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5.10.01 14:33:07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미래의 예기치 못한 위험을 대비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누군가는 ‘보험’이라는 상품을 통해 일정 비용을 감수해서라도 불확실한 위험을 회피하려 할 것이다.
위험을 대비하는 방법이 보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험료를 내는 대신, 미래에 위험 발생 시 필요한 지출에 대비해 ‘적금’을 들어두는 것도 또 다른 대안이 된다. 보험은 실제 위험이 발생하지 않으면 납입한 비용이 사라지지만, 적금은 비용 지출 없이 보유 자산만으로 유사한 효과를 구현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은 덤이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의 불확실한 위험을 대비해 주는 ‘보험 상품’이 있는데, 금융업계에서는 이를 ‘옵션’이라 부른다. 그리고 주식시장에도 옵션 외에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적금형 대안이 있다. 바로 주식과 채권을 일정 비율로 담은 포트폴리오가 그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옵션을 통해 위험을 막는 것과, 주식·채권 비중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위험 관리(리스크 헤징) 측면에서 동등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굳이 소멸성 보험료(옵션 프리미엄)를 지불하지 않아도, 자산 비중만 정교하게 조정하면 주식 시장의 높은 변동성 위험을 완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옵션이라는 보험 상품을 주식과 채권의 조합으로 ‘복제’할 수 있음을 수학적으로 입증한 것이 바로 금융공학의 기초가 된 블랙–숄즈 모형이다.
다만, 보험 시장과 옵션 시장은 대중성에서 차이가 있다. 보험은 누구나 쉽게 가입할 수 있지만, 옵션은 구조가 복잡해 일반 투자자가 활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이 운용하는 헤지펀드나 대체투자 펀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같은 전략에 접근한다. 이 역시도 주로 고자산가를 중심으로 이뤄지기에 대중적인 방식은 아니다. 이 한계를 보완해, 옵션 기반의 위험 회피 전략을 ETF에 내장시켜 일반 투자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 바로 버퍼 ETF(Buffer ETF)다. 복잡한 옵션을 직접 매매하지 않아도, ETF를 사는 것만으로 옵션을 통한 ‘보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한 것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주식과 채권 비중을 시장 위험에 따라 능동적으로 조절해 위험을 회피하는 방식은 '적금'과 같이 무비용으로 보험의 효과를 구현하는 이상적인 접근법이다. 이는 주로 기관투자자가 활용하는 위험 회피 전략이지만 현실적으로 일반 투자자들이 매 순간 변하는 시장의 위험(시장 변동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포트폴리오 비중을 동적으로 조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러한 기관급 ‘동적 헤징’ 전략을 ETF에 담아 대중화를 주도하려는 첫 시도가 국내에서 이뤄졌다. 바로 제2의 커버드콜 ETF 대중화를 이끈 이경준 상무가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뒤 처음으로 출시한 ‘미국테크100 월간목표헤지액티브 ETF’가 그 주인공. 이는 마치 0.49%의 ETF 운용 보수로 개인 위험 관리사를 고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지향한다. 이 상품을 기획한 이경준 ETF운용본부장을 만나 상품의 기획 의도와 향후 키움운용의 상품 운용 전략을 물었다.
- 미국테크100 월간목표헤지액티브 ETF 상품이 추구하는 전략은 무엇인가요?
"이 상품은 기관에서 널리 사용되는 검증된 기법인 ‘델타 복제’ 전략을 ETF에 담아 개인 투자자에게까지 접근성을 넓힌 상품으로, 향후 발생 가능한 시장 하락 위험을 방어하는 보험과 같은 역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복잡한 옵션 전략을 개인 투자자가 방어적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민주화’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상품의 핵심은 변동성을 피하는 전략입니다. 주요 목표는 극단적인 손실을 방지하는 것으로, 시장이 급락했을 때 반등을 기대하기보다는 더 하락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안정적 선택을 우선합니다. 따라서 이 상품은 주식의 대안이 아니라 안전자산, 즉 채권의 대안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기본적으로 주식 시장의 변동을 지속적으로 탐색하며 시장이 안정적으로 완만히 상승할 때는 주식처럼 움직이며 수익 참여가 높아집니다. 반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기 시작하면 주식 비중이 계단식으로 점차 줄어들며 채권 비중이 높아지는 구조이며, 급등락이 있는 경우에도 변동성을 중화해 가격 변동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특히 이 상품은 주식 시장에서 하락 리스크를 피하는 판단을 대신해 주는 기능을 합니다. 지수나 다른 자산이 폭락했을 때 현금을 들고 있으면 다시 매수할 기회가 생기듯, 이 상품은 하방을 막아 투자자에게 보유 현금으로 다른 상품을 저가로 매수할 선택지를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이를 구현하는 과정에서는 버퍼 ETF와 같이 지수에 옵션을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옵션 매수 대신 옵션 복제 전략을 채택해 높은 옵션 비용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를 통해 평상시에는 비용 부담이 적지만 위험 보호가 필요할 때 확실히 보호되는 구조를 구현했습니다."
-전월 말 종가를 방어선으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상품은 한 달짜리 가상의 옵션을 복제하는 구조를 사용합니다. 전월 말 종가를 기준으로 한 월간 방어선은 하방 방어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통상 버퍼 ETF는 1년짜리 장기 옵션을 기반으로 방어선을 설정하기 때문에 만기가 멀면 시장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단기 이벤트에는 방어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반면, 월 단위 방어선 설정의 장점은 방어선이 매월 시장 상황에 맞춰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단기 이벤트나 가격 급등락에도 즉각적인 방어 효과를 제공할 수 있죠.
다만 월 단위로 민감하게 조정되므로 매매가 잦아지고, 상방 수익 참여율 역시 기존 원지수 추종 ETF에 비해 다소 낮아질 수 있습니다. "
- 이 상품이 버퍼 ETF 대비 갖는 이점은 무엇인가요?
"이 상품은 장기적 수익 참여, 극단적 하락 방어, 직관적 이해 측면에서 버퍼 ETF 대비 차별화된 강점을 가진 상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버퍼 ETF는 강세장에서 캡(Cap)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가져가지 못하지만, 이 상품은 극단적 상승장에서 주식 비중을 최대 95%까지 높여 평균 70~80% 수준의 수익 참여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시장이 연간 40% 올랐을 때 버퍼 ETF는 캡 때문에 약 10% 수익으로 제한되지만, 이 상품은 약 21%의 상승률을 제공함으로써 장기 성과에서 보다 유리합니다.
또한 급락장 방어 효과가 확실하다는 차별성을 갖습니다. 이 상품은 특정 방어선에 도달하면 주식 비중을 점차 줄이고, 채권 비중을 최대 95%까지 높여 일정 기간 유지하는 구조입니다. 반면, 버퍼 ETF는 지수가 하락 방어선(약 -10%) 이상 하락 시에도 주식 노출이 남아 하락 손실이 더 커질 수 있죠.
옵션 구조에 비해 단순하고 직관적인 점도 장점입니다. 버퍼 ETF는 만기에서 성과가 명확히 나타나는 반면, 이 상품은 매일 주식과 채권 비중이 표시되어, 투자자는 ‘오늘 내 주식 투자 비중이 몇 %인지, 시장 상황에서 포지션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하며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상품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타상품과의 조합은 무엇인가요?
"나스닥 100 레버리지 상품과의 조합이 가능합니다. 이 상품은 시장 상황에 따라 트레이딩 전략이 약해지면 현금과 유사한 미국 초단기 채권으로 전환됩니다. 평소에는 주식을 보유하다가 시장이 급격히 움직이면 현금화되어 위험을 피하게 되는 원리죠. 특히, 시장이 V자 반등을 보이거나 긴 하락장이 지속될 때, 방어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대응합니다.
이때, 시장 하락 후 반등 구간에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천천히 수익을 내기보다, 짧고 강한 반등 구간을 활용해 더 큰 수익을 가져오는 전략입니다. 이 과정에서 레버리지 상품을 활용하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 상품은 금융 위기 등의 이벤트 발생 전에 현금 자산을 확보함으로써 이 같은 시장 하방에서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작은 수익을 쌓는 동시에 큰 하락을 방어하고, 반등 구간에서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전통적 6:4 포트폴리오와 비교할 때, 이 전략이 갖는 유익은 무엇인가요?
"미국 자본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인 투자 방법으로 꼽히는 것이 주식 60%와 채권 40%로 구성된 6:4 전략입니다. 안전성과 단순성 때문에 오랜 기간 표준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이 전략이 여전히 유효한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논쟁의 핵심은 주식과 채권이 음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전제입니다. 투자자들이 6:4 전략을 유지하는 이유는 위기 시 채권이 손실을 방어해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장기 통계에서는 이 가정이 대체로 성립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동시에 움직이는 경우가 많죠. 때문에, 실제 투자 상황에서는 기대한 만큼의 분산 효과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최근 시장에서도 주식과 채권이 함께 하락하는 국면이 나타나면서 채권 비중을 40%나 보유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상승장에서는 채권이 유휴자금처럼 느껴져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죠. 이 밖에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충격을 받으면 방어 효과는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해졌습니다. 이 전략은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주식 비중을 최대 95% 수준까지 매도함으로써 방어 기능을 발휘합니다. 다시 말해, 단순히 채권을 40% 보유해 위험을 분산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장 충격이 발생하면 주식을 매도해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보다 강력한 방어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가 깨지는 상황에서도 방어가 작동한다는 점, 능동적으로 비중을 조정해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따라가고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줄인다는 점, 이를 통해 장기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자산 배분보다 더 직관적이고 확실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익을 제공합니다."
-채권을 미국 단기채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이며, 위험 회피를 위해 미국채 비중을 높인 구간에서 투자자가 위험 회피 이외에 갖게 되는 효용은 무엇인가요?
" 단기 국채를 선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극단적인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자산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채권은 전통적인 6:4 전략에서 흔히 보이는 듀레이션이 긴 장기채가 아니라, 사실상 현금에 준하는 성격을 지닌 미국 단기 국채입니다. 미국 단기 국채를 사용하는 목적은 이자수익이나 평가차익보다도, 테일 리스크(예기치 못한 폭락장)가 현실화되는 국면에서 투자자 자산을 최대한 안전하게 지키는 데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3개월물 국채는 예금 수준의 안정성과 유동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위험 자산 비중을 줄여야 하는 구간에서 가장 적합한 안전자산으로 평가됩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달러 가치가 폭등하는 모습을 이미 경험했듯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는 미국 정부가 보장하는 달러 표시 단기 국채가 가장 안전한 피난처입니다. 때문에, 이를 위험 관리의 기본 축으로 설정한 것입니다.
또한 단기 국채는 단순히 위험을 줄이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금리 수준이 높은 환경에서는 안정적인 이자소득을 제공합니다. 이 상품은 월 1회 분배가 이루어지는 월분배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자는 기술주 투자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배당을 안정적인 이자 수익 형태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위험 회피 구간에서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손실을 방어하는 차원을 넘어 예금과 유사한 이자소득을 얻게 되는 추가적인 효용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 상품이 키움운용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짓는 첫 번째 상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앞으로 상품 라인업은 어떻게 꾸려나갈 계획이신지요?
"현재 ETF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단기 테마형 상품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입니다. 특정 산업이 일시적으로 각광받으면 한 철 장사처럼 빠르게 자금을 끌어모으지만, 반대로 큰 폭으로 무너지는 경우 역시 빈번합니다. 운용사들은 상승장에서는 성과를 강조하지만, 하락장에서는 별다른 대응을 내놓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상승 자산을 이야기하며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저로서는 그러한 태도가 심리적으로 가장 불편한 지점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단순히 한 시점의 성과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유할 가치가 있는 상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낮을 수는 있지만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무너지는 경험은 피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 철학입니다. 따라서, 특정 테마에 과도하게 의존하여 큰 손실을 보는 구조는 지양하려고 합니다.
결국, 운용사로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중위험·중수익 구조를 갖추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 시장에는 단순히 ‘뜨는 테마’를 엮어 내놓는 ETF들이 많습니다. 미국에서 핀테크나 가상 자산이 주목받으면 그 관련 주식을 모아 포장해 내놓는 식인데, 이는 수렵 생활과 비슷한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저희는 농장에서 지속 가능하게, 꾸준히 성장하는 작물을 키우듯 관리와 노력이 들어가는 상품을 지향합니다.
이 상품 역시 매일 관리가 필요하고 매매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노동집약적인 형태이지만, 그만큼 투자자가 얻는 가치가 크다고 믿습니다. 다른 운용사들이 꺼려할 수 있는 방식일지라도, 저희는 손이 많이 가더라도 투자자에게 장기적인 편안함과 신뢰를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옵션 복제 전략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활용할 계획인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전략은 가장 난이도가 높은 ‘방어 기술’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방어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면 그 자체로 추가적인 전략 확장이 가능해집니다. 저희가 투자자들에게 방어 전략을 선보이는 이유는 단순히 위험을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주식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추가 알파를 창출할 수 있다면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번 상품은 첫 시도임에도 난도가 높은 전략을 구현했기 때문에 업계와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성과는 저희에게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며, 축적된 기술을 토대로 다른 상품을 출시한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확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커버드콜 ETF로 구조화 상품의 대중화를 주도하며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구조화 상품이 갖는 매력과 이를 활용하는 전략에 주력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통한 향후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구조화 상품은 ETF나 옵션 전략과 같이 기존 자산에 금융공학을 결합해 새로운 효과를 만들어내는 장치입니다. 이를 요리에 비유하면, 전통적인 재료에 푸드테크를 접목해 전혀 새로운 맛을 구현하는 분자 요리와 같습니다. 옵션 전략은 그 중 대표적인 기법이죠.
한국 투자자들이 직면한 재무 현실은 단순한 주식이나 채권만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한국은 사교육비 부담, 불안정한 재취업 환경, 은퇴 후 장수 리스크 등 구조적 문제가 중첩된 시장입니다. 30대는 자본 축적이 부족하고, 40~50대는 직장 안정성이 낮으며, 60대 이후는 적은 자금으로 긴 은퇴 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단순히 “장기 투자하라”는 조언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커버드콜 같은 구조화 상품은 미래 수익을 현재로 당겨와 당장의 현금흐름을 만들어 주고, 동시에 시장 급락 시에도 일정 수준 방어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즉, 안전자산만으로는 수익이 제한되고, 주식만으로는 급락 위험이 큰 상황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대안인 셈입니다. 미국 시장에서도 이러한 구조화 상품 흐름이 나타나고 있고, 한국에서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상품을 강남역 침수 사태 때 물막이 벽을 설치한 건물에 비유하곤 합니다. 위기가 터졌을 때 자신의 자산을 지켜내는 것, 그 후 확보한 현금을 활용해 기회의 장에서 더 싸게 매수하는 것, 그리고 이후 반등의 기회를 레버리지 효과로 잡는 과정에서 투자자는 세 번의 만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향후 저희 목표는 구조화 상품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단순한 위험 회피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시장이 급락해도 자동으로 투자 비중을 조정해 주고, 회복 국면에서는 다시 참여하게 해주는 ‘투자 집사’ 같은 상품을 만드는 것이죠. 일반 투자자가 매일 시장을 모니터링할 수는 없기에, 상품이 스스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관리해 주는 기능을 수행하는 겁니다.
결국 저희가 추구하는 바는 한국 투자자들의 현실적인 재무 문제를 구조화 상품이라는 도구로 풀어내는 것입니다. 단순히 장기 투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필요한 현금흐름을 제공하면서도 위기 상황에서 자산을 지켜내고,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저희가 이 전략에 주력하는 이유이며 앞으로도 지향하는 방향입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