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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감추기 위한 영웅만들기 놀아난 언론들

아시아나항공, 과실 추락사고 감추기 위한 부실 조정사 영웅 만들기
뉴코아백화점, 무궁화꽃 뒤로 화재 늑장대처 및 소방법 위반 감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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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호 ⁄ 2007.07.03 14:20:40

기업의 최대 목적은 이윤 창출이다. 국가에서 법령으로 정한 룰에 따라 최대한의 수익을 내야하며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곧 도태되기 마련이다. 존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어떤 수단을 쓰던지 열심히 일해서 유 무형의 가치를 생산해 내기만 하면 이윤을 창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산 능력과 함께 사회적으로 존경과 인정을 받아야 한다. 경영진의 문란한 사생활이나 노사갈등, 사회공헌사업의 저조 등 생산된 재화의 가치와 무관한 이슈들 때문에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되고 이는 곧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홍보부·마케팅부 등을 통해 기업 이미지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전과 달리 기업의 좋은 이미지는 생존의 필수 요소가 됐다. 즉 사회에서 특정 회사를 따뜻하게 바라보느냐 차갑게 바라보느냐는 매출과 이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소비재 산업의 경우 시민들은 제품의 성능이 월등히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보다 우호적인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한 소비자 단체의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에 따라 각 회사에서 홍보 마케팅 부서의 위상도 점차 올라가고 있는 분위기. IMF시절 가장 먼저 홍보부서부터 없앤 것과 비교해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런데 기업에서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가장 먼저 언론과 이해관계를 형성한다. 기자는 기업의 비리·모순 등 잘못을 찾아내 통렬히 꾸짖고 사회공헌, 합법적 이윤창출, 고용확대 등 잘한 점이 있다면 아낌없이 칭찬하며 국민들을 대신해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홍보부는 자사의 잘못이 있다면 철저히 감추고 잘하는 것은 최대한 알리면서 회사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작년 한 해 기업의 홍보 전략에 언론이 놀아난 사건이 벌어져 경각심을 더하고 있다. ■ 뉴코아, 무궁화 흔들며 국민들 속여 지난해 12월 26일 발생한 인천 뉴코아 아울렛의 화재사건. 이날 KBS는 1TV에서 저녁 9시 뉴스를 통해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를 통해 아울렛의 매장 직원들은 생명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는 화재를 당하면서도 침착함과 기지를 발휘해 불을 조기에 진화하고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한 영웅들로 떠올랐다. 이날 방송에는 한 소비자가 출연해 “직원들이 빨리 안내방송을 해서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증언해 신빙성을 더했다. 또한 매일경제·이데일리·머니투데이·조선일보·경향신문 등 각 언론사들은 “무궁화 꽃이 참사를 막았다”, “대형참사 막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의 기사를 통해 뉴코아 직원들의 신속성을 대대적으로 칭찬했었다. 특히 연합뉴스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주는 교훈”이라는 시론을 통해 국민 모두가 본받아야 할 사례라며 대대적인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시 책임자는 특별 승진키로 했고 뉴코아는 설사 삼풍백화점과 같은 참사를 눈 앞에 두더라도 직원들의 침착성과 재빠른 대처능력으로 어디보다 안전한 백화점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성공한 듯 보였다. 그런데 뉴코아 백화점의 칭찬받을 만한 모든 행동이 사실과 전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뉴코아 직원들은 당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방송을 들은 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함께 KBS 9시 뉴스에서 인터뷰를 통해 뉴코아 직원들의 침착성을 칭찬했던 한 여성 소비자도 사실은 뉴코아 직원이 사복을 입고 출현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을 더하고 있다. 이와관련 뉴코아 백화점에서 판매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한 직원은 노동조합 홈페이지를 통해 “불이 난 당일 백화점은 직원들의 대피를 막으면서 상품 분실을 우려해 비상구를 잠그고 있으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그런데 당일 9시 뉴스에는 직원이 고객으로 등장해서 인터뷰하고 듣도 보도 못한 ‘무궁화 꽃’이 생겼다”며 어이가 없어 했다. 이 관계자는 “화재사고 자체가 적은 피해로 끝나서 다행이지만 피해를 입은 입점업체들을 위해 화재의 원인 정도는 밝혀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9시 뉴스에서 나온 CCTV 화면상 침착했던 고객들의 모습도 사실은 화재 사건자체를 알지 못한 상태의 모습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종합해 보면 뉴코아 백화점은 현란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기자들을 속이고 사실을 호도한 것이다. 이는 뉴코아측이 화재사건 분석에서 들어날 수 있는 소방법 위반 등 온갖 탈법행위를 감추기 위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노조의 홈페이지에서 자신을 본질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화재사고가 난 주차장에는 마치 창고처럼 물건들이 가득 쌓여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뉴코아측이 중국에서 싸구려 물건들을 대량 수입했는데 물류창고가 모자라니까 재고 등을 주차장에 그냥 가득 쌓아놨다”고 말했다. 사실 주차장에서 불에 탈 수 있는 것은 자동차 뿐이다. 그러므로 주차장에서 불씨가 옮겨 붙게 되면 차 한 대가 대강 타다 말거나 주유통에 불이 붙어서 대형 폭발을 일으키거나 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차량에 불이 붙은 것이 아니었던 것. 이는 분명 소방법 등 위반에 해당되는 사안이다. 만약 이번 사건이 있는 그대로 공개되면 어떻게 될까? 우선 인천백화점은 현행법을 위반한 채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주차장을 창고로 쓰면서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화재의 위험에 노출시키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뒤집어 써야 한다. 하지만 무궁화 꽃 사건을 통해 뉴코아 직원들을 일시에 소비자를 무시하고 현행법을 위반한 악덕 기업에서 손님들을 화마의 위험에서 구해낸 영웅들로 탈바꿈했던 것. 이같은 언론플레이에 많은 기자들이 놀아난 셈이다. ■ 뉴코아무궁화 사건의 원조 아시아나의 우박비행기 사건 뉴코아 백화점은 이같은 언론플레이를 어떻게 하게 됐을까? 사실 무궁화 꽃 사건은 작년 언론을 뜨겁게 달궜던 아시아나 항공의 우박 비행기 사건을 모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작년 6월 9일 아시아나 항공의 8942 호는 승객 200여명을 태운 채 제주 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2~3분간 어른 주먹만한 우박이 기체에 쉴 새 없이 떨어져 기체에 손상을 입게 된다.

이 과정에서 조정석 앞 유리창이 깨지고 노즈-레이덤(기체 앞 뽀족한 부분으로 레이더 장치가 장착돼 있다)이 통째로 떨어져 나가는 등 위험에 처했었다. 이와관련 아시아나 항공은 “당시 비행기를 몰던 이창호 기장(45세)과 승무원들의 침착한 대응으로 최악의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고 이 기장과 김용익 부기장(40세)의 영웅적 행위를 극찬했다. 실제로 아시아나 측은 이 기장과 김 부기장에게 창사 이래 단 두 번밖에 수여한 적이 없는 웰던 표창을 수여키로 하는 등 이 기장 영웅만들기에 본격 나선 바 있다. 역시 조선일보·매일경제·중앙일보·이데일리 등 언론사들은 당시 이 기장의 영웅적 행동을 극찬하는 기사를 내 보낸 바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님이 밝혀져 빈축을 산 바 있다. 당시 이 기장 영웅만들기와 관련, 아시아나의 일부 조종사들은 “여객기가 항로중에 뇌우 구름이 있다고 그 곳에 용감히 들어가서 멋지게 통과하는 것은 비행기 조종사로서 기본이 안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뇌우 구름을 용감하게 헤쳐나갈 것이 아니라 아예 구름 자체를 피해야 한다는 것. 이와관련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 2005년 6월에도 동일한 경우가 있었다. 당시 중국 창춘으로 운항하고 있던 아시아나 OZ-337은 중국 상공에서 뇌우 구름을 만나 조종사 유리창이 파손되는 상황 속에서도 인근 공항에 무사히 착륙, 승객의 안전을 지켜낸 바 있다. 당시 아시아나는 해당 기장을 부기장으로 강등 조치한 바 있다. 이유는 멀쩡한 레이더 안테나를 놔 두고 왜 뇌우구름 속으로 돌진했냐는 것. 이와관련 노조측은 “당시 OZ-337 조종사는 노조원이었던 반면 작년의 이창호 기장은 비노조원이어서 사측이 의도적으로 차별적 대우를 한 것 아니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었다. 이 두 사건은 영웅만들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즉 화재사건이나 비행기 추락 사고는 당 사의 신뢰도와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우박 조종사 표창 등을 통해 자신의 실수를 덮고 자사의 이미지를 급 반전시켰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홍보실을 통해 고도의 거짓말을 했고 이를 그대로 받아 쓴 언론사들은 단체로 오보를 날리는 치욕을 겪게 된 것이다. -박현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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