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1월 7일(화) 언론공개회를 열고 미술관 2025년 전시계획과 주요사업 및 운영방향을 발표한다.
2024년 주요 성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한국미술 해외전시뿐 아니라 새로운 장르의 재조명 및 동시대 이슈를 다루는 기획전을 통해 한국미술사를 확장하고 국내외 미술담론을 주도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우선, ▲한국미술 해외교류사업이 가속화되어 한국미술 영향력 강화를 주도하였다.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이 대만을 순회해 13만 5천여 명의 관람객을 모았고,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가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 이어 LA 해머미술관에서 열리면서 한국미술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과 협력하여 2025~2026년 미국, 영국 유수 미술관에 《이건희컬렉션 순회전》공동주최를 확정하였다. ▲《한국 근현대 자수: 태양을 잡으려는 새들》, 《한국 현대 도자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등의 전시를 통해 그간 연구가 미진했던 자수, 도자 분야를 미술사적으로 새롭게 정립하였고,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등 조경, 건축 전시를 개최함으로써 한국미술사를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또한 《접속하는 몸-아시아 여성 미술가들》, 《예측 (불)가능한 세계》 등 아시아 여성, 인공지능과 같은 동시대 이슈를 다룬 기획전을 통해 국내외 미술담론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소장품 부문에서 이중섭, 존 발데사리 등 국내외 미술 작품, 백남준 사진 및 필름 아카이브와 우규승 건축 아카이브 등을 수집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 K-아트 해외 확산을 위해 재외문화원과 연계하여 한국현대미술 작가 교구재 교육을 나이지리아, 남아공 등에서 운영하는 등 미술관교육의 해외 확장도 일궈냈다. 또한 ▲미술관교육 사업은 교육부 인성시민교육대상 단체부문 대상인 교육부장관상 및 행정안정부 ‘책임운영기관 서비스 혁신 공유대회’ 장려상을 수상하였고, 덕수궁에서 개최한 《한국 근현대 자수》전시가 양성평등문화콘텐츠상을 수상하는 등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 수행에 있어 긍정적 평가와 지지를 받았다. ▲영국, 프랑스, 캐나다, 뉴욕, LA, 워싱턴 등 해외 13개 주재 문화원에 자수전, 구상회화전, 건축전 등 온라인 전시 영상콘텐츠 7건을 공유하여 K-아트 확산을 지속하였고 ▲소장품관리시스템 미술관 보급(누적 49개), 지역 미술관 협력전, 7개 미술관 보존처리지원, 8회 미술관 보존교육, 17개 기관 보존현장컨설팅, 12회 문화취약계층대상 나눔미술은행 소장품 무상대여 등 국립미술관의 공적 역할을 강화하고, 대국민 미술문화향유 증대에 기여하였다.
2025년 주요사업 및 운영방향
2025년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과 과천에 대대적인 상설전을 마련하는 한편, 한국미술의 세계 확산을 위해 아시아·유럽·미국 등 유수 미술관과의 협력전시가 전 세계 대륙별 곳곳에서 펼쳐친다. ▲과천, 청주관 운영부제를 도입하여 자율성을 높이고 ▲신규 수장고 공간 확보를 통해 미술관의 근간과 뼈대를 강화한다. ▲한국미술 담론의 세계적 확산을 위해 해외 석학 초청, 공동출판 등 연구 분야 국제교류를 강화하고 ▲서울관 교육동에 (가칭)을 신설하여 미래세대를 위한 미술관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다.
국가대표 소장품 상설전시 부활 및 미술문화외교 강화
국립현대미술관은 2025년 국가대표 소장품으로 한국 근현대미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대적인 상설전시를 서울관과 과천관에 마련한다. 과천관에 1,000평, 서울관에 470평 공간에 최고 소장품을 엄선한 하이라이트 전시 및 전시와 연계한 상설 교육 프로그램 마련을 통해 국내외 관람객들은 누구나 한국미술의 정수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광복 80주년, 신체다양성과 같은 동시대 사회적 맥락의 주제전을 비롯하여 이대원, 김창열, 신상호 등 독보적 한국 작가 재조명 전시와 함께 현대미술의 실험성을 제시할 신규 프로젝트도 마련된다. 아울러 싱가포르, 일본, 이탈리아, 중국, 미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공동주최전, 순회전 등이 진행되어, 국가대표 문화외교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보다 강화할 것이다.
과천관·청주관 운영부제 신설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이하 ’과천’)과 청주관(이하 ’청주’)의 자율적 운영을 통한 대국민 서비스 강화를 위하여 2024년 12월 31일 직제를 개편하였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장 하부기구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운영부와 청주관운영부를 둔다. 이는 과천관과 청주관의 학예·행정·시설 업무 총괄책임자를 두어 지역관 운영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준분관 체제이다. 각 지역관은 지역 환경에 발맞추어 지역과 협력하고 관별로 보다 차별화된 전시콘텐츠 개발 및 운영으로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다.
신규 수장고 공간 확보 추진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장품 증가로 인한 수장고 포화를 해소하기 위하여 신규 수장공간 확보를 추진한다. 한국조폐공사와 협력을 통해 현재 사용 중지되어 공실인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 지하동*을 신규 수장공간으로 활용하고자 2025년 ‘화폐본부 지하동 활용방안 연구 및 시설물 상태조사 연구’를 추진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한국조폐공사는 지난 2024년 8월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미술품을 활용한 문화상품화·수익금 기부 등 국민의 문화향유권 증진을 위해 협력을 약속하는 등 지속적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추가 수장공간 확보를 통해 현재 90%에 달하는 수장고 포화문제를 일정부분 해소하고, 미술관의 근간인 소장품 수집·보존·연구의 뼈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미술 연구 국제화 강화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미술 담론의 세계적 확산을 위해 국내외 연구자 및 작가와의 국제교류 사업을 확대하고, 국제학술 공공프로그램을 다각화한다. 프로젝트는 올해 알렉산더 알베로(2025년,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를 시작으로, 할 포스터(2027년, 프린스턴대학교 교수) 등 저명한 현대미술 연구자들을 초청한다. 이들은 일정 기간 거주하며 한국현대미술의 현장을 돌아보고 강연, 세미나 등 연계 공공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청중들과 지적 교류의 자리도 갖게 될 예정이다. 한편, 한-네덜란드 공동연구에 기반한「국립현대미술관-스테델릭미술관 공동출판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양 기관은 공동연구에 기반을 둔 온·오프라인 연구지 발간을 통해, 국제적 소통 및 연구협력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서울관 교육동 상설교육공간 신설
국립현대미술관은 도심 속 미술관 서울관 교육동 2층을 전면 개조하여 어린이 및 청소년, 온가족이 현대미술을 다양한 형태로 만나고 작가와 함께 예술을 경험하는 (가칭) 공간을 새롭게 조성한다. 어린이 특화 전시실, 아카이브 전시, 가족라운지 등 새로운 공간과 언제나 참여 가능한 입체적 상시 프로그램들은 미래세대부터 은퇴 후 중장년세대와 장애·비장애 통합 등 전 세대를 아우르며 모두의 일상 회복을 지원하여 미술관교육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다.
2025년 전시계획
국립현대미술관은 4관에서 연간 20여 개에 달하는 전시와 프로젝트를 개최하는 국가대표 미술관이다. 국내 유일 국립미술관으로서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한국미술의 지평을 넓히며 세계속으로 한국미술을 확장한다.
먼저, 국립현대미술관의 사회적 책무를 충실히 하기 위한 전시를 마련한다. 첫째, 국민의 미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미술 대표작을 상시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서울과 과천에 대대적인 상설전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소장품 0점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11,800여 점의 소장품을 구축했다. 특히 2021년 故 이건희회장의 기증으로 소장품의 질이 현격히 높아졌다. 이건희컬렉션은 지난 2년간 지역 순회전(10개 기관)을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와 상설전에서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과천관에는 약 1,000평의 규모에 1900~1980년대까지의 작품을 시대, 주제, 작가별로 펼치고, 서울관에서는 1, 2전시실 470평 공간에 196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최고 작품을 엄선한 하이라이트 전시가 열린다. 상설전은 연간 개편이 더해져서 앞으로도 상시적으로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작을 일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둘째, 시대의 사회적 의제를 다룬 주제전을 지속 개최한다. ▲2025년은 광복 8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잃어버린 조국이었고, 해방과 전쟁 후에는 많은 실향민에게 잃어버린 고향이 되어버린 우리 땅. 이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화폭에 담은 예술가들의 작품이 광복 80주년 기념《향수, 고향을 그리다》에서 대거 선보인다. ▲서울관에서는 장애, 비장애 등 신체다양성을 환대하는 미술관의 실험을 담은 국제기획전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가 열린다.
셋째, 국립현대미술관은 동시대 한국 작가들이 작품을 제작하고 발표하는 장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다. 미술관은 체계적인 작가 지원 및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신진에서부터 중견작가까지 작업 활동을 활발히 전개할 수 있도록 창동과 고양레지던시를 운영하는 한편, 《젊은 모색》, 《올해의 작가상》 및 개인전 개최 등의 단계가 마련되어 있다. 이 중 2025년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신진작가 프로그램 《젊은 모색 2025》가 과천에서 대규모로 펼쳐지고, ▲가을에는 SBS문화재단과 함께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5》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에 더해 ▲서울관의 상징적 전시공간인 서울박스에 공간적 특성을 반영한 대규모 설치작품을 제작·전시하여 현대미술의 실험성과 잠재성을 제시할 《MMCA x LG OLED 시리즈》가 첫 선을 보인다. 작가지원비를 제공하여 작가들로 하여금 창작 기회를 높이고, 대중과의 소통 기회를 넓혀 작가 육성에 기여하는 프로그램들이다. 이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은 지역의 공공미술관과 다양한 협력 전시를 추진하고 있다. ▲청주시립미술관과 공동개최로 ‘재생’을 주제로 청주 당산 생각의 벙커 등에서 펼쳐질 《MMCA 청주프로젝트 2025》를 포함, 여러 전시의 지역 순회를 추진하여 지역시민들의 문화향유 접점을 넓히는데 기여할 것이다.
다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 고유의 독자성을 견지하고, 세계 속에서 한국미술의 위치를 정립하기 위한 전시들을 선보인다. 첫째, 한국 근현대미술에 대한 탄탄한 연구 기반 전시이다. ▲2025년에는 ‘한국 근대미술 재발견’시리즈의 일환으로 덕수궁에서 근대미술가의 재발견2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전이 개최되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혹적인 작품을 남긴 한국 근대화가들이 재조명된다. ▲청주에서는 전후(戰後)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미술의 기치를 앞세웠던 모던아트협회 화가들을 집중 조명한 《새로운 동행: 모던아트협회 1957-1960》전시가 개최된다. 또한 한국 근현대미술의 대표 작가를 충분한 연구 성과와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충실하게 재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덕수궁에서는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대표 화가 이대원의 회고전이 작고 20주년을 맞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최초로 열리고 ▲서울에서는 ‘물방울 화가’ 《김창열》의 창작 여정과 세계관을 보여주는 전시가 작가의 작고 이후 첫 미술관 전시로 기획된다. ▲과천에서는 한국 현대 도자공예의 거장 《신상호》전이 대규모로 열린다.
둘째, 국가대표 문화외교를 이끄는 기관으로서, 국제전 및 국제 교류전을 통해 세계 미술계와 적극 협력하고 한국미술을 전 세계로 확장하고자 한다. ▲먼저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전으로, 호주 태생으로 하이퍼리얼리즘 조각을 선보이는 세계적인 조각가 론 뮤익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 개최된다. ▲외국과의 교류 전시로는 한-싱가포르 수교 50주년 기념으로 내셔널갤러리싱가포르의 어린이비엔날레와 협력한 어린이 전시 《내일 우리는》 ▲덕수궁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수묵별미(水墨別美): 한·중 근현대 회화》 중국 순회전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의 이탈리아 순회전 ▲2025년말 미국 스미소니언을 시작으로 미국․영국 유수의 박물관을 순회하는 《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 국외 순회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요코하마미술관과의 교류 《한일현대미술전》이 12월 일본에서의 개막 후 2026년 5월 과천에서 개최된다.
셋째, 서울관에서는 동시대 사회적 의제와 대중성을 겸비한 다원예술과 영화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인류세를 고민하는 자리로, ‘숲’을 주제로 한 다원예술 프로그램 약 10건이 일 년 내내 펼쳐지며, ▲예술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다채로운 영상 라인업을 선보이는 《MMCA 필름앤비디오 2025》가 소개된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