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가행렬부터 제례봉행,,, 2500명 설렁탕 나눔까지 봄비 속 빛난 ‘전통 재현’ -어린이 외국인 등 시민 300명 어가행렬 동참 … 제례 문화 현대적으로 재해석

선농대제 설렁탕 나눔. 사진=동대문구청

선농대제 전향례. 사진=동대문구청

선농대제 재례봉행. 사진=동대문구청

풍년과 행복을 기원하는 ‘제46회 선농대제’가 19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선농단역사공원 일대에서 성대히 펼쳐졌다. 선농대제는 고려 ‧ 조선시대에 임금이 선농씨와 후직씨에게 제를 올려 풍년을 기원한 전통의식이다.

제사 후 고깃국을 백성과 함께 나눈 풍습은 설렁탕의 유래로 전해진다.

이날 9시, 동대문구청 광장에서 제사에 쓰일 향과 축문을 전달하는 ‘전향례’를 시작으로 선농단으로 향하는 ‘어가행렬’이 장엄하게 도로 위를 수놓았다. 행렬에는 선농대제보존위원회의 제관들을 비롯해 전통시장 상인회, 서울약령시협회, 외국인 유학생, 어린이 태권도단 등 약 300명의 시민이 참여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열린 제례 문화’를 함께 만들어냈다.

때마침 내린 봄비는 올해의 풍년을 미리 축복해주는 듯했다. 도로를 가득 매운 전통 행렬에 시민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어가행렬’을 즐겼다. 어가행렬이 선농단에 도착하자, 선농제향을 비롯해 제례악과 일무 공연 등 전통의식이 600년의 시간을 넘어 생생하게 재현됐다.

제례봉행과 동시에 제단 맞은편 종암초등학교에서 열린 ‘2500명 설렁탕 나눔’도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대한적십자사 동대문구지회와 동대문구자원봉사센터 봉사자들의 안내로, 시민들은 질서 있고 쾌적한 환경에서 설렁탕을 맛볼 수 있었다.

현장을 찾은 한 주민은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보고, 설렁탕도 먹으니 왠지 올해 일이 다 잘될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필형 구청장은 “오늘 이 제례를 통해 우리 국민 모두가 풍요롭고 행복한 한 해를 보내길 진심으로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2025 제46회 선농대제는 동대문문화재단 주최, 선농대제보존위원회 주관, 동대문구 후원으로 진행됐으며, 본 행사 전날인 18일에는 전농동 지식의 꽃밭에서 ‘설렁설렁 국악 콘서트’가 흥겹게 펼쳐졌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