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미래 에너지원으로 새롭게 주목받는 핵융합 발전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기술과 사업 역량 확보에 선제적으로 나선다.
현대건설은 14일 서울대학교와 ‘초전도 기반 핵융합로 기술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서명식에는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와 유홍림 서울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핵융합 발전은 수소 등의 연료를 플라스마 상태에서 섭씨 1억도 넘는 초고온으로 가열한 후 원자핵을 결합시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원료가 풍부하고 폭발 위험성이 낮아 안전한 데다 배출가스와 방사능 폐기물 발생량이 적어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핵융합 과정의 핵심은 초고온의 플라스마를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초전도자석의 강력한 자기장이 초고온의 플라스마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데, 초전도자석을 만들기 위해선 특정 조건에서 전기 저항이 ‘0(Zero)’이 되는 특수 물질인 초전도체가 필수다. 차세대 에너지로서 막대한 잠재력을 지닌 만큼 고도의 기술적 과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 주요 기관과 기업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연구개발에 매진 중이다.
서울대는 무절연 고온초전도 등 핵융합 시스템을 소형화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영국 원자력청(UKAEA)이 주관하는 세계 최초 상업용 핵융합 발전 프로젝트 ‘STEP’에 참여하는 등 밀도 있는 연구로 핵융합 기술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현대건설과 서울대는 국내외 초전도 기반 핵융합로, 핵융합용 초전도와 관련한 △공동 연구 및 기술 개발·이전 △사업 개발 및 참여 △인력지원 및 상호협의체 운영 등을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대형원전·SMR(소형모듈원전)을 포함한 여러 플랜트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핵융합 발전소 건설·사업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서울대는 핵융합과 초전도 분야의 핵심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한우 대표는 “대한민국 산학(産學) 대표 기관의 협력이 미래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동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늘 협약은 핵융합 발전이 실험실에서 실증로와 상업로 건설로 이어져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홍림 총장은 “이번 협약은 국내 초전도 연구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양 기관의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