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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시대 도래...국내 주식시장 지형 변화는?

에너지, 방산·조선, IT 등 주요 산업 분야 변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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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예은⁄ 2025.01.21 10:45:41

트럼프 인수위가 배포한 도널드 트럼프 공식 사진. 사진=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다양한 산업 지형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방산·조선, IT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먼저 트럼프 1.0(트럼프 1기)의 정책과 주식시장의 변화를 분석해 보고, 향후 트럼프2.0의 정책 변화와 국내 산업의 영향을 전망해 본다.


트럼프 1기 정책 드라이브 방향성과 이에 따른 주식시장 영향을 살펴보면 트럼프는 1기 첫 100일간 총 33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전 대통령들이 취임 초기 평균 15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에 비하면 많은 숫자다.


트럼프 1기 초기에 통과된 행정명령 어젠다는 산업 측면에서는 오바마케어 폐지 노력(1건), 금융규제 완화(1건), 인프라(1건), 기술(1건), 화석에너지 개발(2건)과 같은 안건이 있었고, 경제 측면에서는 미국우선주의(4건), 이민자(4건), 정부 효율화(4건), 무역(4건) 관련 안건이 주류를 이뤘다.


주식시장에서는 2017년 1월 트럼프 취임식 이후 1년간 S&P500 지수가 23.7% 상승했다. 섹터 별로는 IT 섹터가 동기간 41% 상승했으며, 금융, 헬스케어, 경기소비재 섹터가 시장을 아웃퍼폼했다. 시장 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소재, 산업재 섹터가 그 뒤를 이어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필수소비재, 에너지, 유틸리티, 커뮤니케이션 섹터는 부진했다.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은 어떻게 전개될까?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에 따르면 ▲해양/연방 토지 시추 제한 해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정 철회 ▲천연가스 수출 공장 승인 등 화석에너지 규제 완화 및 지원 ▲내연기관 산업 규제 완화 등이 당장 1월 20일 서명되는 행정명령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혜를 볼 수 있는 산업인 금융, 산업재, 일부 에너지 섹터는 트럼프 1기 초기와 마찬가지로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에너지 정책, 국내 NCC 기회 요소 작용 기대

제이슨 패커드 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 주변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Drill, Baby, Drill’을 내건 에너지(원유, 가스와 관련된 사업) 정책 변화가 주요 화두로 대두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집권 후 물가 상승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화석연료 공급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셰일오일·가스 생산량 확대 시기에는 원유 및 가스를 운송, 보관, 정제하는 미드스트림 업체들의 주가 상승이 동반되어 왔다. 미드스트림 업체들은 통상 유가의 영향을 덜 받고, 생산량과 파이프라인 볼륨과의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트럼프 2.0의 정책은 한국 NCC(석유화학 기초 원료 생산 시설)의 원가 부담 경감과 경쟁국의 원가 우위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 높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원유·가스 생산 확대를 위한 각종 규제 완화와 사우디와의 관계 회복 전략 등은 유가 하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2024년 평균 76$/bbl에서 2025년 60~70$/bbl 수준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이란·러시아에 대한 외교정책 스탠스 변화는 그간 원가 측면에서 수혜를 누렸던 중국·대만 등 아시아 경쟁업체의 원가 우위 국면 종료로 이어질 가능성 높다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중국의 강력한 통화·재정정책 예고도 수요 측면에서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S-Oil, 유니드, 롯데정밀,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힘에 의한 데탕트, 미국의 전략적 초점은 아시아: 한국의 역할 부상 중요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가 지난 10일(현지시간) 페루 국영 시마조선소에서 열린 페루 함정 프로젝트의 착공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의 또 다른 변화 축은 바로 국방·안보 관련 산업 지형 변화다.


지난해 말 일본에서 발간된 엘브릿지 콜비의 '아시아 퍼스트' 저서는 미 정부의 기존 대중국 견제 노선은 유지될 것이나, 군사적 경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은 동맹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동맹국들의 군사 투자를 통한 자기방어능력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안보 정책에서 세력 균형의 핵심은 다름 아닌 군사력이다. 대화와 협력, 소프트파워는 부차적인 수단에 불과하며, 궁극적으로 힘을 통한 억제와 균형 강화가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된다.


윤 연구원은 중국의 팽창주의와 군사적 패권 의지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 군사적, 경제적 자원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군사력 투사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을 제1열도선 안에 묶어 놓는 것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관점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유럽에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불안정에 지나치게 신경 쓰기보다,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패권적 야망을 견제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윤 연구원은 분석했다.


현재 미·중 경쟁은 과거 미·소 냉전과는 다른 성격을 띤다. 과거 냉전이 이념적 대립을 중심으로 했다면, 현재 미·중 경쟁은 민족주의와 지역 패권 중심의 경쟁이다. 따라서 과거 냉전과 달리 중국이 스스로 몰락할 것이라 기대하기보다, 군사적 억제와 균형 강화를 통해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동맹국과의 연대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미국의 단독 패권 시대가 종료되면서, 동맹국들과 반패권 연합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지역 안보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모든 무기 조달을 미국에서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제다. 따라서 방위산업의 다국적화가 필요하며, 동맹국 간의 협력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다. 특히 조선업 등 아시아 국가가 경쟁 우위를 가진 분야에서 미국과 적극적인 협력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한국과 조선 분야 협력을 강조하고, NATO 방위비 증가 요구 등 엘브릿지 콜비의 전략 방향성과 유사한 기조를 보여왔다는 점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한국의 조선소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과의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 다만, 미국 법령(10.U.S.C.8679)에 따라 외국 조선소에서 미군 함정을 신조 건조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국가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할 경우, 예외를 승인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미군 함정의 MRO(정비, 수리, 점검) 협력 확대와 관련하여 한국 조선소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내 조선사 중 방산업을 영위하는 업체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두 곳이며, 한화오션은 미국에 필리조선소 인수로 거점을 확보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의 군함 MRO, 신조 건조의 시너지 효과는 미국 발주량의 추정, 부가가치가 높은 전투체계에 대한 협업 정도, 미국 내 건조 시 효율화 속도, 미국 외 건조 시 캐파(Capa) 및 권한에 대한 의사결정 등 많은 변수들에 의해 판단될 것"이라 말했다.


분명한 것은 미국 군함 사업은 새로운 영역에 대한 사업 확장과 미국을 발판으로 전 세계 군함과 잠수함 수요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할 가능성, 그리고 상선 시장의 호황, 해양사업의 회복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현재 높은 밸류에이션은 유의점이다. 조선 5사의 최근 평균 PBR은 2.8배(합산 시총 74조원, 3Q24 순자산 26조원)으로 2021~2023년 평균 1.5배 대비 급증한 상황이다. 이같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주가 상승률은 HD현대중공업 122.9%, HD한국조선해양 88.6%, HD현대미포 58.1%, 한화오션 48.8%, 삼성중공업 45.8% 순 커버리지 조선 5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74.0조원. HD현대중공업 28.8조원, HD한국조선해양 16.3조원, 한화오션 13.1조원, 삼성중공업 10.4조원, HD현대미포 5.3조원 순. 합산으로 ’24년 이후 88.1% 증가했다.


1월 20일 기준 한화오션의 주가는 37% 급등했으며, 삼성중공업 17.3%, HD한국조선해양 5.6%, HD한국조선해양 5.6% 순으로 상승했다. 한편, HD현대미포는 3.87% 하락했다.

 

지난 정부 취임 후 가장 아웃퍼폼했던 섹터는 IT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내 미셀로브 울트라 아레나(Michelob Ultra Arena)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정책과 국방 요소 등으로 기회가 생기는 산업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심은 주도 성장산업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트럼프 1기 초기에 기술 기업을 지원하는 내용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취임 후 1년간 가장 아웃퍼폼했던 섹터는 IT였기 때문이다.

 

황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 정부에서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앱 등 '클라우드 산업'의 성장을 중심으로 엔비디아, 마이크론, 램리서치 등 '반도체 업황'의 회복이 나타났으며, 페이팔과 같은 '모바일 디지털 결제' 시장, 어도비 등의 '디지털 컨텐츠' 산업이 성장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오히려 기술 산업 지원은 트럼프가 중국과 무역분쟁을 본격화한 2018년 하반기부터 시작됐으며 바이든이 이를 계승했다. 지금은 중국과 기술경쟁 구도가 트럼프 1기보다 뚜렷해져 있고 AI 기술의 성장 로드맵도 계속 그려나가는 상황이다. 새 정권이 시작되는 국면이지만, 기술주를 중심에 두고 산업재 및 전력 인프라와 금융 섹터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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