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6.02.19 09:26:21
최근 유통가를 뒤흔든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을 뛰어넘는 인기로 화제가 된 상품이 있다. 바로 버추얼 아이돌 ‘PLAVE(플레이브)’와 GS25의 협업 상품.
2023년 3월 데뷔한 플레이브는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으로 구성된 케이팝 5인조 보이그룹이다. GS25는 이들과 손잡고 1월 15일 ‘플레이브 빵 5종’을 출시했다. 팬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해당 제품은 출시 열흘 만에 55만 개 판매(우리동네GS 앱 1월 16~24일 데이터 기준)를 돌파하며 ‘두바이쫀득초코볼’ 매출의 3배를 뛰어넘었고, 검색어 또한 1위를 차지했다.
인기에 힘입어 GS25는 꼬깔콘 군옥수수맛, 증명사진 세트, 군고구마츄, 티머니 교통카드 등 총 9종의 플레이브 컬래버 상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여기에 1월 16~31일 전국 8개 점포에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며 플레이브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굿즈를 직접 만나보는 장도 꾸렸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을 기획한 조성수 GS리테일 트렌드상품차별화팀 매니저를 만났다. 그는 “코어 팬덤의 힘을 믿었다”며 플레이브 컬래버 성공 배경을 밝혔다.
- 소속된 트렌드상품차별화팀은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인가요?
“편의점은 특히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반영하는 공간으로, 상품을 재빠르게 기획해야 하는 미션이 있죠. 트렌드상품차별화팀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 12월 신설됐습니다. 주요 업무는 트렌드 파악과 이를 기반으로 한 상품 기획입니다.
먼저 내부 AI(인공지능) 분석툴 ‘트렌즈’로 GS25에 축적된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가 최근 관심 있는 것은 무엇인지 식품·비식품을 불문하고 모든 분야의 검색어, 언급량, 판매량 추이 등을 분석합니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도 살피며 금방 사그라질 관심인지, 장기적으로 더 관심이 높아질 트렌드인지 흐름을 미리 읽고요. 국내외 여러 박람회도 MD와 함께 직접 다니면서 현장 트렌드도 살핍니다. 협업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지닌 중소기업이 있는지도 찾아보고요.
트렌드를 선행 캐치한 뒤엔 상품 기획에 들어갑니다. 보통 상품 기획엔 약 1~3개월 정도 걸리는데요.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고점일 때 상품 출시가 바로 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늘 준비하고 있습니다.”
- 최근 화제가 된 플레이브 컬래버레이션 시작 배경은?
“플레이브는 2023년 데뷔했는데, 컬래버를 위해 2024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어요. 트렌드 조사를 할 때 ‘코어 팬덤이 있는가’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치에 쏟는 애정이 많은 코어 팬덤의 활동은 높은 홍보 효과와 성과로도 이어지거든요.
플레이브는 이 코어 팬덤이 매우 탄탄했습니다. 실제로 플레이브는 지난해 발매한 2개 앨범이 모두 100만 장 판매를 돌파하며, 연속 밀리언셀러에 등극했습니다. 세 번째 미니 앨범은 발매 후 하루 만에 스트리밍 1100만 회를 돌파했고요. 버추얼 아이돌 최초로 고척돔에 입성, 전석을 매진시키는 기록도 세웠죠.
앞선 컬래버 성공 사례도 있습니다. 뷰티 브랜드 메디힐,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된 팝업에 수많은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저도 현장을 갔었는데 수많은 인파를 보며 플레이브의 파급력과 코어 팬덤의 화력을 체감했어요. 이후 빠르게 협업을 추진했습니다. 2024년 12월 소속사 블래스트와 첫 접촉 이후 상품화까지 약 1년가량 걸렸습니다.”
- 플레이브가 수많은 협업 대상 중 GS25를 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플레이브 소속사 측은 보다 팬들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이벤트에 대한 니즈가 있었습니다. 고객과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에 특화된 GS25는 이런 니즈에 부합했습니다. 여기에 GS25가 지닌 전국 단위 유통망도 강점이었죠. 보통 팝업 등을 전개할 때 여러 여건상 서울에서만 진행해야 할 때가 많은데요. GS25의 유통망을 통해 전국에서 팝업을 전개하며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의견이 서로 잘 맞았습니다.”
- 상품 기획 과정에서 팬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 또한 중요한데요. 특히 많이 나왔던 의견은?
“멤버들의 모습을 담은 포토카드에 대한 니즈가 가장 많았습니다. 그래서 포토카드 굿즈를 담은 꼬깔콘 상품을 기획했고요. 빵 5종과 군고구마츄엔 60종의 랜덤 씰을 동봉했습니다. 이번 컬래버를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는 한정 굿즈도 선보였어요.
또 단순히 멤버들의 모습을 상품에 입히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이들의 특징을 반영한 스토리텔링이 있는 상품을 기획하고자 했어요. 대표적으로 군고구마츄는 건강을 잘 챙기는 멤버 밤비가 팬들과의 소통에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으로 꾸준히 언급했던 고구마를 상품화한 것이에요.
해당 상품엔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는 멤버들의 SD 캐릭터 이미지를 입혔는데요. 이는 팬들 사이 ‘고구마 튀김’으로도 불리는 노래 ‘크로마 드리프트’ 영상 관련 이미지에요. 크로마 드리프트 가사가 언뜻 고구마 튀김으로 들리기도 해 팬들이 재미 붙여 부르기 시작했는데요. 기획 과정에서 해당 아이디어를 소속사 측이 제안했고, 흥미롭다고 느껴 적극 상품화를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팬들도 재미있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습니다. 해당 상품은 GS25에서만 구매할 수 있어서 포장지를 오려서 간직하는 팬들도 많았어요.”
- 플레이브 팝업도 운영했죠.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엄청 뜨거웠습니다. 팝업 오픈 날 현장을 돌았는데 합정점에서는 이미 오픈 전부터 300여 명이 줄을 서 있더라고요. 밤 10시까지 꾸준히 팬들이 찾아왔어요. 아크릴 스탠드 등 팝업에서 선보인 전용 굿즈도 완판 사례를 이어갔고요.
팝업은 협업 상품들을 내부 전면에 진열했고요. 매장 바깥엔 플레이브 멤버들의 모습을 담은 이미지를 래핑해 팬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구성했어요. 직영점뿐 아니라 가맹점 몇 군데에서도 팝업을 진행했는데 쏟아지는 관심에 팬들뿐 아니라 가맹점주 또한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 플레이브 컬래버는 두쫀쿠를 제치고 검색어와 매출 모두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와 같은 성공을 예상했나요?
“확신이 있었습니다. 코어 팬덤이 확고했거든요. 또 컬래버에 앞서 내부 데이터를 통해 플레이브의 파급력을 이미 검증했기에, ‘상품만 잘 기획하면 무조건 잘 되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실제로 성공적인 성과로 이어져 매우 뿌듯했습니다.”
- 이번 컬래버를 진행하면서 플레이브 팬이 됐을 것 같은데요.
“이번 컬래버를 위해 플레이브에 대해 공부했는데요. 알고 보니 제가 좋다고 생각한 노래를 모두 플레이브가 불렀더라고요. 드라마 ‘열혈사제2’와 ‘나의 해리에게’,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등 유명 OST의 주인공이 모두 플레이브였고요. 댄스부터 발라드까지 귀에 익숙한 좋은 곡들을 많이 선보였더군요. 원래도 잘 듣던 노래였는데 이번 컬래버를 진행하면서 더 많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팬들이 플레이브에 가진 애정을 이해하는 시간도 됐고요.”
- 혹시 최애 멤버도 생겼나요?
“모든 멤버가 매력이 있지만, 저도 운동을 좋아해서 그런지 건강을 잘 챙기는 밤비에게 특히 관심이 가더라고요(웃음).”
- 편의점 업계는 케이팝을 통해 글로벌 팬을 공략하는 마케팅이 트렌드인데요. GS25는 이번 플레이브 컬래버를 비롯해 관련 마케팅을 전개할 때 어떤 차별화를 두고 있나요?
“GS25는 그간 아이돌과의 컬래버를 많이 전개해 왔는데요. 아이돌과 컬래버 시 어려운 부분이 초상권 협의입니다. 멤버들의 초상을 상품에 그대로 실으면 광고 모델의 개념이 되거든요. 그래서 이를 활용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 플레이브 컬래버의 경우 멤버들의 모습을 비롯해 SD 캐릭터, 멤버들의 특징을 반영한 픽셀 뭉치 캐릭터 ‘므메미무’까지 활용한 점이 차별점으로 작용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플레이버 컬래버 외 또 소개할만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플레이브 컬래버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기반엔 앞서 지난해 좋은 성과를 거뒀던 ‘젼언니 젤리’, ‘픽셀리 빵’이 있었습니다.
젼언니 젤리는 당시 ‘스웨덴 캔디’로 알려진 ‘스웨디시 젤리’가 트렌드였을 때 선보인 제품인데요. 젤리를 그냥 선보이는 게 아니라 어떤 IP를 붙여서 선보이면 좋을지 고민했어요. 그 과정에서 국내에 망고사고, 두바이초콜릿, 스웨덴 캔디 등을 알린 주역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젼언니’에게 주목했습니다. ‘디저트계의 선구자인 GS25와 젼언니가 만났다’는 콘셉트로 제품을 선보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젼언니가 젤리의 맛과 식감부터 패키지 디자인까지 상품 개발 전 과정에 직접 참여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젼언니 젤리는 GS25의 ‘2025 히트상품 톱7’에 이름을 올렸어요.
K-콘텐츠 전문기업 페퍼앤솔트와 손잡고 선보인 ‘픽셀리(PIXELY)’ 캐릭터 간식 시리즈는 1020세대의 호응으로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수량 200만 개를 돌파했습니다. 단순 캐릭터 마케팅이 아닌, 캐릭터 스토리를 상품에 자연스럽게 녹여 팬덤의 몰입도를 높인 점이 주효했습니다.”
- 최근 편의점 업계에서 또 눈에 띄는 트렌드는?
“오감을 내세운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게 느껴집니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끈 두쫀쿠 또한 단순히 맛뿐 아니라 바삭바삭하면서도 촉촉한 식감이 인기 요인 중 하나였는데요. 오감을 즐겁게 하는 상품들에 대한 니즈가 보다 높아지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 트렌드상품차별화팀 매니저로서 갖춰야 할 소양은?
“궁금증이 많아야 합니다. 상품의 성공은 ‘이것이 왜 고객에게 인기가 있을까?’, ‘이 상품의 매력은 무엇일까?’ 등 궁금증에서 시작되거든요. 또 수십만 가지 상품 가운데 흥미로운 요소를 명확하게 찾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현실적으로 상품화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능력도 필요하고요. 하나의 상품이 탄생할 땐 수많은 IP 협력사, MD와 교류를 해야 하기에 원활한 소통 능력도 필요합니다. 저 또한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올해 또 기대할 만한 컬래버가 있다면?
“2월 밸런타인데이부터 3월 화이트데이까지 두 달간 이어지는 ‘GS25 달콤페스티벌’에서 ‘몬치치’ 캐릭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몬치치는 1020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캐릭터인데요. 밸런타인데이에 앞서 1월 28일 진행한 ‘몬치치X기묘한 이야기’ 컬래버 키링 사전 예약 행사가 하루 만에 준비 수량 1만 개가 완판되기도 했습니다. 이 관심을 달콤페스티벌에서 이어갈 계획입니다.”
- 앞으로 또 도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는?
“상품차별화팀에 소속되며 2024년부터 본격 컬래버 업무를 많이 진행해왔는데요. 과거엔 ‘짱구’, ‘피카츄’ 등 안정적인 인기가 보장된 대형 IP와의 협업이 주로 이뤄지는 편이었다면, 현재는 코어 팬덤이 있어야 하고, 여기에 신선한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품을 기획하는 것이 트렌드입니다. 여기에 고객이 누구와, 어떤 컬래버를 원하는지에 대한 니즈도 잘 파악해야 하고요.
그래서 코어 팬덤이 있는 IP를 꾸준히 발굴해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컬래버를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지속적으로 잘 팔릴 수 있는 상품을 발굴, 기획해 고객과 소통하고, 만족도를 높여 더 많은 사람들이 GS25에 즐겁게 올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