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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주총서 배당 확대 요구한 행동주의 펀드 ‘패배’

1조2000억 규모 현금배당‧자사주 매입 요구 부결… 4173억 원 규모 배당안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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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한원석⁄ 2024.03.15 16:44:23

삼성그룹 사기. 사진=연합뉴스

삼성물산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배당 확대를 요구한 행동주의펀드들이 표 대결에서 패배했다. 이들은 삼성물산 측에 7000억 원이 넘는 현금배당과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요구한 바 있다.

15일 삼성물산은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주총을 열고 제1-2호 의안으로 올라온 지난해 이익배당 안건에 대해 의결권 있는 주식 1억3800만 주 가운데 약 1억600만 주(77%)의 찬성으로 이사회가 올린 안을 채택했다.

또한 386만 주, 약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요구도 14일 기준 의결권 있는 주식 1억3800만 주 가운데 1억1400만 주(82%)가 반대하며 부결됐다.

지난달 삼성물산 이사회는 1주당 보통주 2550원, 우선주 2600원, 총 4173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앞서 시티오브런던 등 5개 행동주의 펀드들은 최근 주주제안에서 보통주 1주당 4500원, 우선주 4550원, 총 7346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과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당초 이들의 삼성물산 지분은 1.46%로 주주제안 통과 가능성이 낮았으나,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이들의 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면서 해외 연기금의 투표 향방이 주목받았다. 다만 국민연금은 전날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이익배당과 관련해 이사회 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냈다.

법무법인 린의 도현수 변호사가 15일 열린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를 대리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원석 기자

이날 주총장에서 행동주의 펀드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린의 도현수 변호사는 “삼성물산의 우량 자산이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주주들은 지속적으로 투자 손실을 보고 있다”며 “주주환원이 매력적이지 않아 배당 증가와 자사주 매입을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 변호사는 이어 “삼성물산의 순자산 가치 대비 (주가) 디스카운트는 코리안 디스카운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삼성물산의 비효율적인 자본 배분,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 불명확한 전략 등으로 주주들이 성장에 따른 수익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주주제안상 총 주주환원 규모는 1조2364억 원으로 2023년뿐 아니라 2024년 회사의 잉여현금흐름 100%를 초과한다”며 “이러한 규모의 현금 유출이 이뤄진다면 회사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투자재원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송규종 부사장은 “기후위기,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등 대내외 경영환경을 고려하면 자사주를 매입하기 보다 친환경에너지, 바이오헬스케어 신규 투자에 비중을 두고자 한다”면서 “이번 (주주환원) 정책이 마무리되는 2025년 하반기에 다양한 환원 방법을 고민해 주주들의 요구에 부응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물산은 보통주 총 781만 주(4.2%)와 자사가 보유한 우선주 전량인 16만 주(9.8%), 약 1조 원 규모를 소각하는 안도 의결했다. 과거 제일모직과 합병할 당시 취득한 자기주식인 보통주 188만8889주와 기타 주식(우선주) 15만9835주를 임의·무상 소각하는 감자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2월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전량 소각 정책을 밝힌 삼성물산은 올해부터 매년 3분의 1씩 자기주식을 소각해 오는 2026년까지 전량을 소각할 예정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내이사로 오세철 건설부문 사장과 이준서 패션부문장이 연임됐고, 이재언 상사부문 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최중경 한국가이드스타 이사장이 연임됐고,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신규 선임됐다.

한편 삼성물산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41조9000억 원, 영업이익 2조8700억 원, 당기순이익 2조7200억 원을 기록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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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주주총회  행동주의 펀드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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