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5.09.26 17:19:46
코스피 지수가 26일 장중 -2.8%까지 급락하며 단기 조정을 나타냈다. 코스닥 지수 역시 -2.5%까지 하락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은 이번 하락이 추세적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과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를 돌파한 것이 주가 급락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날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80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나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하며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선불임을 강조하며, 미국 내 공장을 설립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의약품 100%, 가구 50%, 트럭 25%의 보복관세 가능성을 언급했다. 나 연구원은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한국 제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평가했다.
또한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주가가 꽤 고평가돼 있다”고 언급하며 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시사했다. 연구원은 “이는 1996년 그린스펀 의장의 ‘irrational exuberance(비이성적 과열)’ 발언과 유사한 맥락으로 시장에 해석되지만, 역사적으로도 일시 조정 이후 반등한 전례가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연구원은 “시장에는 현재 다수의 대외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며 “차주 발표될 9월 고용지표와 ISM 제조업지표가 연준 통화정책 경로에 핵심 영향을 미칠 변수”라고 밝혔다.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면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져 달러 강세와 외국인 자금 이탈로 주가 부담이 확대될 수 있으나, 지표가 부진하면 연준 완화 기대가 강화되며 환율 안정과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은 낮지만, 예산안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나 연구원은 분석했다.
현재의 조정에 대해 나 연구원은 “한미 간 관세 협상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선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며 “만일 협상이 결렬돼 미국이 고관세 정책을 강행할 경우 주가 약세가 장기화될 수 있지만, 10월 APEC 회의 개최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 등을 고려하면 극단적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이어 나 연구원은 “추석 연휴 이후 협상 진전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완화가 기대되며, 구조적으로 연준의 완화적 정책 전환, 반도체 업종 실적 회복, 글로벌 AI 투자 확대가 시장의 하방을 지지할 것”이라며 “주가 조정 시 AI 소프트웨어, 로봇, 반도체 등 구조적 수혜 업종 중심의 매수 대응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