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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간 인기 벌써 시들? “여전한 화제성” vs “이젠 식상”

로지·루시 등 여전히 활약…롯데홈쇼핑은 루시 적극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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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3.06.12 10:39:56

2020년 등장한 가상인간 로지(왼쪽)는 신한라이프, 아모레퍼시픽 ‘헤라’ 등 다양한 광고에 출연했고, 배우 이정재에 이어 ‘2030 부산세계박람회’ 2호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사진=로지 인스타그램

얼마 전까지 광고 모델, 홈쇼핑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인기를 끈 가상인간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이 심상치 않다. “유대감을 형성할 수 없어 아쉽다”는 의견과 “사고치는 연예인보다 낫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가상인간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의 흥미 속 급속도로 성장하며 인기를 끌었다. 광고업계에서도 연예인의 사생활 등 리스크 부담이 적고, 광고비용 또한 합리적이라 모델 발탁이 활발하기 이뤄졌다.

실제 사람과 비슷해 보이는 뛰어난 외모의 가상인간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었고, 국내 첫 가상 인간 로지의 소셜미디어(SNS) 팔로워 수는 15만 명, 루시는 16만 명을 보유하며 이른바 ‘셀럽’이 됐다. 2020년 등장한 로지는 신한라이프, 아모레퍼시픽 ‘헤라’ 등 다양한 광고에 출연했고, 배우 이정재에 이어 ‘2030 부산세계박람회’ 2호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 봤을 때의 신선함은 금세 사라지고, 노출 빈도가 높아져 이젠 식상하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연예인처럼 대면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소통이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있다.

가상인간 ‘여리지’와 가수 아이린. 사진=한국관광공사, SM엔터테인먼트

초상권 침해 지적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약 8억 원을 들여 제작한 가상인간 ‘여리지’는 레드벨벳 아이린과 닮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초상권 침해 지적을 받았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걸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과 여리지의 사진을 비교하며 “둘이 똑같이 생겼다. 가상인간 도입 시도는 좋으나 초상권 침해 요소가 있다”고 지적하며 “MZ세대가 선호하는 눈, 코, 입 등을 반영해 만든 얼굴이라고 하는데 비현실적인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한국관광공사 측은 본지에 “여리지는 사람 얼굴에 AI 합성기술을 이용해 만든 가상인물이다. 여리지를 기획할 당시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눈, 코, 입 조합 5만 가지를 분석해 조합했다. 조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현재의 여리지의 모습이 탄생했다”며 “어떤 인물을 닮았다는 기준 또한 주관적일 수 있다. 당초 아이린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것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가상인간의 활약이 이대로 끝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홈쇼핑 업계는 여전히 가상인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홈쇼핑이 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제작한 가상인간 루시를 인플루언서, 자동차 마케터, 홍보모델, 엔터테이너로 적극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루시는 고객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라이브커머스 진행자로 데뷔하며 글로벌 패션 브랜드 ‘미우미우’,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가방, 액세서리 등을 완판시키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의 가상인간 ‘루시’가 12일 모바일TV ‘엘라이브’에서 조각가 노준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며 가상인간 최초로 미술품 판매에 나선다. 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12일 모바일 TV ‘엘라이브’에서 사람과 동물, 자연간 ‘관계의 회복’을 주제로, 사람 형상을 닮은 동물 캐릭터를 조각하는 노준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며 가상인간 최초로 미술품 판매에 나선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날 오후 8시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샌드박스 스튜디오에서 루시는 ‘시간의 주름(The Crease of Time)’ 시리즈 신작 3종을 10개씩 총 30점 판매한다. 루시는 작품 소개는 물론 감상 포인트, 인테리어 활용 팁 등을 소개하며 큐레이터로 활약할 예정이다. 방송 중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백화점 상품권도 제공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9월 실감형 콘텐츠 제작 기업 ‘포바이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루시를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시간 양방향 소통을 위해 시각특수효과(VFX), 리얼타임엔진 등 최신 전문 기술을 루시에 적용했다. 향후 자체 목소리를 개발하고, AI(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완전히 자동화된 루시를 구현할 예정이다.

이보현 롯데홈쇼핑 콘텐츠부문장은 “지난해 쇼호스트로 데뷔한 루시가 성공적인 패션 상품 판매 성과를 기반으로 미술품 판매에 나선다”며 “향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루시’를 구현하며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뭐든지 첫 등장 당시엔 호기심의 영향으로 관심을 받기 마련이다. 그 관심을 지속하려면 팬들과의 유대감을 쌓기 위한 지속적인 활동 및 콘텐츠 생성이 중요하다. 이 한계를 극복해야 가상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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