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데스크 칼럼] 튼튼하다는 이유로 500만 원 넘는 샤넬 백 살까?

프리미엄은 광고 대신 스토리와 경험으로 마케팅... 차별화된 브랜드 철학을 산다

  •  

cnbnews 제756호 안용호⁄ 2023.09.20 14:42:09

프리미엄 브랜드와 명품 제품이 일반 대중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특정 산업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핸드폰, 자동차, 가전, 화장품 등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죠.

왜 우리는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에 열광하는 걸까요? 비싼데도 사람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는 도대체 어떻게 마케팅한 걸까요? 두산그룹 전략팀, 두산매거진 ‘GQ'의 브랜드매니저로 근무했고 한국에 쉐이크쉑을 성공적으로 론칭시킨 마케팅 전문가 최연미 씨는 ’탐나는 프리미엄 마케팅’이라는 책에서 프리미엄 마케팅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흔히들 비슷한 개념으로 알고 있는 프리미엄과 럭셔리의 차이를 아시나요? 이 책에 따르면 평균 시장 가격의 두 배 이상을 인정받는 제품을 프리미엄 브랜드, 그리고 5배 또는 그 이상 금액을 받는 브랜드를 럭셔리 브랜드라 규정합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뛰어난 성능과 혜택,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와 경험을 강조하는 반면, 럭셔리 브랜드는 타 브랜드와의 비교가치나 성능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튼튼하다는 이유로 500만 원이 넘는 샤넬 백을 사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죠. 즉 절대적으로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 럭셔리 브랜드의 특징입니다.

미국 광고 전문 잡지 ‘애드버타이징 에이지’에 따르면 2016년 미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1대당 광고비용은 현대자동차 제네시스가 6,821달러, 링컨 2,719달러, 도요타 353달러인 반면 테슬라는 0이었습니다. 테슬라는 기존 방식으로 광고하지 않았음에도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쌓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 전통적인 마케팅 방법인 딜러 판매 대신 대도시 번화가에 쇼룸을 만들어 자동차를 경험할 수 있게 하고, 구매는 인터넷에서 하게 했습니다. 이 밖에도 테슬라의 오너인 일론 머스크는 SNS를 통한 홍보 등으로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죠.

저자는 프리미엄 마케팅이 단순히 프리미엄 브랜드를 마케팅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프리미엄 마케팅은 차별화된 가치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 기획부터 론칭,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걸쳐 차별화된 마케팅 관점을 녹여내고 돋보이도록 만드는 과정이라는 거죠. 그리고 하나의 공통점은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과 스토리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가격이나 품질, 성분 등에 집중했던 기존의 마케팅과는 달리 프리미엄 마케팅은 브랜드에서 느껴지는 무형의 이미지, 디자인, 브랜드 가치와 철학, 구매 및 소비 과정 등 소비자가 브랜드를 접하는 모든 접점에서 타사에 비해 돋보이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브랜드를 프리미엄으로 차별화하는 핵심 요소라는 거죠.

8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예올에서 열린 2023 예올X샤넬 프로젝트 '우보만리: 순백을 향한 오랜 걸음' 전시에서 참석자들이 올해의 젊은 공예인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호 ‘문화경제’는 각 업계에서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와 제품을 특집기사로 다룹니다. 1억 원 넘는 TV를 보신 적이 있나요? 초대형 TV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LG전자는 초대형 초고가 제품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습니다. 9월 초 막을 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국제가전박람회) 2023에서 삼성전자는 고화질·초대형 라인업에서(NEO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8K·네오큐레드 4K·큐레드 4K 등 98인치 형 2종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선보인 더 프리스타일 2세대 모델의 경우 스마트 엣지 블렌딩 기능이 적용돼 2대의 제품으로 21:9 비율의 대형 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어 마치 영화관과 같은 스크린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LG전자가 선보인 대표 모델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은 무선 AV 전송 솔루션을 적용해 전원 외 모든 선을 없애고 TV와 연결된 주변기기의 복잡한 연결선에 대한 불편을 해소했습니다.

주류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최근 ‘라리크’ 시리즈라는 최고급 코냑을 내놨습니다. 프랑스의 코냑 제조사 하디의 최고급 라인인 라리크 포시즌스 4종과 라리크 카요타 1종을 국내에 출시했습니다. 하디는 특히 병 모양을 중요하게 여기는 코냑의 특성을 잘 살리고자 프랑스 명품 크리스털 회사인 라리크와 협업해 프리미엄의 가치를 극대화했습니다.

금융업계는 상위 1% 초고액 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해 VIP 고객을 타깃으로 자산관리서비스에 열심입니다. 특히 별도의 자산관리서비스 브랜드를 두고 있는데, KB금융그룹의 KB GOLD & WISE, 신한금융그룹의 PWM, 하나금융그룹의 Club1, 우리은행의 TCE 등이 대표적입니다. 초고액 자산가를 위해 금융업계는 고도화된 인공지능(AI) 서비스까지 활용하고 미술품 신탁 상품을 통해 고객의 취향을 살핍니다.

욕망과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생기는 일부 ‘명품 중독’을 제외하고는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와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확실한 브랜드의 정체성이 있고 제품의 가치가 있다면 그 가치를 사고파는 일은 당연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소수의 부자에게만 접근을 허용하는 배타성이 프리미엄의 모든 것이 된다면 그 가치는 영원하지 못할 것입니다.

관련태그
프리미엄  삼성전자  LG전자  ifa  올레드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