함 10관왕을 비롯해 미국, 영국 시상식에서 36개의 상을 휩쓴 뮤지컬 ‘물랑루즈!’가 영국·호주·독일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서울을 찾은 것.

CJ ENM이 공동 프로듀싱한 이 작품은, 2001년 개봉해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동명의 영화가 원작이다. 1890년 프랑스 파리에 있는 클럽 물랑루즈의 가수 ‘사틴’과 젊은 시인 ‘크리스티안’의 사랑을 뮤지컬 형식으로 풀어냈다.

원작 영화를 봤던 터라 이 작품이 어떻게 뮤지컬로 구현됐을지 궁금했다.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가 출연한 원작의 장르는 뮤지컬 영화이고, 주인공 또한 클럽 물랑루즈의 가수와 작곡가인 만큼 음악적인 요소가 매우 풍부했다. 여기에 쇼가 펼쳐지는 물랑루즈의 화려함까지.

블루스퀘어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샹들리에와 클럽 물랑루즈의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만들어진 카펫과 하트 조형물까지, 순식간에 관객을 1980년 프랑스 파리 클럽 물랑루즈로 이끌고 갔다. 사틴의 드레스룸을 비롯한 포토존과 포토매직 부스 등도 설치돼 관객들은 공연 전부터 줄을 서 사진을 찍으며 ‘물랑루즈!’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사진=김금영 기자

이 점을 제대로 살렸을지 우려된 것도 잠시, 블루스퀘어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샹들리에와 클럽 물랑루즈의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만들어진 카펫과 하트 조형물까지, 순식간에 관객을 1980년 프랑스 파리 클럽 물랑루즈로 이끌고 갔다. 사틴의 드레스룸을 비롯한 포토존과 포토매직 부스 등도 설치돼 관객들은 공연 전부터 줄을 서 사진을 찍으며 ‘물랑루즈!’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이 들뜬 분위기는 공연장 안에서도 이어졌다. 통상 공연장 안에서는 저작권 보호로 사진을 찍는 것이 금지돼 있지만, ‘물랑루즈!’는 공연 시작 전 일정 시간 동안 관객이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도록 허용하며 사람들의 인증샷 욕구를 채워줬다.

뮤지컬 ‘물랑루즈!’는 대형 샹들리에와 풍차 모형, 사틴의 드레스룸을 상징하는 코끼리 등 대형 스케일의 무대가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관객을 압도한다. 사진은 뮤지컬 ‘물랑루즈!’ 공연장. 사진=김금영 기자

사실 ‘물랑루즈!’는 개막 전 비싼 표값이 이슈가 된 바 있다. VIP석 표값이 18만 원으로, 한국어 공연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가이고, 가장 저렴한 A석 가격조차 9만 원에 달해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공연 개막 이후 사람들의 반응은 ‘표값 한다’로 점차 바뀌었다. 현장을 찾자 이 소리가 왜 흘러나왔는지 느낄 수 있었다. 대형 샹들리에와 풍차 모형, 사틴의 드레스룸을 상징하는 코끼리 등 대형 스케일의 무대가 본 공연이 시작도 되기 전부터 사람들을 압도했다. 여기에 공연 시작 10분 전부터는 출연 배우들이 무대를 거닐며 프리-쇼(pre-show)를 진행했다. 농염한 배우들의 몸짓에 매혹적인 음악이 어우러지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본 공연 전부터 집중도를 높였다.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부장에 따르면, 뮤지컬 ‘물랑루즈!’ 사전 제작비만 2800만 달러(약 350억 원)가 든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무대에 오른 와인병 소품 하나를 공수하는 데에만 3000만 원이 들 정도로 하나하나 신경 썼다. 무대 세트만큼 의상도 화려하다. 특히 여주인공 사틴은 공연 도중 총 16벌의 의상을 갈아입는다.

사전 제작비만 2800만 달러 들어간 화려한 무대

CJ ENM이 공동 프로듀싱한 뮤지컬 ‘물랑루즈!’는, 2001년 개봉해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동명의 영화가 원작이다. 1890년 프랑스 파리에 있는 클럽 물랑루즈의 가수 ‘사틴’과 젊은 시인 ‘크리스티안’의 사랑을 뮤지컬 형식으로 풀어냈다. 사진=CJ ENM

그래도 역시 공연의 중심은 노래, 그리고 이를 소화하는 배우들이다. 뮤지컬 ‘물랑루즈!’는 팝가수 마돈나, 시아, 비욘세, 레이디 가가, 아델, 리한나 등의 히트팝을 리믹스해 독창적으로 재창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른바 팝버전 쥬크박스 뮤지컬이다. 비욘세의 ‘싱글 레이디’가 흘러나오는가 하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톡식’이 등장하기도, 시아의 ‘샹들리에’가 무대를 채우기도 한다.

익숙한 멜로디에 한국어 번역 또한 매끄럽게 이뤄졌다. 관련해 공연 프로듀서를 맡은 예주열 공연사업부장은 “뮤지컬 ‘물랑루즈!’는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이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극 중 워낙 유명한 팝송들이 많다 보니 원곡의 느낌을 살리는 동시에 가사의 내용을 한국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해야 하는 번역 과정이 어려웠다”며 “힘들게 작업한 만큼 관객에게 최고의 공연을 선보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65명의 작곡가와 31명의 퍼블리셔가 창작한 70여 곡이 넘는 노래들을 공연에서 즐길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공연에서 또 돋보이는 건 배우 아이비의 성장이다. 이전 ‘아이다’, ‘시카고’,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등에서도 인상 깊은 열연을 보인 그이지만, 화려한 쇼무대와 만난 이번 공연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정신없이 화려한 노래와 춤을 선보이다가, 크리스티안과의 아슬아슬하고 안타까운 사랑을 보여줄 때는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같이 사틴 역을 맡은 김지우는 물론, 크리스티안 역의 이충주, 홍광호는 말해봐야 입만 아플 정도로 믿고 보는 배우들이다. 주연 배우들뿐 아니라 무대에 오르는 모두가 합을 이뤄 무대를 빛낸다.

CJ ENM은 올해 화려한 쇼뮤지컬을 선보여 왔다. ‘킹키부츠’를 비롯해 ‘브로드웨이 42번가’도 무대에 올렸고, ‘물랑루즈!’가 뒤를 잇고 있다. ‘올해 공연계의 대미는 CJ ENM이 장식하겠다’는 포부가 느껴지는 라인업이다. 사진은 ‘물랑루즈!’ 커튼콜 장면. 사진=CJ ENM

CJ ENM은 올해 화려한 쇼뮤지컬을 선보여 왔다. ‘킹키부츠’를 비롯해 ‘브로드웨이 42번가’도 무대에 올렸고, ‘물랑루즈!’가 뒤를 잇고 있다. ‘올해 공연계의 대미는 CJ ENM이 장식하겠다’는 포부가 느껴지는 라인업이다.

예주열 공연사업부장은 “아직 코로나 상황이 완벽하게 해제되지 않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을 타개할 수 있는, 즐겁고 신나는 작품들을 관객에게 선보이고 싶었다”며 올해 화려한 라인업을 구성한 이유를 밝혔다.

이 작품들은 CJ ENM이 공연계 중심에 서도록 이끈 작품들이기도 하다. CJ ENM이 기획 개발 단계부터 공동프로듀서로 참여한 ‘킹키부츠’는 2013년 브로드웨이 개막, 이후 토니상과 올리비에상을 비롯해 유수의 시상식을 휩쓸었다. 1980년 뉴욕에서 초연 이후 5000회 이상 장기 공연,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과 안무상을 수상한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올해 한국 초연 26주년을 맞을 정도로 오랜 시간 국내 관객에게도 사랑받아 왔다.

그리고 이번엔 ‘물랑루즈!’가 그 뒤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 무대 데뷔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물랑루즈!’가 국내 무대에서는 어떤 기록들을 써 내려갈지 앞으로가 더 궁금해진다. 공연은 블루스퀘어 신한 카드홀에서 내년 3월 5일까지.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관련태그
CJ ENM  뮤지컬  물랑루즈  예주열  블루스퀘어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