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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 아이디어 뮤지엄 ‘다섯 개의 움직임’ 선보인다

‘배움과 관계’ 주제로 내년 7월까지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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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5.11.19 16:42:13

리움미술관의 세 번째 아이디어 뮤지엄 ‘In the Middle Voice: 다섯 개의 움직임’ 포스터 이미지. 사진=삼성문화재단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이 세 번째 아이디어 뮤지엄 ‘In the Middle Voice: 다섯 개의 움직임’을 이달 25일부터 내년 7월 31일까지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아이디어 뮤지엄은 리움미술관이 샤넬 컬처 펀드의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중장기 연구 프로그램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세계적 인류학자 팀 잉골드의 사유와 실천에서 영감을 받아 ‘배움과 관계’를 주제로, 인간과 사물, 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모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이를 통해 지식의 단순한 축적을 넘어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감각적 인식에 주목하며, ‘배운다’는 행위의 의미와 방식을 새롭게 모색하고자 한다.

잉골드는 능동과 수동의 이분법을 넘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서로에게 작용하는 관계적 움직임으로서 ‘중동태(Middle Voice)’ 개념을 제안한다. 여기서 ‘앎’은 일방적으로 전달되거나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다섯 개의 움직임’은 이러한 중동태의 개념을 미술관 교육 안에서 실험하며, 이를 ▲만들기 ▲춤추기 ▲연주하기 ▲합창하기 ▲듣기의 다섯 가지 움직임으로 풀어낸다. 이달 기조 강연과 워크숍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안무가 안은미, 첼리스트 겸 작곡가 이옥경, 즉흥 음악가 필 민턴, 리스닝 아카데미가 참여해 워크숍과 퍼포먼스 등을 이어간다.

전체 프로그램의 포문을 여는 기조 강연은 25일 오후 3시 ‘중동태의 자리에서 성찰하기: 대를 잇는 삶, 지각, 그리고 배움’으로 시작된다. 잉골드는 중동태의 관점에서 지각과 배움을 새롭게 사유하며,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경계를 넘어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충돌과 생성의 순간들을 탐색한다. 이어 KAIST 인류세연구센터 김지혜 연구원이 참여해, 배움과 관계 맺기의 의미를 확장하며 인간, 물질, 환경을 잇는 사유의 지평을 함께 논의한다.

인류학자 팀 잉골드. 사진=팀 잉골드

26~28일은 ‘만들기’ 세션으로, ‘땅, 식물, 공기’를 주제로 한 세 개의 워크숍이 리움미술관, 남산, 한강공원, 파주 짚풀문화마을 등에서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실내와 야외를 오가며 자연의 재료와 직접 교감하고, 관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앎’의 과정을 몸소 체험한다.

26일 ‘땅 워크숍’은 ‘흙’을 매개로 손과 재료, 몸과 환경이 서로를 감지하며 하나의 관계를 맺는 경험을 탐구한다. 팀 잉골드와 현대미술가 김주리가 함께 워크숍을 이끌며, 흙의 물성과 시간성, 성장과 시듦, 생성과 소멸의 순환을 통해 흙을 생명의 은유이자 시간의 감각으로 경험하는 배움을 제안한다.

27일 ‘식물 워크숍’은 ‘짚풀’을 재료로 인간과 식물이 얽혀 만들어내는 관계의 감각을 탐색한다. 참여자들은 짚풀을 엮는 손의 움직임을 통해 식물을 단순한 재료가 아닌, ‘함께 자라고 변하는 생명의 선’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 워크숍은 파주 직천리 짚풀문화마을과 협력하며, 사람과 자연이 서로를 따라 배우고 변화시키는 방식을 실험한다.

28일 ‘공기 워크숍’은 ‘연’을 중심으로, 바람, 하늘, 몸이 맺는 관계를 탐구한다. 한국민속연보존회 대표 노순 명인과 함께 연을 제작하고 날리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공기라는 보이지 않는 매질(파동이나 물리적 작용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주는 매개물) 속에서 감각과 균형, 호흡의 관계를 체험한다. 워크숍은 바람과 함께 움직이는 몸의 지혜와 손의 기술을 통해 ‘공기’를 몸과 세계를 이어주는 관계적 공간으로 새롭게 인식하도록 이끈다.

아이디어 뮤지엄을 기획한 구정연 리움미술관 교육연구실장은 “기후 위기 시대에 미술관은 예술적 실천 속에서 세계와 맺는 관계, 그리고 그 안에서 드러나는 앎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며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술관과 예술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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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아이디어 뮤지엄  샤넬  팀 잉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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